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근우 인증된 계정 ·
2023/11/11

@ocean0220 안녕하세요. 짊문주신 분께서 그런 뜻으로 하신 말씀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 명확하고 단호한 입장을 독선과 독단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경우가 실제로 많긴 하지만, 제 경우 명확한 입장을 견지하고 발언하는 건 제가 옳다고 절대적으로 확신하기 때문은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틀릴 수 있고 틀렸다면 왜 틀렸는지 명확해지기 위해서 명확한 입장을 취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 비평을 한다는 것은 결코 대상에 대한 최종심급이 아닙니다. 판사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공론장 안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판사의 역할이 아닌 검사나 변호사의 역할로 논쟁에 뛰어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논의에서 제 변론이 틀린 것으로 밝혀지고 상대가 승소할 수도 있겠지요. 다만 그 재판 과정의 논리가 서로 첨예할수록 사안의 구체적 맥락은 더 잘 드러나고 배심원들이 옳고 그름을 판별할 좋은 근거들도 더 가시화될 거라 믿습니다. 물론 제가 옳다면 좋겠지만 혹 틀리더라도 그 틀림을 구성하는 논리와 관점, 경험적 근거들이 뚜렷하게 제시되어야 그 틀림을 비판하고 더 나은 결론으로 지양하는 게 가능할 것입니다. 반면 두루뭉술한 언어나 구체적 지시체 없는 원론적이고 안전한 말들로는 유의미한 논의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봅니다.

위근우 인증된 계정 ·
2023/11/11

@오혜민 안녕하세요. 남성으로서 어쩌다 페미니즘에 대해 관심을 갖고 발언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은 굉장히 자주 받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항상 스스로도 '나한테 어떤 계기가 있었지?'라고 질문해보기도 합니다. 굳이 개인사적으로 따져보자면 부모님 두 분 다 호남 출신이셔서 비교적 어릴 때부터 지역차별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던 면이 있습니다. 중학교 때쯤 김대중(당시 정계 은퇴)의 <새로운 시작을 위해>에서 지역감정이란 개념은 기만적이고 지역차별이 본질이라는 구절을 읽고 상당히 큰 울림을 받았는데 사실 현재의 젠더갈등이란 개념이 정확히 여기에 대응하지요. 또 다른 개인사적 계기는 현재의 배우자를 비롯해 여성 동료들과 함께 일하며 그들에 대한 존중과 관점의 공유를 통해 여성이 느끼는 차별과 두려움을 비교적 거부감(?) 없이 인식 및 동의하게 된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이런 개인사적인 계기로 서사화해 설명하기보다는 그냥 제가 상식적인 사람이라 그렇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뭐랄까 왜 어쩌다 페미니스트가 되었느냐라는 질문에 답하다 보면 외려 수세적 입장이 되는 것 같거든요. 그보단 이건 그냥 상식적 선택이고 페미니즘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여성혐오에 동조하는 비상식인이라고 더 공세적으로 설명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관심있는 주제는 심의민주주의 모델에서 공론장의 역할입니다. 대중문화비평을 할 때도 문예 공론장과 정치 공론장의 접합을 생각하며 쓰는 편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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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0

안녕하세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글 자주 보고 있었는데 얼룩소에서 뵙게 되어 무척 반갑습니다. 어떤 현상을 보고 답답함이나 분노를 느낄 때 시의적절하게 위근우 님이 그 문제를 다루는 글을 올려주셔서 대리만족이랄까 대리해소랄까 끓어오르는 속을 진정시킨 적이 많아서 늘 감사하고 있어요. 
위근우 작가님 글을 볼 때마다 감탄하는 게 이슈에 대해 늘 명확한 입장을 가지고 계시다는 점인데요. 아무래도 논쟁이 많은 이슈에 대해서는 맞다 틀리다 말을 얹기가 꺼려지는데 그토록 명확한 의견을 개진하실 수 있는 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편한 지인들과 이야기할 때조차 내 의견이 옳은 건지, 감정에 휩쓸려서 이야기하는 건 아닌지 늘 고민하게 되는지라 질문 드려봅니다.

