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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치하는엄마들입니다.

이탄희 의원님께서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연동형 비례제도 사수를 위해 불출마, 험지 출마라는 배수진을 치셨습니다. 서로를 향한 혐오에 기댄 기득권 정치를 타파하고자 하는 뜻이 있는 걸로 압니다. 이는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읽었습니다. 의원님의 평소 활동을 통해 사회적 약자와 시민들의 삶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어린이기후소송, 미디어의 인권침해 모니터링, 어린이교통안전, 스쿨미투정보공개활동 등 오늘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활동을 할수록 부딪히는 것은 사회적 혐오입니다. 기후위기 앞의 약자, 외국인 노동자, 난민, 학생과 아동, 노동자 등등의 권리를 위해 외치고 있지만, 이들을 향해 몇년 전에는 “차별”을 없애달라고 외쳤다면 이제는 “혐오”와 먼저 싸워야 합니다. 노OO존과 같이 혐오는 바이러스 같이 기존의 혐오대상을 넘어 시민 일반에게도 옮아 가는 것을 의원님도 느끼실 것입니다.

이는 소위 정론지라고 하는 레거시 미디어조차 포퓰리즘을 양산하고,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미디어라는 숙주를 통해 혐오가 퍼져나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정치적 필요에 의해 다양한 당의 연합이 필요한 상황이 오더라도 정작 반영할 목소리가 혐오대상이 된다면 정치세력화가 가능하거나 혹은 정치권을 향한 호소가 반영될 수 있을까요? 한 예로 차별금지법은 이제 잊혀져가고 있습니다. 서이초 사건 이후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하자는 의견에 여론이 경도되기도 합니다.

의원님께서는 정치 속의 혐오와 싸우며 연동형 비례제를 외치고 계십니다.

연동형 비례제가 종국에는 다양한 목소리를 정치권에 반영하는 것이라면, 정치기득권이 아닌 시민들의 목소리가 혐오를 넘어서 정치권에 닿기 위해 의원으로서 입법활동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어떤 노력을 하실지 궁금합니다.

정확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선거법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증오정치 구조를 깨야 한다는 것입니다.

증오정치 현상에는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핵심 중 하나는 '반사이익구조'입니다. 정치적 다양성을 없애고 유권자의 선택지를 둘만 남겨, 국민들로 하여금 상대 정치세력만 못 찍게 만들면 본인이 이기는 구조에서 증오정치가 심해집니다. 정치인들이 상대방에 대한 증오심만 부추기는 쉬운 정치에 몰두합니다.

그래서 증오정치의 반대말은 '정치적 다양성'이고, 다양한 세력 간의 '연합정치'입니다.

(→ ‘다양성 확보의 중요성’은 2일차 ‘정희옥’님 질문에 대한 제 답변을 참고해주세요)

저는 2023. 4. 10. 국회 전원위원회 연설을 통해 누구보다 먼저 증오정치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후 우리나라에서 증오정치의 부작용이 제 생각보다 더 빠르고 더 광범위하게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 살해 미수 사건 이후 배현진 의원이 돌로 머리를 가격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 ‘증오정치와 양극화’는 1일차 ‘k26842’님 질문에 대한 제 답변을 참고해주세요)

저는 항상, '어떻게 시민들의 목소리를 정치에 잘 반영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정치인 개개인은 현장에 더 밀착해서 시민들의 관점과 언어를 흡수해야 하고, 제도적으로는 시민들이 직접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공론조사, 숙의민주주의를 확대해야 한다고 답해 왔습니다. 또 저 스스로도 현장 밀착 의정활동을 하려고 누구보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증오정치 구조가 악화되면 그런 의정활동은 후순위가 됩니다. 상대 정치세력에 최대한의 타격을 줄 수 있는 데일리이벤트가 우선순위가 됩니다. 그 결과 정치의 도움이 필요한 시민들의 삶은 사실상 버림받게 됩니다.

저는 시민들이 이러한 상황을 감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지한지 오래되었지요. 그것이 '무정부상태', '무국가상태'라는 언어 속에 이미 녹아 있습니다. 또 이는 가뜩이나 경제위기, 기후위기 등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잠재적 불안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증오정치 구조가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것 자체가 급선무입니다. 정치의 기능을 회복해야 좋은 정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걸 지난 4년의 의정활동을 통해 몸으로 깨달았습니다.

국민들로서도 한사람, 한사람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가진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활동하는 게 눈에 들어와야 지금의 불안이 좀 낮아지지 않으실까요.

발등의 불인 정치기능 회복, 그리고 여전히 안갯속인 선거법 문제, 여기에 모든 에너지를 쏟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ttps://youtu.be/7ELFrGPGru4?si=1miTogFw-0u9vh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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