‘제보자를 감방에 처넣어라’ 사채왕의 작전은 성공했다[사채왕과 새마을금고 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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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9
전직 지검장과의 식사 자리에 데려갈 만큼 신뢰한 ‘똘마니’가 배신하다니. 경찰 수사를 받는 와중에 ‘범죄 정황이 담긴 통화녹음 파일 900개’가 유출돼 일이 더 꼬여버렸다. “바다에 수장해버린다”는 협박도, 건장한 ‘문신’ 청년 8명과 망치를 동원해도 꼬인 매듭은 풀리지 않았다.

시각장애인 등에게 사기를 쳐 감옥에서 6년을 살고 나온 게 겨우 2년 전인데, 또 들어가라고? 이번 범죄는 이전 것을 훌쩍 능가하는 약 1500억 원 불법대출. 다시 수감되면 몇 년을 더 썩어야 한단 말인가.

진퇴양난에 빠진 ‘사채왕’ 김상욱(52)은 다른 전술을 고민했다. 유출된 통화녹음 파일을 회수하기 어렵다면, 그걸 쥔 사람을 ‘제거’하는 쪽으로 말이다.

청구동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를 부른 ‘1500억 원대 불법대출’의 총지휘자는 김상욱, 공범은 김재민(32) 전 무궁화신탁 대리다.(관련기사 : <새마을금고 뱅크런의 진실, ‘사채왕 리스트’에 있다>)

김재민은 지난해 3월부터 김상욱과의 모든 통화를 녹음했다. 통화녹음 파일은 사고 혹은 실수로 유출된 게 아니다. 김재민이 의도적으로 흘렸다. 여기에는 그의 범죄가 관계돼 있다.
사채왕 김상욱 일당은 서울 신설동의 한 카페를 ‘아지트’처럼 쓰고 있었다 ⓒ셜록
김재민은 무궁화신탁에 관리형토지신탁 방식으로 상가 건물을 짓던 A 시행사 대표 최태진(가명)과 가깝게 지냈다. 김재민은 이런저런 구실로 최 대표에게 금품과 술 접대를 받았다. 최 대표는 김재민의 도움을 받아 공사비 일부를 빼내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

이런 와중에 김재민이 A 시행사의 공사비 약 9억 원을 횡령해 벤츠 승용차를 구입하는 등 사적으로 사용한 일이 벌어졌다. 자신의 횡령 사건이 발각된 지난해 7월, 김재민은 최 대표에게 이렇게 털어놨다.

“사채시장 큰손 김상욱 회장의 지시로 제가 불법대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큰 범죄여서 이제 그만 하고 싶은데, 김 회장의 협박이 두렵습니다. 김 회장의 범죄 정황이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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