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대안에 정말 깊은 생각을 해보네요~ 감사합니다~ ^^

홈은 ·
2022/11/16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합니다. 성급함은 섣부르게 결과를 예측하게 만들고 불안감을 키우니까요. 어떤 미디어가 윤리적으로 옳은 방향의 소신을 지키며 성장하려면 앞서 말씀하신 모든 우려에도 불구하고 쉽게 좌절하거나 타협하지 않으려는 노력과 사용자들의 미디어에 대한 신뢰가 합쳐질 때 꽤 괜찮은 방향으로 굴러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왜 ‘같아요‘냐면 궤도에 오르기전에 자금경색/투자경색이 오기도 하고 미디어 운영진이 미디어를 살리기 위해 정체성보다 경제논리를 우위에 두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미디어를 살리기 위해 한 행동이 결국 미디어의 껍데기만 살리는 행위가 될 수도 있…

막말로 약관 개정에서 개인정보 공유에 토스 들어가 있던데, 얼룩소가 토스의 장점만 이야기한다면 독자는 어느 순간 의문을 갖게되겠죠. ‘그런데 얘네 왜 토스만 쏙 빼고 말해?’ 믿음의 토대는 보통 무저갱… 미디어가 신뢰를 보증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을까요. 그렇게 사용자는 자꾸만 얼룩소와 멀어지고 다급해진 미디어는 계속 협력 업체의 이야기를 제외하거나 좋은 방향으로만 말하고…를 망할 때까지 혹은 어디어디회사에 인수될 때까지 할 수도 있잖아요. 또는 생존을 위해 옷을 벗…은 아니고 양심을 절반 정도 잘라낼지도 모르고요.

우리 시대에 필요한 가치를 담은 좋은 콘텐츠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는 투자자가 있고,
그런 미디어에서 배당을 받으며 미디어의 좋은 콘텐츠를 소비하는데도 돈을 쓰는 생산자=소비자 집단의 활성화,
흥미로운 정보와 재미난 읽을거리를 찾아 들어온 소비자 집단의 규모 확대,
투자 기업 또는 협력 기업도 비판할 수 있는 공정성을 갖춘 미디어 운영진.

등등이 함께 할 때 제일 좋은 성과를 거두지 않을까 싶어요.

스타트업은 결국 이 모든 연대가 자리를 잡고 안정적으로 굴러갈 때까지 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아야 지속될 수 있을 것 같고요.

돈을 기꺼이 낼만큼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고 집단지성의 힘이 발휘되는 곳이라는 믿음이 소비자들 사이에 퍼질 때 유료구독자는 생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구독과 후원으로 굴러가는 가디언지가 여전히 힘든 것처럼 쉬운 일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뭐랄까 그런 거 좀 있지 않아요? 진보는 가난해야 하고 도덕적으로 완벽해야한다는 근거없는 믿음 같은 거… 진취적이고 좋은 정보로 가득한 공론장은 비영리여야 할 것 같은 그런 거요… 그 고정관념을 깨부수는게 제일 힘들 것 같아요. 돈이 들어간다고, 돈이 필요하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도 전 괜찮다고 봅니다. 주기만 하는 관계는 없는데 양질의 기사 하나에 들어가는 비용(마음 같아서는 탄소발자국처럼 인건비 수당 야근 전기요금까지 다 정리해서 큐알로 같다붙이고 싶)은 알려지지 않은 대신 받은 보상은 너무 명확하니 거기에서 인지부조화가 발생하는 것도 있겠다싶어요.

솔직히 여긴 소수만 볼테니 그냥 까놓고 말하자면(그래서 이어쓰기보다 애용하는 댓글..소듕해…) 얼룩소에는 시의성 있는 기업들의 이야기가 계속 글로 나오고 있으니 광고가 아주 없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어요. 광고의 형태가 꼭 계약서와 돈으로만 이루어지는 건 아니니까요.

글을 쓰는 사람이 돈을 받고 쓰는 게 아니라 필요에 의해 특정 기업에 관한 글을 썼을지라도 어떤 독자에게는 기업을 처음으로 인지하게 되는 광고같은 글이 될 수 있으니까요. 비의도적 광고가 계속 올라오고 있는거죠.

