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과 비 내리는 날이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다. 장마가 길어지다 못해 우기가 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자주 나온다. 농담이지만, 이 말에는 절반의 진실이 있다. 장마는 길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한반도 기후는 우기와 비슷한 기후로 변해가고 있다. 어떻게? 장마 이후에 다시 ‘장마 시즌2’가 찾아와서다. 비와 비 사이의 간격은 짧아졌고, 강수량은 늘고 있다.
1. 장마 기간은 제자리걸음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는 “한국에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계속해서 비가 많이 내리는” 현상이다. “기상학적으로는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비가 오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 기간에 보통 매실 열매가 열려 동아시아권에서는 ‘매우(梅雨)’라고 불리기도 한다. 우산을 쓰고 길을 걷다 작은 초록색 열매를 본 적이 있다면, 대부분 매실이다.
1961년부터 장마를 기록해 온 기상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장마 기간을 살펴보면, 장마 기간은 1960년대와 지금 큰 차이가 없다. 아래는 장마 시작일과 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