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정 ·
2023/12/05

의사 선생님을 만나면 물어보고 싶은 거 다 물어봐도 될까요? 너무 사소한 거라 눈치가 보여서요. 큰 병원은 예약해도 오래 걸리고 진료가 1-2분 안에 끝나서요. 상태 괜찮으니 몇 개월 후에 오셔요로 끝이라… 정말 궁금한 걸 물어보기가 어려워요. 어이없는 질문이라 혼나거나 잘못된 정보니 하지 말라고 그런 말들을 들을 것 같아서요. 선생님들의 성향에 따라 다른 것일 수도 있지만.. 더 건조하게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은 듯해서요. 관련 카페에 가서 검색해서 답을 찾는 경우가 많네요. 그게 옳은 답인지도 모르겠고요. 환자당 진료시간을 왜이래 짧게 정해놓은 건지 답답할 따름입니다. 의사선생님들은 힘드시겠지만, 환자에게 좀 더 도움이 되게 바꿀 수 있는 진료 방법은 없을까요?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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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5

교수님께 스스럼없이 질문할 수 있다니, 얼룩소와 교수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회사와 집이 너무 멀어졌다는 사유로 가까운 다른 대학병원으로 옮기고 싶을 때 대학병원 교수님께 말씀드려도 될까요? (기분 나빠하실까 걱정돼서요) 혹, 계속 한 병원을 계속 다니기를 강추하신다면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빛무리 ·
2023/12/05

복잡한 대기실 상황을 잘 알기에, 의사 선생님께 하고 싶은 모든 질문을 드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저는 간단힌 질문 1~2개 정도는 드려보는 편입니다. 심리상담처럼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런데 어떤 의사 선생님은 환자의 질문을 받아들일 때 "나의 처방을 믿지 못하고 의심하는 건가?"라고 생각하시는 건지, 매우 피곤하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하시더라고요. 절대 그건 아니고, 정말 궁금하니까, 내 몸에 관한 거니까, 약의 효과 및 부작용에 관해 좀 더 정확히 알고 싶은 건 너무 당연한 일이니까 그랬던 것인데요. 

대부분 의사 선생님들은 질문하는 환자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질문하지 않는 환자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피곤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아니면 본인 건강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자세가 되어 있다는 차원에서 오히려 더 좋다고 생각하시는지, 물론 의사 선생님들도 개인차가 많이 있으시겠지만, 그래도 대다수 분들의 생각을 알고 싶습니다. 만약 피곤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더 많으시다면, 되도록 질문하지 않는 게 더 맞는 걸까요?

오승원 인증된 계정 ·
2023/12/05

@nymph301 요즘 소아과 진료받기 힘드시죠. 의료계에서도 고민이 많습니다. 
질문하신 항생제 내성에 대해서는 곧 나올 새 책에서도 언급했는데, 그 내용 일부를 옮기는 게 답이 될 것 같습니다. 

“항생제 자주 먹으면 나중엔 항생제 먹어도 효과가 없다”거나 “항생제 자주 먹으면 약발 떨어져서 나중엔 항생제 먹어도 소용이 없어진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항생제를 자주 먹는다고 내 몸에 내성이 생기는 게 아닙니다. 항생제에 대한 내성은 내 몸이 아니라 세균에 생기는 거거든요. 이전에 내게 듣던 항생제가 안 듣는다면 그건 내 몸에 내성이 생겼기 때문이 아니라 이전과 다른 종류의 세균에 감염된 경우일 겁니다. 

내성은 견딜 내耐, 성품 성性으로 적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뜻 풀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약물의 반복 복용에 의해 약효가 저하하는 현상

2. 생명 세균 따위의 병원체가 화학 요법제나 항생 물질의 계속 사용에 대하여 나타내는 저항성

3. 생명 환경 조건의 변화에 견딜 수 있는 생물의 성질. 내열성(耐熱性), 내한성(耐寒性) 따위가 있다.

많은 이들이 이중 첫 번째와 두 번째 개념을 혼동합니다. 첫 번째는 사람의 몸이 변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세균 자체가 변하는 것입니다. 항생제 내성은 두 번째 개념, 즉 세균에 생기는 변화입니다. 영어로 첫 번째 개념에 대한 단어는 ‘tolerance’, 두 번째 개념에 대한 단어는 ‘resistance’로 전혀 다릅니다. 

항생제를 반복해 쓰면 약이 내 몸에 쌓여 약효가 줄어든다는 믿음 때문에 복용을 꺼리는 경우가 있지만 이런 식으로 내 몸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부작용과 내성을 걱정해 항생제를 부적절하게 복용합니다. 충분한 기간을 복용하지 않고 조기에 중단하면 당장 병은 낫더라도 살아남은 균이 내성을 획득하고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습니다.

