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박 ·
2023/09/26

돌봄이 단순히 아동, 노인과 같은 소위 '사회적 약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필요로 하고 제공할 수 있는 보편적 개념이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아직까지 돌봄은 주로 가족 구성원에 의해 제공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출산은 물론 결혼을 하지 않는 인구가 점점 늘어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앞으로는 (생산)가족의 부재로 인해 돌봄의 필요성과 외로움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아요. 그렇다면 조금 더 쉽게 가족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혼인과 혈연 외에도 파트너십과 같은 방법으로 제도권이 인정하는 가족의 범위에 속할 수 있게 해준다면, 결혼은 아닐지라도 서로를 돌보고 싶은 성인들이 돌봄공동체를 형성하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너무 이상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고 여러 가지 고민해봐야 할 문제들이 많겠지만, 계약으로 맺어진 돌봄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도적으로 마련해주는 것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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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1

@몽블리 제가 인사이트를 얻었던 사례는 서울 성동구에서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여성을 ‘경력보유 여성’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이들의 무급 돌봄 노동을 경력으로 인정하는 의미의 경력인정서를 발급해주는 것입니다. 그또한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하도록 연결되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요,
돌봄과 병행하며 취업과 직장생활에 있어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저역시 말씀하신 제도적 차원의 노력들이 절실하게 느껴지네요 감사드립니다.

조기현 인증된 계정 ·
2023/09/18

@dlftladlfd 네 말씀하신대로 충분하게, 필요한 만큼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저출생이 심각하다고 말하면서 정말 심각하게 변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참 답답한 것 같습니다... 아이 계획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 변화가 조금 더 빨랐으면 좋겠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우리가 돌봄을 제한적으로만 보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애초에 모든 인간은 취약하고 상호 의존적인데, 마치 아이만, 노인만, 장애인만 돌봄이 필요한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듯해요. 정책적으로 돌봄을 상세하게 나누는 구분이나 기준까지는 제가 잘 모르지만, 그보다 먼저 우리 인식 속에서 우리가 취약하고 상호 의존적이라기보다, 독립적인 개인들로 상정되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자립적으로 존재하고, 의존은 예외적이거나 특수한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지요. 그런데 사실 100% 자립적인 사람도, 100% 의존적인 사람도 없잖아요. 결국 자립과 의존 사이에서 여러 스펙트럼을 오가면서 이어지는 게 우리의 생애일텐데, 그런 생애의 진실이 가려진 듯 해요. 지금부터라도 우리 의존하는 사람, 상호 연결된 사람이라는 전제로 공동체를 구상하고 정책을 만드는데 필요할텐데요.
그를 위해 낸시 프레이저가 말한 ‘보편적 돌봄제공자 모델’이 참조가 될 듯합니다. 보편적 돌봄제공자 모델은 모두가 노동자인 동시에 돌봄자이다, 라는 전제로 세상을 구상하자는 제안이기도 해요. 그러니까 지금 돌봄하고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모두가 돌봄을 하고 할 수 있다는 전제로 사회를 만드는 것이지요. 말씀해주신 육아휴직의 문제도 모든 사람들을 노동자로만 상정할 게 아니라, 돌봄자로도 바라봤다면 더 긴 육아휴직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조기현 인증된 계정 ·
2023/09/18

@minrong 안녕하세요. 저에게는 어려운 질문인데, 저도 파악하고 있는 정도로 공유드릴 수 있을 거 같아요. 우선 돌봄의 사회화는 되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서비스나 자원이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 근데 그게 예산 규모가 적어서만은 아닌 듯해요. 한국의 성인돌봄 예산 규모는 OECD 평균 수준(GDP 대비 1.5%)에 육박합니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돌봄 서비스의 혜택을 체감하지 못할까요? 커뮤니티 케어를 연구하는 영남대 김보영 교수는 재정 지원이 시설에 편중됐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단적인 예로 한국의 요양병원 병상 수는 오이시디 평균과 비교하면, 노인 인구 대비 10배 수준으로 많습니다. 그러니까 돌봄 서비스가 시설이나 요양병원 중심으로 재편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일상 속에서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요.

더불어 최근 정부는 장기요양시설을 시장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원래 요양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토지나 건물을 소유해야 하는데, 최근 임대만 해도 운영할 수 있게 허용해주는 계획이 발표됐어요. 임대로도 요양시설 운영이 가능해지면 시설이 더 난립하고 더욱 더 시장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지금 성인돌봄에 쓰는 예산 규모만큼 체감하려면 돌봄이 시설이나 병원 중심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합니다. 커뮤니티 케어, 혹은 통합돌봄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러니까 아프더라도 시설이나 요양병원에 가기보다 내가 살던 곳에서 치료받고 돌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재편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난 정부에 시범사업이 시행됐고 잘하고 있었는데, 이번 정부 들어서는 예산이 다 삭감되어서 사실상 사라졌다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커뮤니티 케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아직은 힘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런 창구로라도 계속 논의해나가면 좋은 방향을 찾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김보영 교수가 최근 시장화 흐름과 커뮤니티 케어 필요성에 대해 쓴 칼럼도 참고삼아 공유드립니다. https://www.khan.co.kr/opinion/contribution/article/202307240300055
 
저희 연재에서 10월25일에 연재하는 이재정 정책위원님의 칼럼 ‘장기요양의 디지털 플렛폼화 문제’도 최근 돌봄의 흐름을 짚어주는 글이에요. 노인돌봄의 디지털 플렛폼화는 아직 연구가 되지 않은 분야라서 최근 변화를 확인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JACK    alooker ·
2023/09/17

@조기현 님께서 말씀하신 주간보호센터에 대해 느낀점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우선, 좋은 점으로 전문가들의 케어로 안심할 수 있고, 비용의 보조가 된다는 부분이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돌봄일지나 식단, 많은 부분에서 전문가 손길의 도움이 느껴졌습니다. 

