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은 예방의학자다. 그가 진료하는 환자는 사람이 아니라 의료 시스템이다.
코로나19 때는 정부에서 일해서 정책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원성을 샀다. 의대 2000명 증원 국면에서는 의사들의 격려 문자가 쏟아진다. 그 때나 지금이나 의료 시스템에 대한 진단은 같은데, 단순히 ‘누구 편이냐’로 반응이 갈리는 게 좀 어리둥절하다.
그는 의대 증원에 반대한다. “공급을 늘리면 의사 부족이 해소된다”라는 식으로 일이 굴러갈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이 문제는 수요공급 원리가 단순하게 적용되지 않는다. 왜? 그걸 말하려면 복잡하고 긴 설명이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는 인기가 없다. 여론은 “돈에 미친 의사들이 숫자 늘리는 걸 싫어한다”로 굳어 졌고, 반대로 몇몇 의사들은 국민 마음을 긁는 얘기를 서슴없이 한다.
이 문제에 ‘사이다’는 없다. 그는 이 문제에서 의견이 다른 사람도 합리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토론의 토대를 제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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