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 인증된 계정 ·
2024/01/15

50대에 직장을 그만두었을 때, "나이는 먹었지만 어른은 아니었다"고 말하셨어요. 어른이란 무엇일까요?

다른 사람에 기대지 않는 사람이 어른이지요. 어른은 홀로 설 수 있는 사람입니다.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요. 물론 다른 사람의 조력도 필요하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의지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주가 되어선 안 되는 거죠. 남의 도움이 없으면 불안하고 혼자선 아무 일도 못 하는 상태에 있는 건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거죠.



제가 쉰한 살에 직장을 나왔을 때 그랬습니다. 직장에서는 나름대로 일을 잘했고 인정도 받았는데, 나를 돌봐주던 울타리 밖으로 내쳐지자 내 힘으로는 월 200만 원도 벌 수 없는 사람이더라고요. 남이 시키는 일을 남의 마음에 들게 잘하는 일은 어른의 일이 아니란 사실을 그때 비로소 깨달았지요.



지금도 내가 온전한 어른이 된 건지 확신하긴 어렵습니다. 경제적으로는 홀로서기가 가능해졌지만, 심리적으로 성숙한 어른은 아닌 것 같아요. 여전히 눈치를 보고 불안과 강박으로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거든요. 늘 조마조마하고 조급합니다. 갈급하고요. 한마디로 여유가 없습니다.



청소년기에 몸은 어른이 됐고, 지금은 경제적으로 어른이 됐다면, 앞으로 과제는 정신적으로 어른이 되는 겁니다. 해도 해도 안 되면 그저 귀여운 어른으로 늙어갈 수밖에요. 다른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어린아이처럼요. 그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alookso콘텐츠

강원국 인증된 계정 ·
2024/01/15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셨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출연자의 한마디는 무엇이었나요?

김동식 작가가 그러더라고요. ‘나는 댓글로 글쓰기를 배웠다.’ 나도 글 쓰는 사람으로서 이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는 댓글을 못 보거든요. 나쁜 얘기가 있을까봐서요. 그런데 김 작가는 댓글로 글쓰기를 배웠다고 해요. ‘맞춤법이 틀렸다.’ ‘그렇게 쓰면 안 되고 이렇게 써야 한다.’는 지적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고요. 그렇게라도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준 사람이 없었다고 하면서요. 짠하면서도, 이게 바로 글 쓰는 사람의 자세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훨씬 나이가 많고, 글 쓴 경력도 몇 배는 더 될 텐데 부끄러웠습니다.



김동식 작가 말고도 책에 등장하는 열다섯 명, 한 분 한 분 모두에게 무릎을 탁치게 만드는 한마디가 있습니다. 그 한마디를 뽑아내는 게 저의 임무였고요, 그게 나올 때까지 묻고 또 물었기 때문에 반드시 그 한마디가 있습니다. <강원국의 인생공부>에서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alookso콘텐츠

강원국 인증된 계정 ·
2024/01/15

성장하기 위해서는 왜 꼭 사람에게 배워야 할까요?

사람에게서 직접 듣는 얘기는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금방 습득할 수 있으니 그렇습니다. 제가 이상한가요? 저는 제가 관심 있는 내용에 관해서는 몰랐던 내용과 새로운 사람에 관해 아는 게 달디 답니다. 그것을 어디다 써먹을 생각을 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나이는 상관없어요. 아니 나이를 먹을수록 더 그렇습니다.



저도 젊었을 땐 그렇지 않았거든요. 저같이 예순이 넘어 얼 만큼 살게 되면 인생의 퍼즐 조각 맞추기가 즐거워집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건 인생의 퍼즐 조각 맞추기 같은 건데, 나이가 들면서 이게 재밌을 수밖에 없어요. 그림 퍼즐 맞춰본 분은 알겠지만, 웬만큼 조각을 맞췄을 때 전체 그림의 윤곽도 드러나고 퍼츨 맞추는 속도도 빨라지거든요. 그때부터 흥미진진해집니다.



저는 인생의 7부 능선을 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 삶에서 알고 깨달은 내용을 다른 사람의 그것과 맞춰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면서 반갑고 흐뭇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alookso콘텐츠

강원국 인증된 계정 ·
2024/01/17

@skylll7410 세가지 물어보셨는데요. 우선 출판사는 규모와 성향에 따라 장단점이 있습니다. 저는 큰 출판사에서도 내봤고 1인 출판사에서도 내봤는데, 어느 쪽이 좋다고 말할 수 없더군요. 큰 출판사는 마케팅 능력 등이 좋은 반면 작가 개개인에게 신경을 덜 쓸 수밖에 없고, 작은 출판사는 그 반대입니다. 한 가지가 좋으면 다른 한 가지는 아쉽기 마련이지요.  모든 게 만족스런 그런 출판사는 없습니다. 중요한 건 편집자인데, 저는 모든 편집자와 합이 잘 맞는 편입니다. 비결요? 무조건 편집자 말을 따르는 거죠. 저는 편집자 시키는 대로 합니다.  그게 성공 비결이기도 하고요. 내가 썼지만, 그게 편집자 자신의 작품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줘야 하는 거죠. 강연 수락할 때 기준은 무조건 선착순입니다. 부르는 데가 어디고, 누가 듣고, 강의료가 얼만지 묻거나 따지지 않습니다. 불러주시는 게 감사한 일이죠.     

