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섭 인증된 계정 ·
2023/11/22

@popo 

안녕하세요. ^^ 저도 남자회원을 참 많이 봤습니다. 남편도 있고, 동네 청년이 엄마 아이디를 쓰기도 하고, 광고 목적 위장 가입은 그나마 이해하겠는데, 도대체 왜 맘카페에 들어왔는지 알 수 조차 없는 사람도 종종 있었습니다. 저도 황당해서 책에 다양한 사례를 썼습니다.

맘카페를 호기심에 보는 것은 애써 넓게 이해해줄 수 있지만, 이들은 맘카페에 대한 연대의식이 애당초 없어서 맘카페에 취지와 상반되는 행동을 하기 쉽습니다. 광고글도 그러한 사례로 볼 수 있지만, 최악인 건 [맘카페 근황]이라는 제목으로 악플을 유도할 목적으로 글을 편집하고 퍼나르는 행동입니다. 이들의 행동이 맘카페 구성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신뢰할 수 없는 공간으로 여기게끔 합니다. 

그런데 꼭 그런 외부 침입 세력만 맘카페의 신뢰를 파괴하는 것이 아닙니다. 맘카페가 힘을 보여주는 장소가 되면서 안타깝게도 맘카페 회원이나 운영자도 신뢰를 깨가며 이 공간을 이용하려고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본인들도 광고가 아닌 척 댓가성후기나 홍보글을 올리는 것이 그렇습니다. 익명의 공간이기 때문에 신뢰를 깨는게 들통나지 않을거라는 생각에 이런 유혹에 더 쉽게 빠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도한 욕심에 꼬리가 길어져서 들통나게 되고요. 

아무튼 겨우 몇명의 생각이 짧은 행동만으로도 맘카페의 신뢰는 쉽게 무너집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하시는 건강한 커뮤니티를 유지하려면 이 공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신뢰를 지켜야 하는데, 그런건 존재할 수 없는 허상에 가깝다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맘카페 회원이 1만명이라면, 1만명 모두 한마음으로 신뢰를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 신뢰를 가볍게 여기는 세태가 안타까워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냉정하게 보면 질문주신 분처럼 거짓말을 가려서 보는 것이 개인에게는 가장 현명한 처사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제 친구들에게 맘카페글을 전부 믿지 말라고 하니까요..

좋은 질문 주셔서 감사합니다. ^^

p
·
2023/11/21

맘카페를 3개 정도 가입했는데 딱 봐도 아빠인 열혈 회원이 대댓글을 달고 있는 걸 보고 경악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저희 카페는 정말 얌전한? 그런 분위기였거든요. 그래서 후배에게는 맘카페 웬만하면 믿지 말라는 이야기도 한적이 있는데 그래도 정보가 필요할 땐 들어가곤 합니다. 이 글을 읽고 오랜만에 맘스홀릭? 이런데를 들어가 봤는데 거의 상업화가 되어서 읽을 글이 없더라고요. 

제 질문은요.
엄마들의 건강한 커뮤니티를 위해서는 무엇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정지섭 인증된 계정 ·
2023/11/21

@skylll7410 

안녕하세요. ^^ 답변드립니다. 

1.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저출산이었는데요. 이 모든 원흉이 교육 문제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걸 아이들을 키우며 절절하게 실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비용을 밑도 끝도 없이 들여야하는 영어 사교육 문제가 제일 심각하다고 생각해서 고독하게 고찰중입니다. ^^; 그래서 혹시나 책을 쓸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이 주제에 대해 꼭 써보고 싶습니다. 다만 이것도 사회적으로 너무 예민한 문제여서 이번같은 논픽션보다 다른 형식으로 더 잘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은 막연한 생각 뿐이고요. 평범했던 사람이 책을 한 권 완성해보니 자신감이 좀 생겼나보다.. 하고 이해해주세요. ^^;;; 

2. 제목은 출판사의 의견을 따랐습니다. 저도 한때는 제목이 다소 밋밋하니 자극적인걸로 하자고 주장했었는데요, 전문가의 의견을 믿고 따르기로 했습니다. 저는 책의 주제의식을 두루 포괄하는 좋은 제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 저는 맘카페를 잘 모르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1차적으로 염두해두고 썼습니다. 굳이 적극적으로 맘카페를 변호하지 않아도 가감없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이 공간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제 책을 다루는 기사들을 보면 역시나 예상했던대로 남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혐오성 댓글이 주를 이루는데요. 실제로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는 연령대와 성별을 볼 수 있어 확인해보니 성별이 남성 쪽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역시 쓰기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 책이라 부족한 점이 많다고 스스로 느꼈는데 과분한 칭찬을 들은 것 같습니다. 정진하라는 의미로 감사히 새기겠습니다.  ^^

s
·
2023/11/21

댓글 달려고 왔다가 쭉 답변을 보니까 몇 가지는 해소가 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주제라서 책도 읽어 보겠습니다. 

