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진 인증된 계정 ·
2023/11/22

@가넷 안녕하세요. 따뜻한 위로의 말 감사합니다.

방금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없다“는 표현이 맞을 거 같습니다. 굳이 있다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저의 신상이나 주민등록증 정도 일 것 같네요.

사실 저는 박진성이 저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것도 되길 원치 않았거든요. 박진성이 원하는 그 무엇도 되고 싶지 않았구요. 그래서 스스로 거리를 두고 일상과 피해를 분리하면서 살아가려고 했어요. ‘민사, 형사, 대법원. 그게 너의 이십대란다.’ 라고 그가 했던 말처럼 끌려다니고 싶지 않았어요. (물론 어찌하다보니 그걸 다 하게 됐지만, 다 이겼고, 무려 이십대의 반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잃어버린게 없기 때문에 꼭 되찾고 싶은 것도 없는 거 같아요. 대신 이번 판결로 인해 무언갈 되찾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김현진 인증된 계정 ·
2023/11/22

@이은의 안녕하세요. 너무 반가운 운명의 파트너, 이은의 변호사님! 

역시 모든 재판이 끝났다는게 큰 변화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도 범죄자 박진성을 감옥에 보내면서 마무리가 되다니. 속이 시원한 기분이에요. 분명 끝이 있을텐데도 이상하게 끝이 있다는 생각이 안 들었었거든요. 

오늘도 똑같이 출근하고 일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크게 달라진 거 같진 않지만 저 자신에게 좀 더 당당해진 부분들이 있습니다. 

4번의 판결, 4번의 승소, 1번의 감옥은 경험하기가 어렵잖아요. 그걸 제가 할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이에요.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합니다. 언제나, 화이팅.

이은의 인증된 계정 ·
2023/11/22

현진씨의 반짝반짝 빛나는 청춘을 응원합니다. 가해자가 결국 감옥에 가고 우리 현진씨의 일상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오늘은 어떤 하루였을지 궁금합니다. 화이팅, 언제나.

김현진 인증된 계정 ·
2023/11/22

@위근우 안녕하세요. 적어주신 칼럼 요즘도 계속 읽고 있습니다.

소송때문에 일상을 포기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성희롱 고발을 한 후 시를 적거나 읽을 수 없게 되었는데 이전에는 시집을 사고 읽는 것이 당연했던 적이 있기에 그립기도 합니다. 아직 고등학생일 때, 성인이 되면 카페에 앉아 시집을 읽는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었거든요.

친한 연대자분들께서 이제 소송이 다 끝났으니 여행을 가보라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소송을 겪으면서 커진 마음들이 다른 곳들을 둘러보며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돌아와서 다시 시를 배우고 싶네요.

천희란 ·
2023/11/22

현진님 안녕?! 희란이예요. 현진님과 재판을 함께 하며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러는 동안 꼭 묻고 싶은 질문이 하나 마음 속에 생겼는데 이상하게 입이 잘 떨어지지 않더라고요. 고등학생 김현진은 어떻게 시를 읽고 쓰는 일을 좋아하게 되었나요? 당시 김현진에게 시란 어떤 의미였을까요. 이 일을 겪고 여전히 시를 잘 읽지 못 한다고 이야기해왔지요. 현진님이 다시 시인이 되길 바라지 않아도 상관 없지만, 적어도 고등학생 시절 없는 용돈을 모아 시를 배우고 싶었을 만큼 좋아했던 시를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질문을 남겨 봅니다. 이제 그 시절 시를 읽고 쓰며 좋았던 감정 또한 떠올릴 시간이 되었으니까요! 

정작 누구보다 힘든 위치에 있는 당사자인데도 늘 지친 기색 없이 연대자들과 다른 피해자들의 마음까지 살펴주어 정말 감사합니다. 

악담 ·
2023/11/24

저도 모 시인으로부터 고소 진행 절차가 진행된 적이 있는데 그 사이에 그 시인이 성범죄로 형을 살아서 흐지부지된 적이 있습니다.박진성 시인 사건도 잘 알고 있죠. 힘든 시절 잘 헤쳐나오셨습니다. 

똑순이 ·
2023/11/22

저는 30대 후반의 두 딸을 둔 엄마 입니다.
그 기나긴 시간을 얼마나 마음 고생하셨을지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그 어떠한 말로 지난 8년간의 시간을 보상 받을수 있을까요ㅠ
질문을 해야 하는데 저는 앞으로 @김현진 님을 응원 한다는 말 남기고 싶어 댓글을 씁니다.
꼭 하시고 싶은일 하시면서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라요~~~

위근우 인증된 계정 ·
2023/11/22

안녕하세요. 얼룩소에서도 인사드립니다. 말씀하셨듯 박진성의 모함과 지리한 소송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십대의 반을 남기고 승리하셨습니다. 소송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이십대의 일상 중 가장 많이 그리웠던 것은 무엇인지, 아직 젊고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는데 혹 앞으로 꿈꾸는 진로나 남은 이십대의 시간 중에 하고픈 경험들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김현진 인증된 계정 ·
2023/11/22

@박민지 안녕하세요. 응원의 말씀 감사합니다. 

재판동안 감사히도 많은 연대자 분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 분들을 만나는 20대를 보낼 수 있다는게 평소엔 겪을 수 없는 큰 변화였어요. 인격적으로 성장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거 같구요. 더이상은 ‘무고범죄자 김현진’이 아닌 것도 바뀐 것 중에 하나겠네요. 저의 성희롱 피해 사실이 사실이라는게 무려 (2차 가해자 및 중립들이 울부짖는) 법적으로도 인정받았으니까요. 

제가 2019년 10월 박진성에게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해 소송을 처음 시작할 때는 아직 ‘무고범죄자 김현진’으로 알려져 있었던 때라 공개적으로 연대를 부탁드리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저의 첫 민사 재판인 걸 아시고 무려 충북 영동까지 찾아오신 연대자분들이 계셨어요. 저도 실제로 연대자분들을 처음 뵙는 자리였는데 응원해주시겠다고 다같이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을 들어가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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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2

현진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응원의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하다 글을 남깁니다. 긴 시간, 힘든 싸움에서 결국 이겼지만 그간의 지난한 시간들을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현진님의 이번 승리가 많은 피해자에게 용기로 다가갈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진님의 투쟁으로 바뀐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또 가장 힘들 때 들었던 응원과 위로와 격려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가요?

앞으로 늘 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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