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감성 17호 2018봄호 우리는 박위훈
2024/04/17
문예감성 17호 2018봄호
우리는
박위훈
내 마음의 촛불이
종탑이 매단 얼음창들을 녹이며
잉걸불처럼 타오르는 것은
그대를 향한
연민의 싹이 어디에서나
무장무장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의 소리가
12만근의 범종소리보다 작아도
귀머거리 새의 아침을 깨우고
그대의 힘찬 하루를 고르는
유정한 손을 내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의 독필이
어디서든 그대를 그릴 수 있음은
달이 잠든 그믐밤일지라도
투명한 이젤의 구도 속으로
그대 이미 들어왔기에
어둠은 다만 쳐내는 곁가지임을 알았습니다
나를 향한 그대의 마음이
진실된 것임을 의심치 않음은
매양 내 가슴을 맴돌던
하얗고 참된 소용돌이가
그대 가슴 속에서도 똑같이
시나브로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예감성 17호 2018봄호
#우리는
#박위훈
#이윤희 시인 옮김
우리는
박위훈
내 마음의 촛불이
종탑이 매단 얼음창들을 녹이며
잉걸불처럼 타오르는 것은
그대를 향한
연민의 싹이 어디에서나
무장무장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의 소리가
12만근의 범종소리보다 작아도
귀머거리 새의 아침을 깨우고
그대의 힘찬 하루를 고르는
유정한 손을 내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의 독필이
어디서든 그대를 그릴 수 있음은
달이 잠든 그믐밤일지라도
투명한 이젤의 구도 속으로
그대 이미 들어왔기에
어둠은 다만 쳐내는 곁가지임을 알았습니다
나를 향한 그대의 마음이
진실된 것임을 의심치 않음은
매양 내 가슴을 맴돌던
하얗고 참된 소용돌이가
그대 가슴 속에서도 똑같이
시나브로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예감성 17호 2018봄호
#우리는
#박위훈
#이윤희 시인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