항생제의 남용도 문제지만, 꼭 필요한 경우에 쓴다면 항생제보다 좋은 약은 없습니다. 내성을 걱정해 행여 약을 불충분하게 쓰고 중단하면 오히려 내성균을 키울 수도 있으니 처방대로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도한 사용이나 불충분한 사용 모두 항생제에 맷집이 세진 돌연변이 세균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긴 항생제 내성 세균은 사람들 사이를 떠돌다 적당한 조건을 찾으면 감염을 시키고 병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러니 항생제를 올바르게 쓰는 것은 당장 나 자신 외에도 노약자를 비롯해 감염에 취약한 환자들과 사회 전체를 위해서 필요한 일입니다.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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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5

아이들이 어리다보니 소아과 갈 일이 많습니다
요즘 소아과 진료를 보려면 1-2시간 대기는
기본임에도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선생님은 역시 친절한 의사샘입니다 아이를 대신해서 진료를 봐야하니 질문도 많지만 진료를 보고 난 후 아이 증상 호전과 관계없이 마음의 불안을 감소해주시는 의사샘을 찾게됩니다.

아이들이 항생제를
정말 많이 먹습니다. 항생제
내성에 관련해서 조언해주세요.

오승원 인증된 계정 ·
2023/12/05

@오수경 안녕하세요. 두통 중 가장 흔한 종류는 긴장성두통과 편두통인데요, 두 종류 다 뇌에 큰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는 두통은 아닙니다. 그래서 일차성두통(다른 원인이 없는 두통)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다른 종류의 두통들도 있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진료가 필요하지요. 두통이라면 고민하지 마시고 '신경과'를 가시면 됩니다. (물론 가정의학과에서도 흔한 두통에 대한 진료는 가능합니다.) 
복통은 워낙 원인이 다양해서 처음부터 과를 정확히 정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처음엔 내과나 가정의학과 진료를 받으시면 되겠어요. 
팔은... 어떻게 아프냐에 따라 역시 다른데요. 우선 정형외과를 생각하셔도 될 것 같네요. 해당 과의 문제가 아니라면 어느 의사든 더 적절한 과를 추천하게 됩니다. 

아, 물론 이것도 저것도 모르겠고 애매하다면, 어떤 문제든 가정의학과에 가시면 됩니다. :)

오승원 인증된 계정 ·
2023/12/05

@pkjams79 안녕하세요. 말씀하신 점 공감합니다. 전쟁통같은 대학병원 외래에서 유쾌한 경험을 하긴 어렵지요... 의사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에 환자를 많이 보는 비결아닌 비결 중 하나가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것입니다. 사실 이전 기록과 검사 결과를 파악하고 다음 진료 계획을 짜는 데만 해도 시간이 모자라니 환자와 눈맞출 여유가 없기도 합니다. 저도 진료를 보면서 눈을 맞추려 노력하는데 잊을 때가 많습니다. 
가정의학과는 조금은 사정이 나을 것 같긴 합니다. 대개는 시간 당 환자 수가 적고, 다양한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환자가 어떤 이야기를 하든 잘 들어야 하거든요. 요즘 의대 커리큘럼엔 환자 의사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이전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가르치고 있는데 아직은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점점 나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오수경 인증된 계정 ·
2023/12/05

저는 두통이 잦은 편인데요. 원인을 잘 모르겠을 때가 많습니다. 일요일에 자주 아픈걸 보면 월요병 전초전 같고, 어쩔 때는 치통이랑 연결된건가 싶고, 눈까지 아픈 것 같기도 하고요. 신경이 연결되어 있어서 원인이 여러 가지일 것 같아요. 그래서 병원도 어딜 가야할지 모르겠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통 양상에 따라 어느 과를 가야하는지가 다르려나요?

두통도 두통인데 복통이나 팔이 아픈 경우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복통의 경우 내과인지, 여성병원인지… 팔의 경우 정령외과, 신경외과, 한방병원 등 선택지가 여러 개인데요. 어느 과를 가야할지 애매할 때 어떻게 판단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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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5

의사에게 질문한 적이 없습니다. 눈을 안 마주치니 물어보기도 뭐하고요. 하지만 진료실에 나오면 궁금한 것들이 쏟아질 때가 있어요. 사람들이 밀려 있으니 나 혼자만 질문을 많이 할 수도 없고. 시스템 문제이긴 한데 의사의 컨디션을 환자가 매번 살피면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괴로운 일이기도 합니다. ㅠㅠㅠ

대학병원 가정의학과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외과나 다른 진료실보다는 조금 상황이 나은 편인지 궁금해요. 요즘은 의대생들을 어떻게 가르치나요? 환자 대하는 법 같은 걸 배운다고 듣긴 했어요. 환자들은 상처를 많이 받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