강원국 인증된 계정 ·
2024/01/17

@김진형 좋은 질문 고맙습니다. 그런데 답변드리기가 참 조심스럽네요. 그냥 제 경험을 말씀드릴게요. 저도 두려웠고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막상 시작하고 나면 훨씬 편안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치밀하게 계획을 세울 필요는 있지만, 모든 걸 완벽하게 준비한 후 시작하겠다는 생각은 좀 버리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망설이는 시간을 너무 길게 하진 말았으면 합니다. 일단 시작하고 부딪쳐야 합니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한발 한발 나아가야 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나만의 답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강원국의 지금 이 사람> 진행하면서 보니까, 모두가 자기만의 답을 갖고 있더라고요. 과거에는 길이 하나밖에 없었지요. 그것을 정답으로 간주했습니다. 그 길 위에서 줄을 섰지요. 앞에 서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했습니다. 이제는 각자의 길을 가도 되는, 아니 가야 하는 시대인 듯합니다. 오래 살기 때문에 실패를 해도 만회와 복구의 기회가 있습니다. 가보다가 아니면 다시 또 시작하는 거죠. 리셋! 리셋! 리셋! 과감하게 새 출발해보실 것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강원국 인증된 계정 ·
2024/01/17

@이지은 지은님, 힘드신가 봐요? 저도 자주 그런데요, 그럴 땐 어떤 사람의 글도, 누구의 말도 도움이 되지 않더라고요. 저는 그런 때 글을 쓰거나 말을 합니다. 내 심정과 처지를 누구에게 하소연하거나 혼자 글을 씁니다. 주로 아내에게 얘기하는데요, 실컷 얘기하고 나면 풀립니다. 아내에게 말하기 어려운 내용은 글로 씁니다. 말하고 쓰고 나면 왜 풀릴까요? 말이건 글이건 표현하고 나면 내가 느끼는 감정이나 입장이 객관화되는 것 같습니다. 내 일이 아닌 남의 일 같이 되는 거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요. 그런 상태에서 바라보면 그다지 심각한 일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말하고 쓰면서 해결 방법이나 대비책을 찾기도 하고요.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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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5

운좋게도 기회가 되어 제주에 살며 3년동안 100여분의 작가님들을 북토크에서 만났습니다. 읽기와 쓰기에 대한 저마다의 신념이 있으셨어요. 그중에서 가장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여쭤봅니다.

-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시는 분이 있으며, 오히려 책을 많이 읽지 말고 경험을 하라고 하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 떠오를 때마다 짧게라도 메모를 하라는 분도 계셨고, 그 경험을 묵힌 뒤 나중에 글로 내어놓으라는 분이 계셨습니다.

아직 읽기와 쓰기에 초보인지라 두가지 모두를 해보고 저에게 맞는 것을 찾아야 할까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우문현답을 기다리겠습니다, 강원국 작가님.^^

덧. 라디오 너무 재미있게 들었는데 더이상 강원국 작가님만의 솔직발랄한 질문을 들을 수 없어 아쉽습니다. 언젠가 꼭 다시 라디오 디제이로 돌아와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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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5

방송을 통해 본 강원국 님은 참 재치 있으시고 자기 PR을 뻔뻔하지만 재미있게 하셨습니다. 조금만 선을 넘으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가 될 수도 있는데, 선을 넘으신 적은 없으셨어요. 그런 면은 어떻게 성장시키나요?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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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5

논리적인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데 어렵습니다. 작가님은 단문 위주로 글을 쓰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가독성 좋은 글을 쓰려면 꼭 지켜야 하는 원칙은 무엇이 있을까요? 

청자몽 ·
2024/01/15

강원국 작가님! 안녕하세요. 여기서 (온라인으로) 뵙게 되다니, 반갑습니다. 제 질문 2가지는

Q1. 
글을 쓰다보니(제 얘기를 쓰다보니), 과거의 나와 비교되는 현재의 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져서 글을 멈추게 됩니다. 혹시 그럴 때가 있을셨을까요? 만약 그러셨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Q2.
전에 강연회에서 듣기로, 아내분의 지원을 많이 받으신 것 같은데..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밖으로 나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하셨을 때, 반대나 저항이 있으시지는 않았는지요? 어떻게 이겨내셨는지 궁금합니다.

.....
전에 강의하실 때! 굉장히 인상깊게 잘 들었습니다. 말씀 듣고 저도, 나의 이야기를 써봐야지 하고 쓰다보니.. [Q1]과 같은 상황이 되어, 더 초라함을 느끼고 좌절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부러워하는 형국이요.

이러면서 내 이야기를 계속 쓰는게 맞을까? 속상하기도 하구요. 반면 그래도 내 이야기를 써보는게 굉장히 의미가 있었어요. 그래도 열심히 살았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거든요.

반려자의 응원이 큰 힘이 될텐데, 무신경도; 어떻게 보면 도움이 되기도 하고 힘이 빠지게도 합니다. 반백을 넘어가니 이제 좀 서글플 나이여서인 것도 같고요.

여러 매체에서 자주 뵐 수 있어 반갑습니다 : )

댓글로 글을 배웠다/ 사람에게 배운다..
인상 깊습니다.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감사합니다.

.....
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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