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로그 ·
2024/03/25

안녕하세요 작가님 
인공지능 시대에 여러 의견들이 공론화 되고 있는 시대에 오히려 여백이 있는 삶을 추구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인간은 인공지능에 비해 속도나 양은 느리고 적을 지라도 인공지능에는 없는 여유와 감성적인 부분이 있다는 점에 동감합니다. 그러면, 그 점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논외로 미국 생활하시면서 행복하고 즐거웠던 에피소드와 반대로 힘들었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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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5

작가님이 쓴 책들 다 읽었고 팬이에요. 거의 매년 책 쓰시잖아요, 그런데 본인은 게으르다 하시고. 매일 생업, 육아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는 사람은 '일상의 여백을 가능한 넓게 만든다' 이걸 어떻게 시도해 볼수 있을까요 

박혜윤 인증된 계정 ·
2024/03/28

@이주연(산책방) 남들의 인정!!!! 물과 공기처럼 인간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여기서 '남들'이 누구냐! 주연님 말씀하신 것처럼 내가 내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는 그런 자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진짜 배움이 아닐까 싶어요. 지속되는 즐거움, 배움의 즐거움! 

박혜윤 인증된 계정 ·
2024/03/28

@bbibbiunni '아이를 키우는 건 몸도 마음도 나를 잃는 것'이라고 하신 건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문제는 '나를 잃는 걸'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인데... 칙센마이어의 '몰입'의 기본은 바로 시공간과 나 자신을 잊는 거잖아요. 그게 극치의 행복이라는 거고요. 문제는 애를 키우면서 '나를 잃는 걸' 내가 행복으로 여기게 될 지, 볼행으로 여기게 될지 정말 아무도 몰라요. 어떤 예측도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더 곤란한 건 현대 사회에서 애를 갖는 게 선택의 영역이 되어버린 거죠. 많은 선택이 항상 긍정적인 건 아니거든요. 옛날처럼 무조건 애를 가져야 했던 시절에는 내 선택을 후회하거나 혹은 나와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을 보면서 부러워할 필요도 없었을테니까요. 애를 키우는 건 끝이 나지 않는 마라톤이고 따라서 무수한 일이 생길 것이고, 그러니 당연히 아이가 없는 생활을 아쉬워하게 될 때가 있을 거에요. 똑같은 이유로 아이를 안 가져도 가끔은 후회를 하겠죠. 두 경우다 언제나 그렇다는 게 아니라 '때때로'라는 거에요. 사람의 마음이란 건 그렇게 쉽게 흔들리니까요.     

저는 아이를 간절히 원해서 결혼했는데, 낳자마자 절망에 빠져 후회를 했어요. 저는 일도 하고 아기도 키울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던 거에요. 보육의 문제는 아니었어요. 애 맡길 여건은 너무 좋았죠. 다만 나 자신이 한번에 하나씩에만 몰입하는 사람이라는 걸 몰랐던 거에요. 저는 당연히 워킹맘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정규직 커리어를 쌓아가는 게 너무나 중요했었는데 말이죠. 어쩔 수 없이, 아이에게 충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에만 몰입하는 나 자신에 충실하기 위해 육아에 몰입했어요. 가정주부가 된 거죠. 공부나 글쓰는 것도 직업으로 한 게 아니라, 육아에 몰입하면서 궁금한 것, 생각나는 것들을 정리한 것 뿐이거든요. 정확하게 말하면 나 자신에게 몰입해서 육아를 통해 나 자신을 발견하고 나다운 사람이 되어갔던 거죠. 나 자신을 잃어가는 것과 나 자신을 찾아가는 게 너무도 역설적으로 일치한다는 걸 20년에 걸쳐서 깨달아가고 있어요. 물론 이런 깨달음이 육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지는 않아요. 아이가 없이 일에 몰두했어도 결국에는 나다운 사람이 되어갔을 거에요.     