그런 점에서 기업의 좋은 사례와 냉철한 분석 등이 더해진 글이 꾸준히 나오고 관련 공론이 이어진다면 기업의 관심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광고비 안 들이고 광고하는격이니까요. 꼭 광고일 필요 있나요. 김혜수가! 대기업 총수가! 계약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구독료를 내고 보는 미디어라는 소문이 미디어를 먹여 살릴 수도 있을 것 같. (자매품 삼성 이재용 립밤 품절 대란)

그러니 거기까지 가려면 신뢰가 필, 신뢰를 위해서는 시간 필, 시간을 얻으려면 안정적인 투자자금과 사용자 필. 사용자를 얻으려면 심리적 보상 필, 금전적 보상은 경우에 따라 선택. 뭐 그렇게 물레방아처럼 이어지네요. @.@ 수미쌍관 머 그런거임.

의문점 하나는 기존 매체 활용이 너무 없다는 생각? 질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양적 성장도 무시할 수 없자나요. 꾸준히 좋은 집단임을 노출해야 하는데 메타의 공식계정 말고는 다른 노출은 거의 못 본거 같아요. 포털이 문제라고 포털 광고를 안 하면 거대한 대중을 놓치는 거라고 봅니다만.

문화재청은 네이버 블로그를 포함 다양한 채널을 갖고 있거든요 다른 주요 공공기관과 기업, 사설 잡지 등도 마찬가지고요. 정제된 카드 뉴스는 검색에 잘 안 잡히니 얼룩소의 콘텐츠를 요점 정리해서 소개하는 블로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틱톡에 언론사 입점한거 보고 좀 놀랐어요. 숏폼 스타일로 카드뉴스를 전하는데 이게 또 인기가 많음 ㅋㅋㅋ

뭘 검색해도 얼룩소의 콘텐츠가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일부라도 볼 수 있음 좋겠는데 유료화 때문에 그러는건지 너무 신비주의…얼룩소 콘텐츠가 검색되는 경우는 얼룩소에 쓰여진 글의 제목을 정확하게 치면 우선순위로 나오더라고요.

하지만 제목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검색을 왜 함… 검색 단어 여러 개를 써도 뉴스나 블로그처럼 검색화면에 보여져야 인구 유입이 있을텐데 아쉽더라고요.
구글 검색에서는 단어만 나열해도 주요단어가 걸리면 검색에 나오더라고요. 어쩌면 제목 검색만 가능한 수준일지도 모른다는 추정. 유입경로가 다양해야 그 다음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임당.

그치만!!!
지금 정말 중요한건 애들이 내일부터 일요일까지 학교를 안 간다는 것. 애들 학교가 수능시험장…… 애들을 사랑하지만 이상하게 짜치는 이 느낌…

몬스 ·
2022/11/16

현안님 의견 감사합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큐레이션에 입점한 미디어들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ㅎㅎ (현재 입점 업체들이 얼룩소와 어떤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요)

몬스님 의견 넘 좋아요! 많이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재경님이 지적하신 부분 저도 공감합니다. 근데 몬스님의 이상적일 수도 있는 제안 부분도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한 명의 얼룩커로서 설득에 해당되는 글을 쓴다면 관심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오히려 판에 박힌 광고성 문구라면 외면받을 테고요. 스탠스를 잘 잡는다면 성공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몬스 ·
2022/11/16

재경님 의견 감사합니다! 기존 광고가 어쩔 수 없이 만나야만 했던 '자극'이었다면 한 명의 얼룩커로써의 광고는 설득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ㅎㅎ 물론 광고가 너무 많아진다면.. 말씀하신 것처럼 반갑지 않은 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ㅠ

김재경 인증된 계정 ·
2022/11/16

글 잘 읽었습니다. 대부분의 의견에 동의하지만, '광고주가 글을 쓰는 일'은 사실 기존의 SNS가 이용하는 광고의 형태와 비슷한 형태로 보일 수 있습니다. 인스타에서 피드나 스토리에서 광고 컨텐츠가 나오는 게 그것이죠.

아 물론, 제안해 주신 내용에서 광고주들이 오히려 컨텐츠로 돈을 받고 그들의 상품을 광고하는 모습은 좀 웃길거 같기도 합니다 ㅋㅋㅋㅋㅋㅋ. 단지 그 컨텐츠들이 얼룩소가 지향하는 '공론장의 가치'랑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게 문제겠네요. 즉, 어떤 형태로든 광고 수입을 받으며 콘텐츠를 게시하게 되면, 팝업 광고보다도 더더욱 교묘한 광고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생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