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석과 상상] <그것> ‘광대’ 트럼프가 나타났다

허남웅
허남웅 인증된 계정 · 영화평론가
2024/04/08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그것>(2017)이 개봉한 지도 벌써 7년이 흘렀다. <그것: 두 번째 이야기>(2019)까지 두 편으로 구성된 <그것> 시리즈는 1편부터 호평을 받았다. ‘춤추는 피에로’ 페니와이즈(빌 스카스가드)를 두고 공포물의 역대급 캐릭터라는 찬사를 받았고, 1985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가 <이티>(1982) <구니스>(1985) <스탠 바이 미>(1986) 등 1980년대의 청소년 모험물의 향수를 되살렸다는 평가도 얻었다. 원작자 스티븐 킹도 ‘천재적인 작품’이라며 극찬을 보냈다. 나도 이들의 호의적인 평가에 동의하는데 좀 다른 지점에서 흥미를 느꼈다. 

소설은 주인공들이 성인이 된 1985년과 소년·소녀 시절이었던 1958년을 교차하며 이야기를 펼쳐간다. 그와 다르게 2부작으로 구성된 영화는 첫 번째 챕터 <그것>에서 아이들을 전면에 내세우되 배경은 1989년으로 가져간다. 원작에서 아이들이 활약했던 시절을 31년이나 훌쩍 건너뛰었다. 나는 이와 같은 설정이 1986년에 출간된 소설을 무려 31년 만에, 게다가 한 차례 동명의 TV 시리즈(1990)로도 만들어졌던 이 프로젝트를 2016년도, 2018년도 아닌 2017년에 리메이크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시간 배경만 변화했을 뿐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시골 마을 데리에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종과 살인이 빈번하다. 13살 소년 빌(제이든 리버허)도 비가 오는 날 동생을 잃었다. 부모님과 다르게 동생이 살아 있다고 확신하는 빌은 친구들과 모임을 결성하고 수색에 나선다. 이 모임의 이름은 ‘루저 클럽’이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힘이 센 동년배 일당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약골’들이다. 무엇보다 빌과 아이들에게 풍선을 들고 괴기한 분장을 한 피에로가 눈에 보인다. 27년을 주기로 나타나는 ‘그것’이 마을에 공포를 몰고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 루저 클럽은 당당히 맞서기로 한다. 

영화 <그것>이 배경으로 삼은 1989년에는 미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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