위근우 인증된 계정 ·
2023/11/10

제가 오늘 3시부터 낮술 약속이라 오늘 더는 답변이 어렵고 내일부터 맑은 정신으로 답글 달겠습니다

위근우 인증된 계정 ·
2023/11/10

@Sospcoco 안녕하세요. 순서대로 답을 드리면 1. 용기보단 참을성 없음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에게 글을 쓰는데 있어 더 필요한 건 용기보단 어떤 종류의 의연함이었는데요 이에 대해선 곧 나올 제 글쓰기 에세이책을 보시면 더 잘 알 수 있을 듯합니다(찡긋). 2. 글을 쓰며 화딱지가 난다기보다는 언제나 화딱지가 나는 게 글쓰기의 시작점인 것 같습니다. 이것도 곧 나놀 책을 보면... 그거랑 별도로 상대의 논리가 퇴화해 반박의 논리도 퇴화할 때 좀 빡이 칩니다. 가령 2016년 클로저스 사태 땐 '진정한 페미니즘이 아닌 왜곡된 페미니즘에 반대한다'는 말이 왜 틀렸는지 논박했다면 요즘엔 '페미니즘은 정신병'이라는 말에 반박해야 하니 논의 자체가 퇴행하는 느낌이 들어 화나고 자괴감 듭니다. 3. 안티가 생긴다고 잘 쓰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지만 잘 쓰고 있다면 안티가 생기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안티가 생기지 않는다는 건 현실의 구체적 지시체를 피하고 굉장히 원론적인 얘기만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 생각해요. 4. 적죠. 수 년도 아니고 수십 년 동결에 가까우니까요. 물론 조선일보나 중앙일보 같은 돈 많은 보수 신문사라면 다르지 않을까 싶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쓰고 싶진 않고요(물론 제안도 없습니다). 좀 정확히 말해 진보 일간지의 고료 문제라 할 수 있을 텐데 이게 더 올리는 게 맞지만 그쪽 사정을 생각하면 좀 안쓰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5. 당연히 먹고 사는 것의 어려움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양심을 지키며 먹고 사는 것의 어랴움으로 소급하지요.

오혜민 인증된 계정 ·
2023/11/10

페미니스트로 살아가는 것이 사실 모두에게 당연한 디폴트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또 현실은 그렇지 않기에, 위근우 선생님의 발언이 거듭 회자되고 화제가 되고, 또 공격의 대상이 되는 또 씁쓸하게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현실에서 또 대응하며 살아가는 입장에서 선생님의 즉각적인 발언에서 늘 크게 공감하며 또 힘을 얻습니다. 반 페미니스트의 입장을 취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정의하기는 어려워하는 남학생들에게 선생님을 롤 모델로 제시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이 제일 최초로 페미니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그러니까 이것이 선생님의 삶과 밀접한 입장이기도 하다고 생각하게 된 최초의 계기 같은 거요), 그리고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 주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위근우 인증된 계정 ·
2023/11/10

@J 안녕하세요. 기아팬이시라니 반갑습니다. 우선 이번 스토브리그는 김종국 감독은 두고 서재응 투코를 해고했다는 것부터 크게 조졌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성적은 사실 뭐 부상 복귀와 외국인 투수 리쿠르트에 달렸다고 보고요. 거기에 김종국 감독이 몇 승 좀 까먹을 정도?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어차피 욕만 하게 될 거고 역시 야구 욕은 트위터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위근우 인증된 계정 ·
2023/11/10

@송시무스 안녕하세요. 그 질문을 주실 정도면 상황의 맥락을 어느 정도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다른 독자들을 위해 부연하면 장도님께서 안티페미니스트 여성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흉자'라는 표현을 썼고 저는 평소 그의 활동 전반에 호의가 있지만 그 표현은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힌 게 교류?의 시작(이지만 그 이후론 뭐가 없네요)이었습니다. 장도님은 그럼에도 저에 대한 존경의 표현을 했고 저는 저대로 해당 이슈와 별개로 다른 건에선 연대가 가능한 동지라 생각하고 평소 활동에 대한 응원을 남겼고요. 이후 장도님이 '트페미'와 싸운 건(사실 이 건은 '트페미'라는 호칭의 문제도 있는데)은 왜 그랬는지는 알 것 같지만 분명히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 모든 건에 제가 일일이 입장을 밝힐 정도의 관계는 아니었다 생각하고요. 만약 장도님이 제게 조언을 구했다면 드리고 싶은 말은 있다, 정도로 갈음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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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0

1. 논쟁적인 이슈에 거침없이 발언하는 용기는 어떻게 생기신 건가요?
2. 글쓰다 가장 화딱지 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3. 글쟁이에게 안티는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4. 신문사의 고료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5. 프리랜서의 가장 큰 고충은 무엇인가요? 

얼룩소에서 만나뵙게 되어 무척 반갑네요 ^^

J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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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0

안녕하세요, 오랜 트위터 팔로워인데 얼룩소에서 뵙게 되니 특히 더 반갑습니다! 몇 년 전부터 웹툰을 잘 안 챙겨보고 있었는데 추천해주신 덕분에 <위아더좀비> 같은 훌륭한 작품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ㅎㅎ

저도 기아 팬이라 야구 트윗 하실 때마다 혼자 내적친밀감을 높여왔는데, 아직 스토브리그 초반이지만 다음 시즌 어떻게 기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혹시 얼룩소에 주간 타이거즈 리뷰 같은 거 올려보실 생각은 없으실까요...? 😂

송시무스 ·
2023/11/10

과거 위근우 기자님께서는 장도방송이라는 유튜버를 옹호하신적 있는데 그 이후 장도방송의 여성 혐오가 이슈가 되면서 크게 논란 이 된 적이 있는데 평소 위근우 기자님을 존경한 장도방송한테 
할 말 같은게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