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재난 속 지옥이 된 도시 - 정유정 <재난>

윤지연 · 교사
2024/04/04
정유정 <28>
총체적 재난의 시작

부인은 걱정이 됐다. 아픈 남편을 집에 두고 일하러 나왔는데 퇴근이 늦어진다. 119에 연락을 해서 남편이 잘 있는지 확인을 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기준의 팀이 배정되어 아파트로 출동을 했다. 문은 잠겨 있고, 두드려도 대답이 없다. 심상치 않은 낌새를 느낀 기준은 창문을 통해 아파트로 진입을 하기로 한다. 아파트에 진입하는 순간, 큰 개 한마리가 창문을 통해 뛰쳐나갔다. 놀란 마음을 추스리고 방안을 살펴 보니 남자가 죽어 있다. 기르고 있던 개들도 모두 죽어 있다. 사람도 개도 눈은 시뻘겋다. 여기는 화양시, 서울의 북쪽에 붙어 있는 도시를 고립된 지옥으로 만들어 버린 전염병은 이렇게 발견됐다.
 
28일간 지옥이 된 도시, 그 안의 사람들

<28>은 사람과 개를 통해 전염이 되는 정체불명의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지옥이 된 화양시가 배경이다. 전염병이 처음에 어떻게 화양시로 들어왔는지 알 수 없고, 처음에는 병의 원인은 물론 전염이 되는 메카니즘도 알 수 없어서 시민들은 속절없이 죽어 나간다. 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려 죽지만 일부 항체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죽지 않고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를 한다. 자신의 목숨만을 돌보는 사람도 있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도 있다. 혼란의 와중에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도 있고, 범죄자들의 표적이 되는 사람들도 있다. 작가는 다른 작품에서도 그런 것처럼 참혹한 사람들의 모습에서 고개를 돌리지 않고 똑바로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면서 피가 튀고 사람들이 죽어가는 장면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인수공통전염병이 화양시를 덮치고 별다른 대책없이 시민들은 죽어 나간다. 이 틈에서 살아 남은 사람들은 지옥을 체험하게 된다.

사연이 없는 사람은 없다.. 동물까지 그렇다

<28>은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서 등장인물들이 많고 소설의 시점은 각 등장인물들의 관점을 돌아가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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