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수능에 말을 얹어서 한바탕 난리가 나고 있는데, ‘비문학’ 지문을 콕 집어 얘기하는 대통령을 보니 전직 입시 국어강사로서(?) 감회가 남다르네요.*국어 강사 생활하면서 모의고사 푸는 학생들에게 가장 독촉했던 건 ‘지문 너무 오래 들여다보지 마!’였어요. 진득하게 글을 읽고 분석하는 건 불가능해요. 80분 안에 45문제를 푸는 국어 시험에서 그랬다간 망하기 십상이거든요. 비문학을 자신하는 어른들도 아마 시간제한 걸고 풀게 하면 손 못 댈 거예요. 인문·사회 지문은 8~10분, 과학·기술 지문은 15분 내로 커트했었어요.원래 비문학은 선행 지식 없이 시험을 치는 거예요. 모르는 내용이 나와도 글의 논리를 추론하여 답을 찾아내라는 것이 수능에서 요구하는 ‘비판적 독해’의 핵심이니까요. 근데 문제는 수능 인플레가 너무 심해졌다는 거예요. 영어가 절대평가로 빠지고 탐구는 만점 싸움이 되면서 사실상 수능에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과목이 국어, 수학이 되었고, 수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