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수는 응급실 의사다. 바이탈인지 필수의료인지는 쓰는 사람마다 뜻이 달라서 좀 헷갈리지만, 아무튼 사람 죽고 사는 문제를 다루는 그 의사다. 광주 전남대병원에서 일한다. 요즘 의료계에서 가장 모자란다는 필수의료와 지방의료를 동시에 하는 의사다.

의사는 자격고시를 통과해 면허를 받으면 일반의다. 이후 수련을 거쳐 특정 분야에 전문자격을 인정받으면 전문의가 된다. 조용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다.

의사 면허를 딴 후, 전문의가 되려고 수련 중인 의사들이 있다. 이들이 바로 전공의다. 일반인들에게는 인턴, 레지던트라는 이름이 익숙하다. 이들이 대거 병원을 빠져나간 게 지금 벌어지는 의료 대란의 핵심이다.

조용수와 만난 3월 5일 오후 6시, 그는 아무도 없는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의국의 문을 열고 불을 켰다. 사람이 들고나지 않는 공간처럼 썰렁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정책에 반대해 전공의들이 빠져 나가고, 몇 안 되는 전문의들만 병원에 남았다. 그는 두 시간 정도 대화할 여유를 만들었다고 했다. “바쁘실 텐데 감사합니다.” “괜찮아요, 어차피 밤 새니까요.”

그는 의사를 좀 늘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의사다. 거창한 이유는 접어 두고, 이러다 죽을 것 같아서다. 응급실 일은 격무라는 말로 다 표현되지 않는 격무다. 의사들이 좀 덜 일하고, 돈도 좀 덜 버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조용수는 희귀종이다. 다들 기피한다는 ‘필수의료 + 지방의료’ 종사자고, 의사들의 소득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고, 의사를 좀 늘리기를 바란다. 지금 공론에 가장 부족한 건 그와 같은 의사들의 목소리다. 그리고 그런 그는, 정부가 내놓는 ‘의대 2000명 증원안’이 너무너무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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