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은 인증된 계정 ·
2023/12/18

@김민호 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항상 이것이 문제이겠지요. 무엇보다, 정확하게 알고, 분류하고, 평가하는 작업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대로 단죄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도 우리 사회는 전두환이라는 인물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분류하고, 평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단죄받지 않은 인물이 정당하지 않게 거두어들인 재물로 호의호식하다 갔기 때문에 특정지역에 대한 혐오, 민주화 운동에 대한 폄훼, 심지어는 전두환을 참군인이라 미화하는 이들까지 발호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알고, 알리고, 평가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서울의 봄>이나 제가 쓴 <전두환의 마지막 33년> 같은 매개물들은 시발점에 불과하고, 이 시작에 이어 더 많은 작품들이 나와서 정확하면서도 입체적으로 역사적 인물을 조망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질문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아은 인증된 계정 ·
2023/12/18

@muruybi 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보통 여러 이야기를 담고 다니는데요. 지금도 대여섯개의 이야기가 마음 속에서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이 중에 오래 이어지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강력해지는 이야기를 결국 언어로 써내게 되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마음'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마음'이 제 의지대로 되지 않는 현상에 대해서요.  모두들 제 의지대로 따라와주지 않는 '마음'을 어떻게 제어하며 살고 있는가? 하는데 몰두하고 있어요. muruybi님 혹시 뜻대로 되지 않는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아시면 귀띰해주시길요~~그 외에 '무당'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습니다. 우리는 왜 '제사'는 전통문화로 정례화했으면서 '무속'은 시대에 뒤떨어진 미신 취급을 해왔는가? 하는 생각이 문들 들더라고요. 

다른 분야의 글을 쓸 때는 주로 편집자분께 배워가면서 썼는데요. 특히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은 지금껏 제가 써왔던 것과 성격이 달라서 작업이 좀 셌습니다^^ 그래도 운좋게 그 분야 베테랑이신 편집자분을 만나서 무척 강력한 가르침을 받았어요. 좋은 점은새로운 것을 배울 때의 힘들면서도 강력한 느낌이었고, 힘든 점은 써도 써도 다시 써야 했을 때 드는 자괴감과 불안감이었습니다. '과연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 싶어 겁이 났던 것이지요. 

글쓰기 루틴은 장편의 초고를 쓸 때만 있는데요. 장편 초고 쓸 때는 매일, 하루 중 가능한 가장 이른 시간에, 무조건 에이포 두장 반 이상을 쓴다는 규칙을 세워놓고 지킵니다. 눈이 와도 비가 와도, 아파도 안 아파도, 영감이 떠올라도 안 떠올라도 쓴다...생일이어도 쓰고 주말이어도 쓰고 공휴일이어도 쓴다...이렇게 다짐하고 덤벼들지요. 장편 초고를 쓸 때가 아닐 때는 그냥 끌리는 대로 읽고 쓰거나 놀러다닙니다~~

좋은 질문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영주 인증된 계정 ·
2023/12/18

정아은 작가님 최고 🎶 저는 29만원이 잊히지 않아요 ㅋㅋㅋㅋ...(웃프)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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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8

<전두환의 마지막 33년> 너무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 책을 읽고 <서울의 봄>을 보니 더 부들부들 떨게 되더라는요!

정아은 인증된 계정 ·
2023/12/21

@cas12 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80년대에 발을 담그기 위해 다량의 취재와 독서를 했습니다. 그리고 소설을 썼던 경험이 있어 논픽션을 쓸 때 인물에 이입하는 작업이 좀 더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가장 어려운 건 나이 들어가는 뇌와의 싸움이었지요. 논픽션에는 논거를 대는 게 중요한데, 중년 뇌의 단기 기억력이 받쳐주지 않아 거의 사투를 벌이다시피 했습니다. 내가 그걸 어디서 읽었더라? 어디서 들었더라? 늘 생각하며 근거자료 찾아 삼만리였죠. 뇌가 조금이라도 젊을 때 논픽션 작업에 뛰어드시길 권합니다!  

좋은 질문주셔서 감사합니다.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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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20

논픽션 작업에 관심이 많은 독자입니다. 취재를 별도로 하셨는지 책을 자료로 많이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소설과 에세이 논픽션을 모두 쓰시는데 이점이 있나요? 어떤 작업이
가장 어려운지도 궁금해요. 

alookso콘텐츠 인증된 계정 ·
2023/12/20

12월 19일 선정된 질문자는 @정도원 님입니다. 
5000 포인트는 12월 27일 지급됩니다.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얼룩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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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9

안녕하세요. <전두환의 마지막 33년> 책 너무 잘 읽고 있습니다. 영화 <서울의 봄> 여운이 너무 깊어서 뭐라도 더 읽거나 보고 싶었는데 이 책이 그 여운을 더 짙게 만들어줬습니다.