아쉬운 점은 국공립 센터가 드물어 입소가 정말 하늘에 별따기만큼 쉽지않고, 겨우 입소했어도 개소 시간이 9시이기 때문에, 돌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그 때 출근해서 송영을 시작하시면 아무리 빨라도 9시 30분이 되어야 센터로 가실 수 있기 때문에 모시고 있는 당사자의 직장 출근은 10시 가까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아침에 늦게 출근할 수 있는 위치나 직업이 아니면 돌봄을 시작하는 9시 전에 개소하는 센터에 어머니를 모셔야 하는데, 공립은 9시 개소가 고정되어 있어서 사립으로 갈 수 밖에 없는 분들도 상당합니다.

몇가지 충격적인 에피소드도 있지만, 너무도 조심스럽고 비밀로 해야하는 개인정보와 관련되는 일들이어서 이정도만 말씀드립니다.

몽블리 ·
2023/09/17

김이레님이 쓰신 [돌봄이 낙오와 고립이 되지 않으려면]을 읽고 처음으로 경력인정서를 알게 됐어요. 돌봄의 긍정적인 점에 주목해서 취업할 때 배려하는 대안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런 대안이 실제로 도입되고 확산될 수 있을까요? 그러면 정말 좋겠는데, 그런 움직임이 있는지 여쭤봅니다. 감사합니다!

조기현 인증된 계정 ·
2023/09/17

@jisunny69 아... 얼마나 갑갑하실지 모르겠습니다ㅠ 사연을 읽는 내내 연거푸 한숨을 쉬게 되네요. 남성 어르신 분들 중에서 다른 사람 손에 돌봄 받지 않으려고 하고, 꼭 배우자에게만 받겠다는 분들이 계신 것 같아요. 어떤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간병인이나 요양보호사 분들이 이성이어서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동성 돌봄노동자, 남성 분이 오시면, 거기에 연배도 비슷한 분이 오시면 약간 분위기도 잡히고 돌봄을 받는 것도 수긍하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낯선 사람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지만, 성별 요인이 낄 수도 있고, 아니면 간병 그 자체에 세세한 부분에서 생기는 불편한 점 때문에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더 자세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확실히 돌봄 서비스가 있더라도 서비스를 받기까지 설득 과정이 지난해서 다들 지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이럴 때 지자체나 서비스기관에서 이런 구체적인 상황별로 욕구나 감정을 고려하며 설득하는 과정에 개입할 수는 없을지도 생각해 보게 되네요.
어머니와 남편 분이 아버지를 돌보지만, 어머니와 남편 분도 돌봄이 필요하실 거 같아요. 주변에서 살피고 안부 묻고 힘든 거 욕도 할 수 있는 자조 그룹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자조 그룹이 아니더라도, 판단하지 않고 이야기 잘 들어줄 수 있는 안전한 사람들이 곁에 있으면 좋을 거 같아요.
긴 사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느리더라도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진전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조기현 인증된 계정 ·
2023/09/17

@gjtlajs 억울하다는 마음이 드실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이야기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형제 분들이 선생님이 주돌봄자가 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지, 어떤 대화가 필요할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혹여나 형제 분들이 돈을 더 많이 벌어서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해도, 당장에 비혼인 나의 노후도 불안한데 돌봄으로 경제활동까지 제대로 못하면 결국에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는 아무런 준비 없이 혼자 남겨지는 악순환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좋지 않은 전망 말이지요.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생계와 돌봄을 병행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정말 중요할텐데요. 꼭 잘 병행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고, 형제 분들도 경제적 지원 뿐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돌봄을 분담할 수 있도록 대화를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지치고 무너지지 않도록 자기 돌봄도 꼭 잊이 않으길 바래요!
제가 선생님 사연에 떠오른 책이 있어요. 비혼인 자녀가 고령이 된 부모를 돌보는 사례와 대안을 담은 일본의 르포입니다. <나 홀로 부모를 떠안다>라는 책인데, 지금은 절판되었어요. 도서관이나 중고로 구하셔야 할 듯해요. 이 책이 생계와 돌봄을 병행하는 방법을 찾는데 조금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조기현 인증된 계정 ·
2023/09/17

@JACK alooker 엄마의 아빠! 아빠의 아빠로서 반가운 마음이 드는 표현이네요:) 잘 맞는 주간보호센터를 찾는 과정도 수월하지 않을 때가 있는데, 저녁까지 안심할 수 있는 곳이 있다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사회화된 돌봄의 영역이 계속해서 양적으로 확대해나가면서도 질적인 측면도 놓치지 않으려면, 당사자와 돌봄자의 목소리가 더 많이 들려야 할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주간보호센터 이용하시면서 느낀 좋은 점과 아쉬운 점도 듣고 싶어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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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12

위로도 아래로도 돌봐야 하는 존재가 있을 나이입니다. 또, 가족 계획 고민 중으로 나라의 돌봄 정책에 민감합니다. 최근 나라에서 육아 휴직을 12개월에서 18개월로 늘린다고 발표했는데, 물론 조금이라도 늘어난 게 낫겠지만, 실효성이 있을지 회의감이 듭니다. 아이가 18개월+18개월만에 자라날 수 없을 텐데...

태어난다면 누구나 어린 시절이 있고, 늙은 시절이 있는데 청년 시절과 성장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을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아니더라도 돌봄이 세심하게 필요한 부분들이 많은데, 예산의 한계가 있다면 어느 돌봄 먼저 우선해야 할지, 돌봄이 필요한 나이로 구분한 유아기, 노년기 뿐만 아니라 돌봄과 관계된 것들을 상세하게 나누는 구분과 기준이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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