1. 이 책 이후에 쓰고 싶은 책도 있으신가요? 서점에서 미리보기를 조금 봤는데 문장력에 감탄했습니다.
2. 제목이 약간은 평이한 느낌인데요. 의도하신 바가 있으실 것 같습니다. 센 제목을 붙일 수도 있었을 텐데요? 
3. 어떤 독자들이 특히 이 책을 읽기를 바라셨는지 저자로서의 바람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
2023/11/21

맘카페가 지역공동체로의 역할도 많이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운영을 위해서 이벤트, 광고 등이 너무 많아지니까 언젠가부터 안 가게 되더라고요. 글을 찾기도 힘들고 공지사항도 너무 많고 가입 조건도 까다롭고 너무 허들이 높아진 것 같아요. 어쩔 수 없는 것도 있겠지만, 과한 광고성 글이 많은 것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책에서 작가님께서는 광고성 글을 눈썰미있게 확인하시는 재능이 있으셨다고요. 이런 과한 광고성 글이 맘카페에 유독 많은 것들, 이것을 운영할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정지섭 인증된 계정 ·
2023/11/20

@단단 안녕하세요. ^^ 맘카페 회원이시라니 반갑습니다. 원칙이라기보다는 맘카페 구성원들이 이 공간을 소중하게 여기게끔 하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것이 건강한 맘카페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야 이 공간을 언성을 높이거나 분란을 일으켜 이용자들이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또 비상업화를 지향하는 맘카페의 경우 아무리 운영진이 광고목적 위장가입자를 열심히 가려내도 오래된 이용자들 중에 갑자기 후기를 가장해 몰래 광고를 하는 경우에는 거의 잡아낼 수가 없습니다. ㅠㅠ 이것도 결국 나 하나쯤이야 하는 마음, 즉 공동체 의식이 무너지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결국 이 공간이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신뢰가 중요한데, 그게 맘카페 외부자나 내부자를 가리지 않고 욕심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운영자로서 많이 목격했고 안타까웠습니다. 아무튼 말씀하시는 건강한 맘카페는 운영자의 노력으로만 한계가 있고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기에는 익명에 공간에서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이 몇 년간 경험에 의한 결론입니다.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

정지섭 인증된 계정 ·
2023/11/20

@eun00 안녕하세요. 요즘은 정부에서 아빠들의 육아휴직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고 예전보다 아빠들이 육아를 대하는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파파카페는 왜 없을까요? 저는 아직까지 육아의 책임이 주로 엄마들에게 할당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엄마들의 육아에 대한 생각은 때로는 불안하고 절박하기까지 합니다. 만약 자식이 잘못되면 자연스럽게 엄마의 탓으로 여기니까요. 그래서 과중함에서 오는 불안함을 해소하고 또 도태되지 않으려고 정보 공유를 위해 맘카페에 모여있습니다. 
파파카페가 존재하기 어려운 이유는 아직까지 아빠들에게 육아의 의미가 아직 그정도가 아니라는 것은 아빠들의 육아가 엄마들의 전적인 의미보다 상대적으로 부수적인 의미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제 책에도 의견을 적었지만 육아 정보카페는 파파카페나 맘카페같이 성별을 나누기보다 공동의 형태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육아가 부담이 아닌 행복이라는 의미로 공유하는 형태가 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육아를 남녀간의 부담을 전가한다는 것으로 보는 의미보다도, 자식을 농사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가족의 성과중심적으로 보는 시각도 함께 바뀌어야한다고 봅니다. 결국 부담이라는 의미는 자녀라는 성과에 대한 압박감 때문일테니까요. 초저출산 시대에 과한 경쟁이라는 말이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지금보다 무의미해지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자녀가 작물이 아니라 가족이라는 숲에서 부모와 함께 행복을 추구하며 자라는 나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깊게 생각해볼 질문을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지섭 인증된 계정 ·
2023/11/20

