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훈
경남대 사회학과 교수
전환기 엔지니어, 제조업, 지방을 키워드로 연구합니다.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오월의봄, 2019)를 썼고 한국사회학회 학술상과 한국출판문화상 교양부문을 수상했습니다. 2024년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불안한 미래>(부키)를 펴냈습니다.
3차 조선업 슈퍼 사이클이 온다고? 슈퍼 사이클 오면 모두 해결이 되나?
희비가 엇갈리는 메가시티 프로젝트와 청년: 부울경 vs 충청권 메가시티
산업 가부장제: 동남권과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여성 청년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한 프로젝트
산업 가부장제: 동남권과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여성 청년의 관점에서 이해하기 위한 프로젝트
산업 가부장제 Industrial Patriarchy
2021년부터 내가 쓰기 시작한 말이다. 2019년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를 통해서 '철지난 가부장제'라는 말을 쓴 적이 있는데, 그 뒤에 술마시다가 이관후 박사님이 "동남권의 가부장제는 TK 가부장제랑 다르다"는 말부터 착안해서 '산업적 가부장제'라고 했고 쓰다보니 산업 가부장제.
가부장제와 산업 가부장제
기존의 가부장제를 우리가 말할 때는 '꼰대 가부장'이 가정에서 고루한 소리나 해대거나, 밥상을 엎거나, 아들과 딸을 차별하고, 아내를 무시하는 일련의 태도와 이를 뒷받침하는 이데올로기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여기에도 분업구조가 들어간다. 남성 생계부양자, 여성 전업주부.
그런데 한국은 애초 산업화과정부터 1990년대까지 '여공'으로 여성들이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태일의 평화시장 공장 여성 노동자들을 생각해 보면된다. 수도권의 여성들은 느슨한 공장 일자리와 서비스 섹터, 자영업 부문...
"대학을 너무 많이 가니 직업교육을 늘리자?": (옛) 독일식 교육대안 비판
"대학을 너무 많이 가니 직업교육을 늘리자?": (옛) 독일식 교육대안 비판
앞서 지방대 교수들의 현실과, 지방대와 지방대생들이 가지고 있는 위상, 지방대생들의 성향과 노동시장에 관한 글을 각각 썼다.
요컨대 지방대 교수들은 나름대로 현장에서 분투하고 있고(만족스럽다는 것은 아니다), 지방대가 고등교육을 통해 과반수의 청년들을 교육하며, 지방대생들은 어리숙한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의 상황이 그들을 주눅들게 만들 따름이다.
진보나 보수, 좌파나 우파 누구든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손쉽게 지방대와 지방대생, 그리고 지방대에 있는 선생들에 대해 재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바라보는 지방대는 대체로 교육이란 것이 가능하지 않은 공간이고, 지방대생은 어리숙한 주체다.
그 와중에 진심으로 이러한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충심으로 고언 하는 '낭만적인 지식인'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그들이 자주 언급하는 주장 하나에 대해서 논평을 해보려 한다.
"대학을 너무 많이 간다. 우리는 직업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들은 독일식 듀얼 시스템(김...
지방대생은 어리숙하지 않고 이상하지도 않다 - 복학왕과 표준취업경로 가정 비판
지방대생은 어리숙하지 않고 이상하지도 않다 - 복학왕과 표준취업경로 가정 비판
지방대생에 대한 혐오 표현 중 흔한 연상은 '입결'(입시 결과)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 '지잡대 멸시' 표현은 그들의 '입결 등급컷'과 엮여서 표현되곤 한다. 가만히 있다가 혐오와 멸시의 대상이 되는 데 한국의 서열화된 입시체제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당연히 지방대생들의 인성은 입결로 환원되지 않고, 그들의 삶 역시 쉽게 열악하다 양호하다 말할 수 없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청년을 다룰 때, 노동을 다룰 때, 지방문제를 다룰 때 담론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빠져있기 때문일 때가 많다.
이 글에서는 지적 담론이 지방대생들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살펴보고, 그 배경에 있는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은연중의 전제 중 하나인 '표준취업경로'를 비판적으로 읽어보려 한다.
복학왕과 어리숙한 지방대생?
계명대 최종렬 교수의 <복학왕의 사회학>이란 논문과 그 논문에 기초한 책이 지식 사회에서 의미있는 반향을 일으켰던 시점이 있다. 저자는 수도권 학생들의 능력주의...
지방대생들의 이야기가 제대로 된 담론이 못 되는 이유: 세대론 / 노동담론 / 지방소멸론 비판
지방대생들의 이야기가 제대로 된 담론이 못 되는 이유: 세대론 / 노동담론 / 지방소멸론 비판
지방대생들이 지난 글에서처럼 대학생 중 다수이고, 지방대학이 지역 도시들을 먹여 살리고 있음에도 왜 지방대와 지방대생들의 이야기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를 살펴보려고 한다.
이를 위해 우리 사회에서 청년을 다루는 세대론, 노동을 다루는 노동담론, 그리고 지방소멸론을 살펴보려 한다. 이 글에서는 우선 세대론부터 다뤄보자.
(* 이 글은 졸고 "제가 그래도 대학을 나왔는데: 동남권 지방대생의 일경험과 구직"을 쉽게 풀어 썼습니다.)
누가 청년인가?: 세대론의 문제점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이대남'을 이준석이 조직화했다는 이야기가 화두가 되곤 했다. 20대 남성이 한 큐에 '공정'과 '반페미니즘'의 기치 아래 모인 것으로 설명됐다. 이 중 '반페미니즘'을 제외하면 MZ세대 전반의 가치정향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능력주의'와 '공정'을 키워드로 수많은 책들이 최근 2~3년 새에 집중되어 출간됐다.
세대론은 족보가 있다. 하나의 세대론이 ...
지방대생이 대학생의 다수고, 지방대가 지방도시를 먹여 살린다: 어느 지방대 문과 교수의 생각
지방대생이 대학생의 다수고, 지방대가 지방도시를 먹여 살린다: 어느 지방대 문과 교수의 생각
지방대에 대해 다룰 때 있어서 가장 먼저 살펴 봤으면 싶은 것은 다름 아닌 숫자다. 주류 미디어는 대학의 이야기를 함에 있어서 수도권, 정확하게는 서울 소재 대학과 과기원에 다니는 학생을 기준으로 대학생을 인식한다. 대입 정시・수시 논쟁을 할 때에도 서울 소재 대학과 과기원을 중심으로 누군가의 유불리를 논한다. 그런데 숫자를 갖고 볼 때 이런 서울 소재 대학과 과기원의 대표성은 정당한 것일까? 유불리를 논하는 누군가는 얼마자 대표적인 인구인가?
난감한 입시설명회의 추억
잠시 10년 전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회사를 다니던 시절이던 2010년대 초반,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입시업체인 M사의 입시연구소장을 거제도 조선소에 초청해 '대입 전략 특강'을 개최했었다. 강사의 현란한 언변과 PPT 영상이 흘러가고, Q&A가 시작됐다. 심각한 표정으로 자료집을 살펴보고 강사의 눈을 말똥말똥 바라보던 학부모들이 질문을 시작한다. "근데 부경대나 경성대 보낼라면 뭘 준비해야 합...
'앵벌이 교수'라며 한탄하며 끝나서는 안 될 이유 : 어느 지방대 문과 교수의 생각
'앵벌이 교수'라며 한탄하며 끝나서는 안 될 이유 : 어느 지방대 문과 교수의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