박혜윤 인증된 계정 ·
2024/03/28

@gigstyle 전 여름에 시애틀에 처음 놀러 왔다가 날씨랑 자연때문에, 오직 그 이유 때문에 이곳에 살러 왔거든요. 그랬다가 이사오기 전에 몰랐던 첫 겨울을 맞고 충격받았어요. '역시 세상에는 무조건 좋은 거 무조건 나쁜 것만은 없어.' 이곳 겨울은 음침하고 축축하고 으슬으슬해서 은밀한 냉기가 파고들어 서서히 사람을 죽이는 기분이에요. 그런데 이런 겨울을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더 놀랐어요. 그래서 여름에는 굶주린 사람처럼 허덕허덕 좋아하려고 하고, 겨울에는 '지금 이걸 좋아라 하는 사람이 있어'라고 읊곤 하죠. 

저도 작가들의 하루를 상상하는 거 좋아해요. 파울로 꾸엘료가 제일 재미있었는데, 늦은 오후가 될 때까지 글을 쓰지 않기 위해, 신문 읽고, 커피 마시고, 사람들이랑 수다떨고, 온갖 해찰을 부리다가 더 이상 핑계댈 게 없을 때 글을 쓰기 시작한대요. 다른 대부분의 작가들은 오전에 정해진 시간 꾸준히 성실하게 글을 쓰더라구요. 그 중에서 특히 조지 엘리엇은 남편인 루이스랑 오전에는 각각 집필을 하다가 오후에는 만나서 서로에게 자신이 쓴 글이나 읽어주고 싶은 작품들을 낭독해줬대요. 매일 규칙적으로. 어쨌든 다들 매일 쓰는 게 일상이더라고요. 

그걸 알고 애당초 '나는 진짜 작가는 못되겠다' 했죠. ^^ 인터뷰에도 썼지만 규칙적인 생활 하는 거 잘 못하거든요. 

저는 선택이 어렵지는 않고, 대신 저지른 다음에 쉽게 포기하고 도망가고 그런 편이에요. 우유부단의 끝판왕인 저희 남편은 완전 반대죠. 결정을 못하지만 결정하고 나면 정말 끝까지 하죠.       

시애틀의 여름과 겨울처럼 양면이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별로 고민도 없이 아무렇게나 내키는 대로 일단 해본 다음에, 포기할 때도 즐겁게 해요. 부모님들이나 주변에서 '너는 끈기가 없어서 문제다'라고 하지만, 저는 문제라고 생각 안하고 포기하는 것도 즐기는 편이에요. 휙 집어던지는 기분도 괜찮거든요.

남편의 성격을 닮은 첫째를 키우면서, 언제나 그렇게 말해줬어요. 뭘 선택할지 몰라서 괴로운 그 과정을 너는 즐기고 있는 거라고... 쓴 커피, 뜨거운 욕탕물 같이 즉각적인 즐거움이 아니어도 즐기고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익히는 게 필요한 게 있다고... 누가 뭐라든 오래오래 이거 저거를 저울질하는 과정을 상상하는 즐거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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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6

안녕하세요 작가님

영어공부와는 상관없는 질문이지만 ^^;;

뉴스레터 요즘도 하시나요? 
후속작은 어떤 내용이 될지 궁금합니다. 
또한 국내 작가들 중 좋아하는 작가가 있나요? 

a
·
2024/03/25

안녕하세요^^
신간은 북토크 덕분에 미리 읽었지만 또 읽고 있지요
작가님 책을 참 좋아합니다
어디가 왜 좋은건지 읽고 또 읽고요
작가님 글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좀 더 관찰하는
계기가 됐어요
그게 참 기쁜 일입니댜

무엇이든 물어보라 하셔서 용기내봅니다
작가님은 부정적인 감정을 어떻게 처리하시는지
왠지 따라해볼만한 좋은 방법이 있으실거 같아요
나이가 들면 편안하고 의젓해질줄 알았는데
불안함 질투심 불편한마음 이런 감정들이
더 도드라지는걸 느껴요

다시 한번 읽고 또 읽을 책을 그런 작가님을
만난 행운이 참 좋아요
감사합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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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5

박혜윤 작가님 꾸준히 집필해주셔서 독자로서 무지 반갑습니다. 

작가님의 글쓰기 원칙 같은 게 있나요? 
기자로서 일할 때와 작가로서 글쓰기 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기자 생활은 적성에 맞으셨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신작도 읽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