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운 노년생활] 나이 든 여성을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

조유리_다나
조유리_다나 · <그런 엄마가 있었다> 작가
2024/04/22
- 영화 <69세>가 던지는 이중 차별의 문제

* 영화의 주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사진 출처 : (주)엣나인필름
서러울 만큼 가혹해진 연령 차별
우리나라는 나이에 대한 구분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뚜렷한 사회다. 특히나 처음 만나는 관계에서는 누가 윗사람인지 서열정리부터 해야 상대를 부르는 호칭이 정리되고 그 다음 관계로 진척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나이에 대한 구분이 ‘구별’에서 머물지 않고 ‘차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필자의 기억에, 약 1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에서 나이에 따른 차별의 문제는 윗사람이 행사하는 아랫사람에 대한 멸시와 무시가 대부분이었다. 아랫사람을 ‘버릇없고 철없는 젊은이’로 규정하고 무조건 윗사람의 말을 금과옥조로 여겨야 한다며 ‘라떼는’을 입에 달고 사는, 이른바 ‘꼰대짓’이 바로 그것이었다. 요즘은 이러한 풍조에 더해서 나이가 많은 윗세대에 대한 조롱과 멸시 또한 더해졌다. 아마 조금만 최신어에 민감한 이들이라면 ‘틀딱’이라는 단어를 들어봤으리라. ‘틀니를 딱딱거린다’는 뜻으로 젊은 사람들이 노인을 비하하는 뜻으로 사용하는 단어다. 최근에는 ‘노슬아치’라는 단어도 생겼는데 노인과 벼슬아치의 합성어로 ‘나이 드는 것을 벼슬로 생각하는 노인’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언어는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니 이런 신조어의 탄생만으로도 노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가늠해볼 수 있다. 
   
‘에이지즘(agizm-연령차별)’이라는 단어는 이러한 인식을 정의한다. 미국의 노인의학 전문의 버틀러(Robert N. Butler)가 노년이 되면서 겪는 차별을 지칭한 단어인데 노인을 상대로 공공연한 비난과 편견이 당연시되는 사회적 태도를 개념화한 것이다. 그런데 단순히 나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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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육아, 교육 분야의 잡지에서 기자로 일했다. 결혼 후 힘든 육아와 부모의 질병을 겪으며 돌봄과 나이듦에 관심 갖고 사회복지를 공부한다. 저서는 친정 엄마의 10년 투병에 관한 이야기이며 본명과 함께 다정한 나이듦을 뜻하는 '다나'를 필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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