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뷔페, 그림을 그릴 수 없어 죽음을 택한 화가

유창선
유창선 인증된 계정 · 칼럼니스트
2024/05/13
베르나르 뷔페 회고전에 걸린 광대 그림들, 인간의 양면성을 표현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베르나르 뷔페의 회고전 <베르나르 뷔페 - 천재의 빛 : 광대의 그림자>를 관람하고 왔다. 국내에서 두번째로 열리는 뷔페의 전시인데 대형 유화 작품 뿐만 아니라 수채화, 드로잉, 판화 작품을 포함한 총 10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 대규모전이다.
 
사진=유창선
흔히 뷔페하면 고통스럽고 절규하는, 얼굴조차 분간하기 어려운 존재만이 남은 인물들의 작품을 떠올리게 된다. 우울하고 어둡고 고통스러운 작품들을 그린 화가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전시에서는 뷔페의 삶의 궤적에 따라 다섯 개의 주제로 나누어 전시함으로써 그의 삶의 변화가 작품의 변화로 어떻게 이어졌는가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주제는 1. 매일의 삶을 그리다 2. 천재의 빛 3. 광대의 그림자 4. 내 바깥 세상을 보다 5. 인간의 조건. 이렇게 5개의 주제로 나뉘어서 전시되어 있다. 

유년기와 젊은 시절의 뷔페를 가둔 것은 암울함과 불안이었다. 그를 사랑했던 어머니는 일찍 사망했고 아버지는 가정에 관심이 없었다. 전쟁의 고통은 뷔페에게도 두려움과 가난을 안겨주었다. 외로움 속에서 작업을 했던 뷔페는 추상의 시대가 열리면서 외면당하는 마지막 구상화가였다.
사진=유창선
뷔페의 자화상들을 보면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창백한 얼굴과 공허한 눈빛, 날카로운 검은 선들이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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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시사평론을 했습니다. 뇌종양 수술을 하고 긴 투병의 시간을 거친 이후로 인생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 문화예술과 인생에 대한 글쓰기도 많이 합니다. 서울신문, 아시아경제,아주경제,시사저널,주간한국, 여성신문,신동아,폴리뉴스에 칼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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