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ookso콘텐츠 인증된 계정 ·
2024/01/27

<본인등판 3일 차 포인트 당첨자 발표>

김민정 시인이 선정한 ‘좋은 질문’은 @박동주 님의 질문입니다. 다음 주 수요일(1/31) 5000포인트를 지급해 드릴 예정입니다.

좋은 질문과 답변이 오갈 수 있도록 관심 갖고 살펴봐 주신 얼룩커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김민정 인증된 계정 ·
2024/01/26

@광부2020 아이고 세상에나 이런 따뜻한 말씀이라니요. 제가 댓글을 달면서도 자꾸만 질문을 까먹어서 글을 보려 내려갔다 올라왔다 하면서 술을 끊어야지 큰일났구나 그렇게 자책하면서 발동동이었는데 갑자기 뭉클, 그럽니다. 만나서 얼굴을 보고 눈을 마주쳐가며 나누는 대화의 진솔함도 중요하겠지만 바쁜 틈을 타 이곳에 질문을 남기는 일의 작정에 대해 생각을 해보니까 이렇게 시간을 내주심이 귀한 마음이 아닐 수 없다 싶은 것이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모쪼록 올 한 해(구정 전이니까) 평온하실 수 있게 광부2020님 이름으로 기도하는 순간 가질게요. 할 수 있는 일이 그것뿐이 아니려나, 저는 올해 더 자주 두 손을 한데 모으려 합니다. 고맙습니다.

김민정 인증된 계정 ·
2024/01/26

@zxcv12 오마나 걸어본다 시리즈 얘기를 해주시다니요! 엉엉. 걸어본다 시리즈는 난다에서 야심차게 준비를 해서 시동을 걸었는데 제가 2018년에서 멈췄어요. 원래는 꿈이 원대했는데 생각보다 어렵다고들 하시고 무엇보다 코로나가 터지고 난 뒤에는 떠나보기 여행하기 자체를 꿈꿀 수 없으니 절로 접어두게 되더라고요. 걸어본다 시리즈로 계약한 많은 작가분들이 계신데, 어떻게든 재개를 하려는 마음인데, 그 만듦새부터 일단은 변화를 가져보려고 하고 있고요, 올해부터는 선도 보이려 작정하고 있습니다. 제 나름의 결심을 들킨 듯해 아뿔싸 하면서 얼굴 빨개진 지금입니다. 걸어본다, 시리즈 이름을 말씀해주신 것부터가 저에게는 무한한 에너지를 주시는 겁니다. 제가 저를 부정하지 않도록 긍정적으로 나아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민정 인증된 계정 ·
2024/01/26

@QOQO98 아 정말 어려운 질문이 아닐 수 없어요. 저는 등단이라는 제도 자체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해본 적이 없거든요. 고민이라 하면 제 안에 대안이라 할 방안이 있어야 깊어질 텐데 제가 그런 뼈가 또 심어져 있지를 않아서요. 다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등단 제도를 통하자면 신인이 소개될 적에 목소리가 좀 크게, 그 들림이 좀 폭넓게 퍼질 수 있는 가능성은 농후해서 그 제도를 통하지 않았을 때보다는 당연히 주목도가 생김을 알아요. 하지만 그 이후가 중요하겠지요. 계속해서 긴장감 있는 개성 넘치는 시를 써내지 않는다면 처음의 그 팡파레는 불꽃놀이의 순간 정도로 그치지 않을까 해요. 저는 꾸준한 자기만의 목소리에 지구력을 보여주는 시인의 뒤를 몰래 밟는 버선발, 편집자들은 다 그런 발을 쓰고 있지 않을까 하여요. 물론 등단 제도를 거치지 않고 투고의 방식을 택해 새로운 시들을 계속 보여주고 있는 이들에 대한 톺아보기 역시 편집자들이 하고 있다고 보아요. 와 근데 여기서 어려운 얘기를 하려니까 말이 배배 꼬여요. 제가 신 매체에 적응하는 어려움이 좀 있어서 자꾸 질문의 맥락을 까먹는 것도 같아요. 지송요.

김민정 인증된 계정 ·
2024/01/26

@나영 어쩜. 질문을 받았는데 격려를 받은 이 느낌을 뭐라 전할 수 있을까요. 고마움은 필수고요, 좋은 시를 쓰지 못하고 살았는데 더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절로 드는 것으로 보아 시는 이렇게 이런 타이밍에도 우리를 일으키는 무시무시한 존재구나 소리도 없이 강하구나 또 한번 인정하게도 됩니다. 어떻게 보면 내가 좋아 붙잡았고, 붙잡은 순간부터 지금껏 시는 어떤 목소리로도 나를 가르친 적이 없는데 나도 모르게 스승처럼 여겼던 것은 아닌가... 그 덕에 더 나쁜 사람이 되었을 수도 있는데 비교적 덜 나쁜 사람으로 오늘까지 살게 한 것은 아닌가. 어쨌든 시는 내가 나와 사랑하는 이야기고 내가 나와 싸우는 이야기고 내가 나를 혼내는 이야기고 내가 나를 일으키는 이야기잖아요. 끊임없이 나로 하여금 나를 붙들고 늘어지게 만들면서 나의 안과 밖을 훑고 쓸고 만지게 하는 존재. 어쨌든 더 나아지자고 하는 방향이지 더 나빠지자고 하는 방향은 아니니 나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훈련을 시켜주는 시는 평생의 동반자라 할 유일한 스승이다 점점 생각이 굳혀들어요. 무시무시하게 흘러가는 하루하루 그나마 시가 내게 가끔 돌을 던지니 그 작은 파문에 살짝 걸음을 멈추고 서볼 수도 있는 계기. 제가 그래서 종종 돌을 쥐나봐요^^