@hey2h 안녕하세요. ^^ 책에도 적었지만 저희 카페에도 엄마가 아닌 회원은 종종 있었습니다. 제 경우 딱히 악의적인 의도가 아니고 지역주민이라면 모른척 눈감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운영자였던 저에게는 그 부분이 굉장히 다루기 어려운 문제였기에 책에 한 챕터로까지 적었습니다. 질문주셔서 감사합니다. ^^

성소영 ·
2023/11/20

저는 맘카페에서 양질의 정보를 얻고, 위안을 받기도 하는 양육자입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모인 공간인만큼 언쟁이 오가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글들도 종종 보게 되어요. 맘카페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맘카페 운영자로서, 건강한 맘카페를 유지하기 위해 작가님께서 중요하게 내세우는 원칙, 반드시 지키는 규칙 등이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
2023/11/20

맘 아닌데 카페 가입한 사람 저요! 지역 정보는 맘카페 이길 곳 없는 것 같아요. 찐 후기란 점이 신뢰도 가고요. 여초카페와 맘카페는 좀 구분되어야 할 것 같은데. 커뮤니티 자체를 안 하는 사람은 이 둘을 헷갈려도 하더라고요. 

제이미로그 ·
2023/11/20

@정지섭  안녕하세요 작가님 
빠르게 답장 주셔서 감사합니다 👍  
네 작가님 말씀대로 어느 커뮤니티 등 과몰입 혹은 의존할 때 
부작용이 발생하는 거 같아요! 
좋은 책인 거 같아요! 기회 되면 꼭 읽어 보겠습니다! 📚

제이미로그 ·
2023/11/20

여러 커뮤니티나 유튜브 같은 공개적인 곳에서 맘카페에 대해서 불편한 시각으로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편견과 오해를 심어줄 수 있을 거 같아요.
저도 맘카페를 사용하고 있는 유저로서 실생활 꿀팁 등 모르는 것들을 알 수 있는 시간들이어서
좋았거든요~! 그래서 조금은 차가운 시선이어도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저의 질문은 작가님은 맘카페를 이용 하시면서 사람들과의 관계나 실생활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던 사건은 무엇이 있었는 지 궁금합니다.

밤콩네 ·
2023/11/20

신생아 키울 때 맘카페에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친구들 한테 물어보기 곤란하거나 너무 시시콜콜한 것 같은것들도 물어보면 다들 너무 흔쾌히 내 일처럼 답변해주시더라고요. 저도 첨에는 약간 편견을 가졌던 것 같은데요, 실제로 이용하게 되면서 그 때는 맘카페의 순기능(?)에 약간 감동까지 받았던 것 같아요. 아이가 좀 자란 지금에서는 도움 받을 일이 크게 없고 자꾸 사용하다보니 핫딜에 돈을 쓰게돼서 잘 방문하지는 않게된 것 같아요. 

혹시 작가님이 운영하시던 맘카페도 이런 순기능이 있었을까요? 자랑하고 싶은 부분이나 따스한 일화가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

정지섭 인증된 계정 ·
2023/11/20

@수수한마음으로 안녕하세요. ^^ 가장 곤혹스러운 순간은 애초부터 혐오적인 의도로 애엄마인척 위장가입해서 다른 커뮤니티로 글을 퍼나를 때였습니다. 그런 경우를 점점 많이 체감한 것이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동기이기도 했습니다. 위의 글에서도 사례를 하나 들어주셨는데, 더 많은 사례들은 책에 적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운영자라고 당연히 내내 맘카페를 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요즘 맘카페는 상업적인 모델로 접근하는 경우도 많지만 맘카페가 순수 소통을 위한 공간에서 시작했다면 운영자들 대부분은 육아를 하고 일도 병행하는 평범한 엄마들입니다.(여느 커뮤니티와 비슷한, 생각보다 평범한 공간이라는 것이 가장 큰 오해이자 편견일 것 같고요.) 때문에 카페에 접속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잘 운영되는 맘카페는 회원들의 신뢰와 애착, 소속감이 중요합니다. 그분들이 운영 취지에 어긋나는 글들을 적극적으로 제보해주시는 덕분에 공백을 최소화하며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관심 갖고 질문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