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써서 먹고사는 삶] 6. 첫 책을 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김신회
김신회 인증된 계정 · 전업작가. 개와 살며 글을 씁니다.
2024/04/15
글쓰기에 대한 강연을 할 때마다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데 진짜 궁금한 질문은 이때 나오지 않는다. 질의응답 시간마저 다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즈음 등 뒤에서 나를 아련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작가님, 잠깐 뭐좀 여쭤봐도 될까요....?”

이때 나오는 질문이 ‘진짜배기’다. 진짜배기 질문의 대부분은 ‘사실은 출간을 계획하고 있는데...’, ‘책을 내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지...?’ 등이다. 출간 이슈(!)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발설해서는 안 되는 기밀사항 같은 것이라서 대부분 이렇게 뒤로 물어보거나 강연이나 수업이 다 끝나고 나서 DM으로 질문이 날아오기도 한다. (참고로 나는 이런 시간을 반기지 않는다. 부디 따로 마련된 질문 시간에 물어봐 주십시오)

하지만 책을 낸다는 생각만으로 소심해지는 그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뭐든 시작은 어렵고 막막하다.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하면 내 이야기를 책으로 엮을 수 있을까? 궁금해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난다. 
그리하여 오늘은(!) 책을 내기 전에 생각해보면 좋을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특히 첫 ‘에세이집’을 내기 전에 검토해보면 좋을 것들을 몇 가지 짚어볼까 한다. 
   
1. 하나의 주제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쓰는 장르가 에세이라고 해도, 글을 책으로 엮는 일에는 특정한 주제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주제는 한 단어나 짧은 문장으로 명확하게 표현될수록 좋다. 이를테면 확실한 ‘미다시’가 나와야 한다. 예를 들면 ‘베를린 음식 이야기’, ‘이혼 후의 삶’, ‘취업 준비 일지’, ‘소개팅 백 번 끝에 반쪽 만난 썰’ 등 짧은 문장 하나로 요약이 가능할수록 좋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 가장 안 좋다. ‘소소한 나의 일상을 솔직하게 드러냄으로써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은 이야기.’ 무슨 이야기인지 감이 잡히는가. 아니, 막말로 대부분의 에세이가 이렇게 정리되지 않는가?
내가 아무리 긴 시간, 여러 편의 글을 써서 모았더라도 책을 내기 위해서는 그 글을 아우를 수 있는 하나의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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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간 에세이를 써왔으며 1인출판사 [여름사람]을 운영합니다. 지은 책으로는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아무튼, 여름>, <나의 누수 일지>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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