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부원 인증된 계정 ·
2024/01/12

북한은 김정일-김정은 양대에 걸쳐 핵전략을 사용 중입니다. 김정일 체제 시기에는 핵개발을 빌미로 우리나라와 국제 사회를 위협했고, 김정은 대에서는 핵무기 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통해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재정을 투입해 핵개발-핵실험에 몰두하는 북한의 김씨 일가는 내부 통제보다 국제 사회에 군사력을 드러내는 데 열심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듯 지금까지 북한의 핵전략은 대외용으로 해석됐지만, 저는 오히려 북한의 핵 전략은 북한 김씨 권력이 가시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정통성 유지의 유일한 방법인 동시에, 체제 붕괴를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강력한 수단으로 보입니다.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핵무기와 장거리 발사 능력을 갖춘 미사일 기술은 북한이 국제 사회를 위협하며 자랑해온 기술적 능력입니다. 

또한 핵 미사일은 북한 인민이 상상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국가 판타지 서사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미국과 동일한 수준의 미사일 능력을 갖추었다.” 

“우리는 가난해도 남조선과 일본을 벌벌 떨게하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즉, 핵무기는 북한 정권의 프로파간다 장치인 동시에 인민들에게 3대 세습 권력의 정통성을 환기하는 흥행물로 기능합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지속되고 있는 북한의 핵능력 과시나 미사일 발사 실험은 국제 사회에 위협을 가한다기 보다 북한 내부 인민들의 판타지를 자극해 국가주의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기제로 활용되는 것 같습니다.

북한의 핵 미사일은 전형적인 '극장정치'의 전략이죠. 북한은 결국 우리에게 적절한 영화푯값을 요구하고 있는 셈인데, 윤석열 정부는 아예 "극장에 들어가지 않겠다", "그 영화 더이상 재미없다"고 반응하고 있습니다. 30년 간 극장정치에만 몰두한 북한체제의 붕괴가 불러올 손해가 막대하다면, 아니, 극장이 부도났을 때 감당할 방법이 당장 마땅하지 않다면, 어느정도 할인권을 끊어서라도 일단 극장 운영은 가능하게 해주는게 현명한 대처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다고 그것이 북한의 극장정치에 끌려들어가는 게 아니라, 우리 정부 나름의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대응이라는 것을 우리 국민들이 모르는 바 아닐텐데 말이죠. 

평화를 유지하는 것은 값비싼 비용이 들지만, 대립과 전쟁은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끔찍한 피해를 야기하니까 말이죠.  

구디 ·
2024/01/12

또 미국이 북한에 대해 지닌 목표가 무엇일지 궁금합니다. 북한을 비핵화시키는 게 우선인지, 미국이 중국이랑 경쟁하면서 그래도 나름 무기를 지닌 북한이 중국에 결속하는 걸 방지하는 것인지, 북한 길들이기인지, 아니면 아예 북한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닌지 등등요.

alookso콘텐츠 인증된 계정 ·
2024/01/15

질문주신 분들과 답변해주신 정욱식 소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정욱식님의 저서를 받으실 분은 @강부원 @처음처럼 입니다. 

인증된 계정 ·
2024/01/14

@강부원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다만 북한이 핵무기값을 요구하는 시대도 지나간 것 같습니다. 핵보유 자체가 목적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리사 ·
2024/01/12

중국은 북한이라는 카드를 적절한 시기에 외교에 잘 활용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중국이나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보다는 오히려 일정한 긴장감을 원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야 그들 나름대로의 한반도에서의 존재감을 유지할 수 있으니깐요. 세습으로 내려온 김정은 정권은 미워하더라도 북한국민에 대한 적개심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강한것은 부러져도 부드러운것은 쉽게 부러지지 않는데 한국의 북한관련 정책도 강보다는 부드러운 정책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A
·
2024/01/12

김정은이 김일성과 김정일과 비교해서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김정은 리더십이 이전과 다른 점이 있는지요

최윤정 ·
2024/01/12

@정욱식 빵점짜리 윤석열 정부에게 기대하기엔 너무 거리가 있는 연설문이지만,  어쩌면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문제를 풀 수도 있다는 희망을 주는 연설문입니다 ㅎㅎ
저의 질문에서 '전시작전권 환수'가 왜 문재인 정부에게 그토록 중요했는지에 대해서 답을 주신건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전시작전권 환수는 주권국가의 기본 같은 것이여서 당연한 것이지만,
전시작전권 환수를 위해서는 군비증강과 연합훈련 지속이 필요요소다. 군비증강과 연합훈련을 지속하면 남북관계가 나빠진다. 남북관계가 나빠지면 한반도비핵화 및 평화는 멀어진다... 는 것인데요. 
작가님 제안처럼 우선적인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비핵지대를 만들면 전쟁위험이 현저히 줄어드니 전시작전권 환수가 급하지 않은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 합니다. 
반대로 전시작전권 환수에는 관심 없을 것 같은 윤석열 정부는 연합훈련의 확대 및 한미 군사동맹에 군비증가까지 계획하고 있고, 평화체제는 원하지도 않으니 전시작전권을 환수받을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여기에 제가 모르는 어떤 정치함수가 있을까요?

인증된 계정 ·
2024/01/12

@papa 9.19 군사합의의 백지화 과정을 보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식의 강대강 대결이 여지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합의 파기 행위는 분명 규탄받아 마땅합니다. 동시에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위성발사에 대한 보복조치로 이 합의의 일부 조항을 효력정지시킨 것이 꼭 필요한 일이었나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남북 양측이 모두 자제하면 좋겠지만, 저는 윤 정부가 먼저 자제하면서 상황 변화를 꾀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 될 거라고 여깁니다. 북한이 아무러 발버둥쳐도 한미동맹이 더 강하니까요.

인증된 계정 ·
2024/01/12

@삶은계란 남북 당국이 싸우면서 닮아가고 있습니다. 철부지처럼 말이죠. 중재가 필요한데, 마땅한 중재자가 없어서 걱정입니다. 그래도 미국이 한국의 과잉행동을, 중국은 북한의 과잉행동에 우려를 표하면서 자제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중국 지인들에게 중국이 나서서 4자회담이나 6자회담을 추진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직 성과는 없지만 말이죠.ㅜㅜ

김민철 ·
2024/01/12

919 군사합의에 대해서 먼저 효력이 없다고 한 것은 우리 정부라고 하면서 북한은 기다렸다는 듯이 전면 파기를 선언했죠. 이번 북한의 도발도 그런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여지는데, 사실상 북한이 계속 합의를 어겨온것 아닌가요? 상대방이 지키지 않는 약속을 우리만 지키는 것은 바보짓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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