정아은 작가님은 <서울의 봄> 에서 전두환이 마치 '절대 악' 처럼 묘사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지 않으셨나요? 전두환이 손녀에게 보냈다는 편지에서도 그런 입체적인 모습이 얼핏 나오는 것 같고,
저는 영화가 시대적 악인 (일종의 서사적 빌런으로서) 으로 묘사한 게 좋다고도 느꼈지만, 실제 우리 안에 있는 악에 대해서 성찰할 기회를 잘 만들어진 '악인' 캐릭터가 빼앗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들었었거든요. 실제로 제가 살면서 경험했던 악인들 중에는 채식주의자 (비건), 동물보호 단체 회원 같은 사람들이 있었던 게 떠오릅니다.

역사에 if 는 없다. 라는 말도 있지만.. 전두환 정권이 사라졌다면 1980년대의 모든 정치 문제가 사라졌을까요? 악마같은 인물이나 정권이 사라진다고 우리 내부의 악이나 문제가 모두 사라지는 걸까요? 민정당 같은 정당이 나오지 않았을까요..? 3당 합당, 하나회의 부상 같은 사건들이 모두 안 일어났을까요...?
오히려 이런 문제들을 만들고 야기한 근본적인 원인은 전두환을 위시한 하나회 세력이 아니라 한국사회 내부에 있는 건 아니었을까요..??

여기에 덧붙여

정아은 작가님이 생각하셨던 전두환의 입체적인 모습은 어떤 게 있으셨는지 (손녀의 편지 이야기가 좋은 예시이기도 하지만) 궁금합니다 !

p
·
2023/12/19

전두환의 공이 하나도 없지는 않겠습니다만 경제호황은 전두환의 공이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1.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전두환의 가장 큰 공은 무엇인가요?
2. 전두환의 공을 높게 평가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요? 
3. 광주에도 전두환의 공을 치하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나요?

alookso콘텐츠 인증된 계정 ·
2023/12/19

12월 18일 선정된 질문자는 @김민호 님입니다. 
5000 포인트는 12월 27일 지급됩니다.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정아은 인증된 계정 ·
2023/12/19

@gogo119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전두환은 정치적인 촉이 좋고, 자기 일에 맹렬하게 덤벼드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시대를 살고 있다면 쿠데타는 힘드니, 아마 정치판에서 가장 실세인 사람 옆에 자리잡고 있지 않을까요.  정책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주위 사람들과 관계도 잘 맺어서, '실세'의 눈에 쏙 드는 사람이 되었을 것입니다. 실세 옆에 버티고 앉아 네트워킹을 하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겠지요.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고고님은 어떤 버전을 상상하고 계실지요? 덕분에 저도 오늘 하루종일 2023년 버전 전두환의 모습은 어땠을지 생각하며 다닐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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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8

전두환이 2023년 한국 정치판에 속해 있다면 어떤 포지션으로 있을까요? 군사독재가 아닌 상황에서 전두환은 자기 세력을 어떻게 만들었을까요?작가님 생각이 듣고 싶습니다

정아은 인증된 계정 ·
2023/12/18

@조영주 29만원은 정말 그보다 더한 예를 찾기 힘든 개그(?)였지요. 슬프고 웃긴 개그였습니다ㅠㅠ. 여기서 뵈니 반갑습니다 작가님.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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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8

책을 쓰시면서 전두환 관련 자료를 많이 서치하셨을텐데 처음 알게 되어 충격적이었던 사건은 무엇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김민호 ·
2023/12/18

안녕하세요. 좋은 책 쓰신 작가님과 이렇게 만나게 되니(?) 반갑네요. 저 역시 전두환씨의 근황을 듣고 참 서운했는데요.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결국 전두환을 어떤식으로든 해결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세월이 지나 역사가 되면 마치 우리가 조선의 왕과 같이 공은 어떻고 과는 어떻고 뭐 그런 시험에 나오는 인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용서를 구하지 않는 이를 어떻게든 용서를 해야 할까요? 생존자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고 그 살아 남은 이들과 함께 울고 웃을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참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