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저 이 사건의 피해자인 것 같아요;; 어릴 때 친구들은 만화책을 열심히 보는데 저는 늘 곁눈질만 하고 보지 못했어요. 부모님이 무슨 연유인지 만화책 보는 걸 극도로 싫어하셨거든요. 제가 무슨 나쁜 만화를 보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 당시 여자 아이들이 즐겨보던 순정 만화 같은 거였는데요. ㅜㅜ 딱 한번 사촌이 놀러왔을 때 만화를 가져와서 함께 본 적이 있어요. 그게 당시 유명한 <풀하우스>라는 만화였지요. 그날만 특별히 볼 수 있었어요.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요.

그때 경험이 남아있는지 아직도 저는 만화에 다가가기가 좀 어려워요. 요즘 아이들이 학습만화를 즐겨보기 시작해서 종종 같이 보고 있어요. 학습만화에 대해서도 말이 많더라고요. 학습만화만 많이 읽으면 문해력이 떨어진다나요;; 저는 그게 무엇이든 흥미를 느낀다면 봐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떡 먹고 죽는다 해서 이 세상 떡을 모조리 없애지는 않을 텐데... 옛날에 일어난 일들이 전개되는 방식이 흥미롭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해요. 지금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도 수십 년 후의 시선으로 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글 너무나 잘 읽었습니다. 저도 옛날 신문을 펼쳐보고 싶네요!

산마을 ·
2022/12/16

글 잘읽었습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과거 독재정권 시절의 파시즘적 사고와 행동양태가 잔존하는 것 같습니다. 절차적 민주화에서 공고화된 민주화로 도약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 보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모모모 ·
2022/12/20

먼 옛날의 이야기로만 치부할 수 없는 것이 본문에도 나와있지만 불과 몇년전에도 게임이 청소년에게 해악을 미친다는 근거가 불명확한 주장으로 여러 정책을 시행한 적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는 이 또한 현대판 분서갱유로 여겨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글을 읽고 댓글을 달기 전 얼룩소 설문조사 문항 중 "농담의 소재는 무엇이든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 가볍게 답했던 제 답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글이었습니다

눈속의사과 ·
2022/12/16

초등생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그리스로마신화라던가 Y책이라던가 만화라는 형식을 빌린 아이들을 위한 좋은 컨텐츠가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과거 그 그림자의 짙음과 암울했던 상황은 지금과 비교해 더 답답하고 처절했겠네요.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했고, 그로 인해 적지 않은 핀잔을 들었던 제 입장에서 더윽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불량만화만도 못한 언론 기사가 넘쳐나는 요즘을 본다면 그때 그 사람들은 뭐라고 했을지 궁금하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작가님.

강부원 인증된 계정 ·
2022/12/16

@박현안 님. 이 때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저 역시 오락실이나 만화방이 금지된 세대였습니다. 만화책은 어른들 몰래 보는 것이었고, 오락실은 탈선의 공간처럼 여겨졌죠. 그런 문화를 접하면 불량청소년이라도 될 것 같아서였는지, 저 역시 만화방과 오락실을 멀리하곤 했습니다. 남몰래 끈덕지게 만화와 오락을 즐기던 친구들 중에 지금은 문화 비평가나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된 사람도 있습니다. 금기를 향한 몰입이 득의와 성취로 이어진 셈이지요. 알게모르게 현재 우리들의 삶과 문화에 영향을 준 과거 사건들이 참 많습니다. 차근차근 살펴보며 계속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보잘 것 없는 글 읽어주셔 고맙습니다.

·
2022/12/16

어떤 유명인사가 가족을 보내고 이런 말을 했었는데... 한국은 슬픔의 유통기한을 꼭 정하려고 하고 그것을 넘어가면 이상하게 본다고....

그러나 저러나 이런 사건이 있었군요. 방송 다큐라면 원로 만화가들이 보는 저 사건의 경험담이 듣고 싶은 이야기네요. 마치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에서 큰 영향을 주었다는 원더풀데이즈 같은 느낌이 드네요.

·
2023/08/10

인간의 삶과 죽음이 불가해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고, 문화정책이 어떤 방식으로 책정되는지도 알게됩니다. 이 세상은 도대체 왜!!!

·
2022/12/29

불과 50년 전에 한국판 분서갱유가 일어났었군요... 저열하고 무지한 정책이 자연스레 받아들여졌다니, 아직 갈 길이 한참 먼 지금보다도 비판적 사고가 안 됐구나 싶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런 사고가 일어난 더 근본적인 원인인 본질을 외면한 채 분풀이 대상, 단결을 위한 절대악을 습관적으로 찾았기 때문에 저런 사단이 난 것이겠지요. 작성자분께서는 의혹 제기에서 그치셨지만, 저는 시대상과 상황을 고려했을 때 확신이 듭니다.
하기야 저런 식의 무식하고 폭력적인 전체주의적 사고는 80년대 후반-민주화 이전까지 사실상 모든 분야에 걸쳐 만연했을 테고, 심지어는 아직까지도 일부 사안에서 한국 대중의 정서 속에 뿌리를 내린 채 있죠.
수십 년간 이어져온 압제가 남긴 상흔이라고 받아들이는 한편 참 답답해집니다...ㅠ

d
·
2022/12/17

90년대까지도 가정의 달에는 온갖 불량 만화/서적/비디오 화형식이 벌어지던 걸 떠올려 보면 사람들이 부정한 것들의 원인을 모두 매체에 돌리고 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종종 반복되는 듯합니다. 다만 어느 매체냐가 그때마다 달라질뿐. 매체의 특성,매체가 전하는 내용을 그저 인간이 모방할 따름이라고, 그처럼 가소성만을 가진 인간 모형에 수동성만을 극대화한 상상이 여기에 끼어들어 있죠.

얼룩커
·
2022/12/16

좋은 글 감사히 잘 읽고 갑니다.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부분도 있어 더더욱!
두번 꼼꼼하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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