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인증된 계정 ·
2023/12/04

먼저, 황석희 번역가님을 이 곳에서 보게 되어 기쁩니다 :)

프로필 소개의 첫 번째에 위치한 데드풀을 비롯해 많은 작품들을 보면서 번역가님의 역량이 영화를 관람함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곤 했습니다. 사실 댓글을 잘 남기지 않는 편인데, 내적 친밀감 덕분인지 궁금한 점을 용기내어 댓글로 남겨보겠습니다. 

최근 AI 기술의 발전으로 번역 분야에서도 기계와 인간 사이의 영역 다툼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기술은 계속해서 발전하게 될텐데, 번역 분야에서 기계가 인간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견해가 궁금합니다. 

또한, 황석희 번역가님께서도 번역 작업 시 AI 기술을 활용하시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황석희 인증된 계정 ·
2023/12/04

@iamretroma 아주 잘못 퍼진 말인데요. “결과물의 질보다 단시간에 많은 작업을 수행하느냐에 따라 오퍼를 더 받는다”라는 것은 영화 번역계에선 비상식적이에요. 오래전 제가 일했던 케이블 티비 외화 번역처럼 아주 저단가 시장에서는 성립할 수 있어요. 저단가 시장엔 질보다 양이 중요한 작업들도 있거든요. 하지만 그 비싼 영화를 사와서 번역 속도가 빠르다는 이유 하나로 특정 번역가에게 주는 일은 상식적이지 않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잘하는 번역가에게 맡기려 합니다. 정말 중요한 영화라면 심지어 홍보나 개봉 일정을 미뤄서라도요. 저는 케이블 티비 번역 경력 8편간 정글에서(?) 수련한 덕에 번역 속도가 꽤 빠른 편이에요. 속도는 업계에서도 유명한 편이었어요. 영상번역 경력만 17년인데 저보다 빠른 사람을 한 명 봤거든요. 속도가 제1의 고려 요소라면 모든 영화 번역을 다 제가 맡아야겠죠.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잖아요 :)

기저귀 인증된 계정 ·
2023/12/04

번역을 하다가 진도가 영 나가지 않을 때 하는 루틴이 있으신가요?

황석희 인증된 계정 ·
2023/12/04

@schiele “내가 이렇게 번역을 못 하나? 이렇게 한국어를 못 하나?” 이런 생각은 정말 자주 해요. 모든 번역가가 그러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것도 쉬운 문장을 적절한 표현으로 옮기지 못할 때 자주 그런 생각이 들죠. 딱히 다른 노력을 한 건 아니고 평소에 이런저런 글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가능하면 같은 단어도 다양한 표현으로요. 훈련 삼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다 보면 표현의 풀이 늘어서 번역이 한결 쉽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황석희 인증된 계정 ·
2023/12/04

@노영식盧英植 일본병학교, 일본해군사관학교 둘 다 틀리지 않는다면 번역시 맥락이 가장 중요하겠죠. 저는 고유명사를 번역할 땐 당시 어떻게 불렸는가를 따지는 편입니다. 하지만 맥락상 관객에게 해군사관학교라는 의미를 빠르게 이해시켜야 한다면 해군사관학교를 쓰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두운 번역은 보기만 해도 괴롭네요. 작업 중 만나면 머리를 쥐어뜯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댓글로 쉬이 써드릴 수 있는 건 아니에요 :)

JACK    alooker ·
2023/12/04

번역은 제2의 창조라고 합니다. 
원작의 표현보다도 훨씬 와닿는 번역이 가끔 보여질 때, 진정한 번역의 가치를 돌아보게 하는거 같습니다👍

악담 ·
2023/12/04

영화 번역에서 중요한 것은 글자 수 같습니다. 최대한 글자 수를 줄여야 가독성이 높기 때문인데 번역하실 때 글자 수에 신경을 쓰시는지 궁금합니다. 

·
2023/12/04

1. 번역가님이 꼽는 내가 번역했지만 진짜 잘했다 싶은 최애 영화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2. 직역과 의역 사이 고민될 때 어떤 기준으로 번역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