김민정 인증된 계정 ·
2024/01/26

@eun00 네네 가히 에세이의 시절이 아닐까 싶다는 얘기도 많이 들리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면 뿐만 아니라 시집도 소설도 출간되는 도서들도 보자면 전에 없이 많아진 것도 사실 같아요. 출간 종수가 계속 늘고는 있으니까요. 그리고 출간 시스템도 1인 출판이 어렵지 않은 시절이 되다보니 그 영향도 있는 듯해요. 다만 저는 지금껏 어떤 트렌드를 분석하고 그 경향의 방향성으로 제 뱃머리를 돌려오지 않았던 탓에 유행으로부터 거리가 멀거나 완전 다른 소리를 해대는 책들을 앞세웠던 것도 같아요. 말하자면 내가 출간하고픈 작가가 가장 잘 쓸 수 있고 그 쓰는 데에 말이 됨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았던 것 같아요. 각기 다른 기질의 작가들이 그 다양성을 색색으로 입고 빛날 수 있다면, 독자들이 저마다 필요한 빛 앞에 알아서 달려가 부신 눈을 깜빡거린다면, 그건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일까. 이상주의자라고 비판받을 부분이 분명 있기도 하겠지만, 그 힘으로 지금껏 버텨왔던 것도 맞는 듯해요. 두루두루 극과 극이 맞는 저자와 독자는 만난다! 이 정신의 힘으로요^^

alookso콘텐츠 인증된 계정 ·
2024/01/26

<본인등판 2일 차 포인트 당첨자 발표>

김민정 시인이 선정한 ‘좋은 질문‘은 @realmelody 님의 질문입니다. 다음 주 수요일(1/31) 5000포인트를 지급해 드릴 예정입니다.

좋은 질문과 답변이 오갈 수 있도록 관심 갖고 살펴봐 주신 얼룩커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당첨자 선정은 내일까지 계속되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2024/01/25

댓글 달러 왔는데 답변 읽으면서 뭉클해지고 고맙다는 마음이 듭니다. 제 질문은 아직 답변이 안 달린 분과 비슷하여 시인님께 마음만 전하고 물러갑니다. 난다와 민쟁 모두 오래오래 좋은 작품 만들어주시길 바랍니다. 

김민정 인증된 계정 ·
2024/01/25

@박동주 하하 제가 했던 인터뷰가 떠오릅니다. 그 구절을 딱 골라서 말해주셨군요. 사실 저는 책을 무척 좋아했는데 책이 업이 된 연유로 책의 조갈증은 못 느끼게 되어 그 점에 아쉬움 모르고 살고 있기는 해요. 다른 직업을 사실 꿈꿔본 적도 없고요. 먹고사는 일을 우선으로 할 적에 제가 참는 무언가가 있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좀 다른 얘기일 수는 있는데 아주 가끔 계산기를 우선으로 해야 할 적에, 그래서 책의 만듦새에 숫자를 들이밀어야 할 때, 그때 우울이 날 통과하면서 내가 이 좋음에 방해를 받는구나 덜컥 턱에 걸리는 느낌을 받는 듯해요. 그러나 숫자에 지지 않으려고 끝까지 버티는 게 저의 경우 같아요. 그러나 돈을 포기하면 두고두고 후회라는 제 억장이 무너지지 않기에 두둑하게 챙길 수 있는 것들이 있다라고요. 이를테면 떳떳함 자신감 여한이 없음 같은 무한의 구름 같은 마음이요. 돈에 지고 마음에 이긴다면 챙길 건 두둑한 안도겠지요. 포기해야 가질 수 있는 것들이 세상에는 좀 있는 듯도 해요.

김민정 인증된 계정 ·
2024/01/25

@realmelody 제가 늘 해오는 고민을 딱 집어서 말해주셨네요. '소진'이라는 말이 너무 아프게 옵니다. 그 단어는 정말 참고 참았음에도 객관적으로 나를 보고 또 봄에도 내가 훼손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절로 튀어나오는 단어이기도 하거든요. 한편으로는 최선을 다했다는 증거이기도 할 것입니다. 갈 데까지 다 갔는데도 더 가라고 할 때는 그 뒤가 낭떠러지다 할 때는 그 단어로 누군가 뒤에서 무릎을 탁 친 것처럼 휘청하지요. 저는 20년을 시인과 편집자 사이에서, 쓰기와 만들기 사이에서 계속 흔들리는 시소 위의 여자였던 것 같아요. 나를 챙기는 것이 나의 쓰기일까 기울다가도 내가 만드는 것으로 내가 존재하는 순간이 오면 또 그쪽으로 기울고... 그런데 4번째 시집을 내던 2019년에 확실히 알았던 것 같아요. 가장 사랑하는 것은 없고 많은 사랑은 있을 것이라는 믿음. 편집자로 그 정체성을 확고히 굳히면서 삶이 꽤 가뿐해지고 담백해진 부분 덤으로도 좀 있었는데요, 흔들림이라는 고뇌의 시간이 없었다면 그 균열을 견디지 않았다면 더 큰 허방 속에 빠져서 이 둘도 뭣도 아니라는 즉흥적인 선택을 했을 것도 같아요. 나의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나의 내가 무엇을 할 적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줄도 모르고 팔을 세차게 흔들며 허방을 움켜쥐려 하는지, 나의 나를 집중해서 보셔요. 나의 내가 좋아하는 그 무엇을 사들여보는 일이 우선이면 좋겠네요. 나의 나에게 가장 혹독한 선생이 아닌지 나의 나에게 가장 부드러운 파자마부터 입혀주기를 바라요.

더 보기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