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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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9

1995년 7월 9일은 제 전역일입니다. 전역일을 아직 까지 기억하는 이유는 그날 사랑하는 친구의 시신을 수습한 날이어서, 전역과 동시에 장례식장에서 슬픔과 술에 취해 힘들어 했던 날이기 때문입니다. 대학교 때 가난한 고학생을 알뜰히 챙겨준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기였던 녀석이 삼풍백화점 잔해에서 발견되었지요. 아마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연인이 되었을 정도의 상태였습니다. 엄마와 함께 주차장 램프로 나오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날 그 친구는 모스크바에 교환학생을 떠나기로 해서 유학생활 필요한 물품을 사기 위해 그곳을 들렸지요... 저는 한 학기지나고 합류하기로 했는데... 이런 허망한 일이 생겼습니다. 

저녁에 저를 만나기 위해 서두른 이유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한 동안 많이 힘들었지요. 발인하던 날 비가 많이 왔습니다. 그 날이 아직 생각 가득합니다.

살아 있었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 참 궁금합니다. 저와 정반대로 무척 밝고 희망 가득한 친구. 보고 싶네요.

강부원 인증된 계정 ·
2023/04/08

@눈속의사과 네. 저도 환기하는 마음으로 이야기했습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건이지만 새삼 잊고 사는 기억들이지요. 감사합니다. 

강부원 인증된 계정 ·
2023/04/09

@최성욱 감정이입 많이 되신 모양입니다. 현장에 있는 사람이 아무리 경고하고 여러 위험을 고지해도 말단 직위면 바로 커트되는 경우가 허다하죠. 다른 사례들이라 해도 그런 일들은 너무 흔하죠. 말씀 들으니 저도 울분이 몰려옵니다. 코멘트해주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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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09

현장 관리자의 경고가 무시되는 것은 신이 정해놓은 절대법칙 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아무리 말해봐야 계급장으로 컷트 당하기 일쑤이니....마치 사람이 죽어서 지구의 조화를 이루기 위한 장치 처럼 느껴집니다. 현장의 목소리가 무시당하지 않는 경우를 보기가 너무 힘들어요.

강부원 인증된 계정 ·
2023/04/09

@오지은 크고 작은 참사나 붕괴사고들 꼽아보면 한도끝도 없지요. 그간 너무 많은 희생이 쌓였습니다. 우리 사회가 대속하고 업보를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공감해주셔 고맙습니다. 

오지은 ·
2023/04/09

슬프네요. 앞으로도 연재하실 사고들을 생각하면.. 꼭 잊지 말아야 하겠지만 참담합니다ㅠ 막을 수 있었는데... 하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