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윤 인증된 계정 ·
2024/03/25

@그렇구나그렇구나 일단 제가 생각하는 여백이라는 것 부터요. 여백은 추구해야할 좋은 게 아니에요. 특히나 요새는 무언가를 이루는 열정적인 삶의 태도가 중요한 시절이니까요. 당연하 이야기지만, 열심히 열정적으로 사는 건 부럽고 멋진 일이에요. 제가 여백을 많이 확보해서 나온 결과는 대부분 게으른 거거든요. ^^ 딱히 할 일이 없는 상태에서 멍하게 창밖을 바라보는 그런 시간들이요. 나태하고 게으른 건데, 왜 이걸 좋아하냐면, 그래야 무언가가 내 것이라는 확실한 느낌같은 게 들어요. 단 한 명의 타인, 한 문장의 글, 하나의 영어 단어를 목적없이 오래오래 음미할 때에만 느껴지는 쾌감같은 게 있거든요.

이걸 어떻게 하느냐.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사람이 되는 기분을 상상해요. 영화에 나오는 청부살인업자처럼... 일상에서 하고 있는 일, 가지고 있는 물건을 제거할 때 말이죠. 이건 순간에 결판이 나요. 순간의 선택이니까요. 아주 예전인데, 전기밥솥을 버리던 순간이었어요. 솥밥의 세계로 가는 건데, 너무 괴로운 거에요. 전기밥솥이 없으면 못 살 것 같은 공포심이 올라오는 거에요. 이렇게 쓰면 웃기지만, 딱 그 순간에는 정말 괴로워서 미칠 것 같아요. 밥솥을 내려놓고, 노려보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밥솥을 덥석 끌어안아 버렸어요. 스스로 너무 웃겨하다가 냉혹하기로 했죠. '이 순간 나는 이걸 버린다. 그리고 후회가 되면 나는 냉혹하게 50만원을 써서 새로 사버릴 것이다.' 

아이에게 도시락 싸주는 가사일도 그렇게 냉혹하게 없앴어요. 아이에게 냉혹한 게 아니에요. 아이에게 도시락 싸는 메뉴, 도시락 설거지하는 법, 포장방법 등을 하나하나 가르치는 동안 아이는 신나했고, 실천을 하면서부터는 가족들이 다 자는 동안 스스로 도시락을 챙기는 시간의 혼자만의 고요함을 좋아하고 자랑스럽다고 했거든요. 하지만 그걸 내가 하는 일에서 잘라내는 건 정말 냉혹한 결심이 필요했죠. 아이가 엄마가 아침에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눈치를 조금이라도 줬다면 쉬워졌을 거에요. 엄마로서 꼭 해줘야 하는 일이구나 했으면 선택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나 스스로 엄마라는 사람으로서 괜찮은건지에 대한 생각 때문에 어려웠지만, 결국 냉혹하게 여백을 택했어요.      

그러니까, 저의 대답은 '굳이 여백을 만들 필요는 없다. 바쁘게 사는 건 좋은 일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이유에서든 여백을 만들겠다고 작정했다면 이유나 당위가 아니라 순간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훌쩍 뛰어넘는 기분처럼 말이죠.

참... 팬이라고 해주시는 건 언제나 설레요. 한 평생, "넌 좀 이상해," 그런 말 많이 들어서, "음. 어쩔수 없지"라고 체념했었는데, 덕분에 책을 한 권씩 더 낼 수 있지 뭐에요. 근데 알고보니 다들 그런 말 들으면서 살아가고 있는 거였던 거에요.. 그래도 신기한 기분이에요.. ㅎㅎ  

”남들의 인정에 기대지 않아도,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것.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상관없죠.“라는 말을 오래 생각했어요. 저는 인정 없이 움직이기 어려운 사람이어서 뭐든 오래 지속하는 건 ‘잘하는’ 영역의 것들이었거든요. 그런데 희한하게 일본어 공부만큼은 남들보다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아요. 제가 모자라고 부족하다는 게 창피하거나 싫지도 않고요. 난생처음 ‘최고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느낌을 준 영역이에요. 그걸 이렇게 글로 쓰는 게- 인정에 목마른 사람 같아 조금 부끄럽긴 한데요, 작가님 인터뷰를 읽으면서 어쩌면 ”주인이 되는 목적성으로서의 배움“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잘하고 싶단 욕심은 여전하지만 그보다 더 큰 층위에 이 배움이 즐겁고 기껍다는 느낌이 있어요. 그 정체를 이 인터뷰로 하여금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아요. 고맙습니다. ♡ 

박혜윤 인증된 계정 ·
2024/03/26

@popo 

글을 쓸 때에는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요. 
내가 정말로 느끼고 생각한 것인가? 
그리고 남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할 이유가 무엇인가? 

