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좋은 나라냐는 아이의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지금 당장 네가 살기엔 나쁘지 않은 나라지만 내가 죽고 우리집이 파산하고 네가 보육원에서 학교를 다녀야 한다면 그때는 좋은 나라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할 수는 없어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호종료아동 자립 실태 및 욕구조사(2020)'에 따르면, 보호종료아동(자립준비청년*) 732명 중 42.8%가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라고 응답했다. 독립한 청년들도 고물가에 허덕이다 다시 부모 품으로 돌아가 부모의 돈으로 생활하며 돈을 아끼고, 이십 대 후반이 되어야 제대로 된 직장에 자리를 잡는 청년들이 많아진 세상에서 주민등록증 상으로 '어른'이니 이제 나가서 혼자 살아보라고 하는 것은 사회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킨다. 한쪽에서는 부모의 과도한 개입으로 지나친 입시경쟁, 고비용 저효율의 사교육, 불법증여, 편법입학, 부정입학, 취업청탁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부모가 없어서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