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철새들이 옮긴다는 조류독감으로 수천 수만 마리의 오리와 닭이 생매장을 당한다. 한적한 지방 국도를 달리다보면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굳은 얼굴로 차량과 도로에 소독약을 살포한다. 뉴스에서는 2대 8로 곱게 머리를 빗어 넘긴 고위공직자의 결연한 표정을 클로즈업한다.​책임자가 전 행정력을 동원해서 반드시 조류독감의 확산을 막겠노라 공언을 하는 도중에도 나주의 씨오리 농장과 상주의 육계농장, 이천의 산란계 농장에서는 살아있는 닭과 오리를 포클레인으로 생매장한다. 비단 새뿐인가. 돼지 콜레라가 유행할 때면 전국의 돼지 농장에서도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산 생명은 본능적으로 죽음을 감지하고 살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치지만 포클레인의 비정한 삽 끝은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들이 죽어야 다른 개체가 살아남을 수 있고, 그래야 인간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미디어는 살아있는 생명을 포클레인 삽 끝으로 구덩이에 밀치고 파묻는 장면을 자세히 보도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먼 거리에서 포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