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착취를 향한 통렬한 비판과 해학과 웃음을 통한 극적인 갈등의 해소 - 탈춤의 미학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4/05/16
탈춤(유네스코한국위원회)
부당한 착취를 향한 통렬한 비판과 해학과 웃음을 통한 극적인 갈등의 해소 - 탈춤의 미학
 
탈(가면)을 쓰고 추는 춤에서 ''탈춤'이란 해서지방의 가면극을 이야기하며 본래의 이름은 '가면극'이라 칭하여야 옳으나 70년대 활발히 일어난 대학가의 탈춤부흥운동과 함께 일반적 통칭이 되었기에 탈춤이라 부른다. 우리나라 탈춤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특수한 사항들이 있다. 이를 통해서도 우리 문학의 고유의 정서와 미학을 찾아보도록 하자.

탈춤이란 탈을 쓰고 추는 춤을 말한다. 왜 탈을 쓰고 춤을 추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신에게 뭔가 특별한 소원을 청하기 위해 썼을 수도 있고, 그 소원이 이루어지길 간절히 원하며 그들이 썼을 탈을 신성한 색과 문양으로 장식하며 일종의 터부를 만들었을 것이다. 탈춤이 신앙의 모습에서 놀이의 형태로 발달되면서 역할이 생겨나고 거기에 걸맞은 내용도 구성이 되어졌고 그 역할에 적합한 모습을 한 탈이 만들어졌다. 인간은 그것을 쓰고 그 역할의 인물이 되어 연기를 하고 춤을 추었다. 계급사회, 표현의 자유가 없었을 때 탈은 또한 좋은 면책 특권이었다. 억압받는 피지배계층은 탈춤을 통하여 지배층을 가차 없이 비판하고 조롱하며 즐거워했고, 그들의 지배층은 탈판에서 벌어지는 그러한 오만 방자하고 괘씸한 행위에 대하여 면책특권을 부여했다. 아마도 탈을 썼기 때문일 것이다. 최소한 탈춤이 벌어지는 그 공간만큼은 해방된 공간이었다. 거기서 그들은 계급사회의 모순과 착취, 지배층과의 갈등, 그리고 숨 막히게 조여 오는 각박한 현실의 생활고와 나아가 인생살이 그 자체의 위선을 해학과 강한 비판 정신으로 극복했다. 

탈춤의 대사는 전승적으로 고정되어 있다. 그러나 고정된 대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공간적․시간적․관중적․놀이적 현장성 속에 살아 잇는 언어이기 때문에 즉흥성을 갖고 있으며, 구연적인 화술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민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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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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