세상에는 누군가는 글로 써야하는 중요한 일들, 글로 쓰면 멋지고 아름다운 것들이 많지만, 그걸 내가 진실로 느꼈는지는 별개인 것 같아요. 아무리 시시하거나 사소한 이야기라도 이 세상에 오로지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인지를 질문해보는 거에요. 소로가 <월든>에서 제발 너 자신의 이야기를 써라고 했던 부분을 정말 좋아해요. 

하지만 여기서 두번째 질문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왜냐하면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그걸 그걸 누군가에게 듣는 것도 아니고 읽으라고 할 수 있으려면 그건 나의 이야기를 벗어나야 하는 거에요. 모든 사람이 다 읽어야 한다는 뜻도 아니고, 언제나 성공하는 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글을 쓸 때에는 어떻게 보편성에 연결시킬 것이냐를 생각해본다는 거죠. 

기사를 쓰는 것과 제가 쓰는 글은 겉으로보면 테크닉적으로는 완전히 다르지만 질문은 비슷한 것 같아요. 나에게 재미있는 내용인가? 이게 왜 중요한가? 논문도 마찬가지에요. 이 두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으면, 쓰는 건 형식에 맞춰서 저절로 나아가게 되죠. 

기자생활은 즐거웠어요. 4년 남짓 짧은 기간이고, 취재부서에 있지도 않았으니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요. 영미매체들의 분석 탐사기사들은 발굴해서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전하는 일을 주로 했는데, 각 나라 독자들의 관심사와 사고방식이 얼마나 다른지 파고들어야만 했으니, 저는 너무 신났죠. 게다가 한국에서 조직 생활은 어떠한지도 다양하게 배웠어요. 신문사 조직에만 한정된 게 아니라, 다양한 다른 직업군 사람들과 접하게 되니까요. 그냥 접하는 게 아니라, 기자라는 입장에서 많은 질문을 할 수 있어서요.    

박혜윤 인증된 계정 ·
2024/03/26

 @anne0328 

제 글을 좋아해주시는 것도 고마운데, 그 이유가 스스로를 관찰하게 됐다니, 딱 저의 글쓰기 목표가 맞은 것 같아서 더 기뻐요. ^^  

부정적인 감정에 대하여: 

첫번째 단계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마음껏 느껴요. 미운 사람에 대해서는 마구마구 욕하고, 질투나 불안도 '아, 미칠 것 같아.' 이러면서... 제가 평범한 속좁은 인간이라서 그런 거겠지만, 이렇게 마음놓고 성질을 부리는 게 신나고 후련하기도해요. 대신, 단 하나의 원칙이 있어요. 이 기간을 지나는 동안에는 철저하게 타인과의 접촉을 완벽하게 끊고 혼자서만... 이 시기의 감정에서 나온 내 자신의 생각들과 행동들을 저는 하나도 믿지 않거든요. 이 원칙을 잊지 않기 위해 이미지가 필요한데 그게 '사이렌'이에요. 오디세이가 지나는 항해 길에, 사이렌이 노래를 부르면 뱃사람들이 다 물에 뛰어들어서 죽었죠.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 오디세이는 미리 자신의 온 몸을 묶어버렸어요. 너무도 간단한 방법이지만, 그 방법밖에 없는 거에요. 사이렌의 노래를 듣듯이 부정적인 감정을 온전히 다 느끼고 경험하지만, 내 몸이 꽁꽁 묶여있다는 걸 절대 잊지 않아요.

그러고 나면 두번째 단계로 진짜 생각을 해봐요. 잘 숙고된 나의 감정은 나에게 딱 맞는 행동 방향을 가르킨다고 믿어요. 누군가가 싫다면, 그 사람은 내게 독과 같은 존재라 멀리해야 하는 거죠. 화가나서 후회할 만한 행동으로서가 아니라, 차근차근 무리없이 멀어지는 행동을 생각해보는 거에요. 하지만 반대 방향을 가르치기도 하죠. 가령 자식도 싫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에는 싫어하는 감정을 불러일으킨 무언가가 내가 외면하고 싶은 어떤 진실을 가르키는 거죠. 그것을 대면하는 행동들에 대해 생각해봐요. 주로 나의 단점이나 모자람 같은 건데, 이런 깨달음은 죄책감이나 자학이랑 다르게 나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같은 거라 내 행동에 변화를 가져오죠. 

이 두 가지는 그렇게 간단하게 정해지는 건 아니에요. 그래서 오래 생각해보고, 그래도 잘 모르겠으면, 언제나 간직해둬요. 상관 없는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떠오르기도 하고, 책이나 영화를 보다가도 답을 얻기도 해요. 영원히 답이 없는 것들도 많고요.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정적 감정들이 도드라진다는 데에는 전적으로 동감해요. 저는 그게 좋아요. 나에게 좋은 것과 나쁜 것을 판단하는 데에 있어서 더 분명해지고 빨라졌다는 거니까. 나이를 먹어가면서 데이터가 그만큼 많이 쌓인 거죠. 역시나 이번에도 '사이렌'의 원칙... 나이는 나 혼자 먹은 거니까, 타인에게 말은 하지 말자.     

