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한국이 아니다] 독일에 유독 장애인이 많은 이유

기시선
기시선 · 사람과 세상에 대한 나만의 관점
2024/05/12
독일에 온 지 며칠이 채 지나지 않아 가장 눈에 띈 점이 있다.

여기는 왜 이리 휠체어가 많을까?

어학원을 다녀오는 길거리며 대중교통에서 매일 같이 휠체어를 탄 사람들을 만난다. 자주 본다는 뜻이 아니다. 말 그대로 매일매일이다. 오는 길 - 가는 길에 항상.

처음에는 독일에 유전병이 더 많은가 의심도 해봤고, 물이나 음식에 문제가 있나도 생각해 봤는데 그것은 유의미한 근거가 되기는 힘들어 보였다. 통계적으로 독일의 장애인 출현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이 또한 실제 장애인 비율이 한국보다 많다기보다 ‘누가 장애인인가’라는 산정 기준의 차이에서 오는 결과라는 것이 지금의 중론이다. 장애인대한 기준이 넓은 선진국일수록 장애인 출현율이 높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2021년 OECD 국가의 평균 장애인 출현율은 24.3%. 한국의 장애인 출현율은 2017년 기준 5.4%. 미국 일본 7.4%, 스웨덴 10.3%, 미국 12.6%, 독일 17.5%, 호주 18.3%

나는 한국에서 사는 동안 휠체어를 타고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을 단 한 번도 만나본적이 없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한국을 떠나온 그 때나 지금이나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

버스는 여전히 높은 계단을 두세 칸씩 올라서 타야 하고, 비교적 넓은 뒷문 역시 중간을 가로지르는 바가 있어 결국은 좁은 버스가 아직도 많다. 장애인 마크가 붙어있는 저상버스라는 상황이 조금 낫다지만 휠체어를 위한 철판이 내려지는 모습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휠체어를 위한 자리나 노약자, 임산부석도 따로 있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지하철에 비해서 버스는 유독 더 심하다. ‘어차피 누가 휠체어나 유모차를 갖고 타는 그런 몰상식한 일은 없을 거야’라는 무의식이 모두에게 자리하고 있다.

그렇다고 지하철 상황이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나는 당연한 모든 것을 의심한다
22
팔로워 23
팔로잉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