박혜윤 인증된 계정 ·
2024/03/25

@제이미로그 미국에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한인들이 없는 시골에서 생활해오고 있어요. 미국이라도 도심이나 도시근교에서 살 때는 한국에서 살 때와 큰 차이를 못느꼈어요. 대학은 당연히 나와야 하고, 어느 정도 벌어서 어떤 정도의 집에 살아야 하고... 그런데 시골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요. 더 세게 말하자면, 무지하게 희한한 사람들이 천지에요. 저도 그래서 제멋대로 살아도 될 것 같은 용기같은 게 생긴달까... 그런데 이게 전적으로 좋은 것만도 아니에요. 매 순간 내가 판단하고 내가 결정할 일이 무수하거든요. 그리고 제멋대로 사는 게 대체로는 경쟁력이 없는 쪽으로 마음이 가기도 하고요. 

가장 좋은 예가 코로나 시절 마스크 착용... 참혹하게 사람들이 죽어나가던 시절에도 시골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게 살짝 눈치가 보일 지경이었어요. 정부 지침 지키지도 않아요. 그래서 시골사람들을 엄청 욕하고 미국을 떠나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중국의 락다운을 보니까,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미국 생활의 즐거움도 괴로움도 다 다양성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인공지능이건, 환경오염이건, 원자폭탄이건, 인류가 어떤 식으로든 멸망하는 미래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영화 <타이타닉>에서 배가 침몰하는 동안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 그리고 영화 <돈룩업>에서 지구가 멸망하는 와중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저녁을 먹는 장면에 공감해요. 배가 침몰하지 않고, 지구가 멸망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 덕분에 마지막 연주는 극치의 아름다움을 느꼈을 것이고, 매일 생각없이 먹었을 식사와 가까운 사람들과의 사소한 갈등을 잊고 극치의 행복한 한끼가 됐을 거에요. 당장 망하는 건 아니지만, 비슷한 마음으로 나의 오감, 나의 사람, 나의 시간을 더 의식적으로 느끼려고 해요.  

이건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성향일 뿐이에요. 영화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각각 다른 반응들을 보이죠. 돈을 더 벌 수도 있고, 지구를 탈출해서 더 좋은 세상으로 갈 수도 있고... 그렇게 활용방법은 각자 자신의 성향에 맞는 걸 찾아야 할 것 같아요.   

박혜윤 인증된 계정 ·
2024/03/28

@diana0202 도태되지 않기 위해 배워야 한다는 불안이나 강박이 옛날 언젠가에는 저에게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없어진 건, 역설적이게도, 인공지능 같은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어차피 해봐야 내가 따라잡을 수는 없겠구나라는 포기에서 시작된 것 같아요. 특히 저는 인문계라 포기가 더 쉬웠던 듯.

그런데 재미있는 건, 현대사회에 도태되고 있는 인문학적 탐구를 통해 이상한 경쟁력이 생겨요. 흔히들 이야기하는 정신승리. 사실 자기 합리화랑 별 차이가 없는데, 그런 조롱이나 염려를 뚫고 계속 나아가는 힘도 인문학적 탐구에 있거든요. 그렇게 나아가면 흔들리지 않는 승리감이 느껴져요. 남들을 이기는 승리감이 아니라, 이건 나만이, 내가 해온 경험만이 말해줄 수 있는 무엇이라는 느낌이에요. 

저는 공부를 내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그건 내 자신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둔다는 것이기도 해요. 재능도 없고, 이거 해서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이런 염려들을 뚫고, 새로운 나를 만나는 거죠. 그러니 알아간다는 건 조금 틀린 표현일 수도 있어요. 알아간다고 하면 원래의 정해진 '나'가 있고, 그걸 발견한다는 뜻처럼 들리지만, 그건 아니에요. 누구든 인간은 무수한 가능성의 존재니까요.  

d
·
2024/03/27

요즘 사회에선 ‘성장’하지 않으면 안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일이 끝난 후에도 끊임없이 무언가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어쩐지 ‘공부한다’는 단어에 대해 의문이 생깁니다. 작가님이 생각하는 ’공부‘의 정의가 무엇인지, 현대인들이 도태되지 않기 위해 계속해서 무언가를 배워가는 행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 궁금합니다. 또한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 공부를 할 때 가져야하는 태도는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작가님의 의견이 듣고 싶습니다 :)

b
·
2024/03/27

안녕하세요 작가님! 
작가님 책을 읽고 팬이되어 이번 신간도 바로 구입하여 읽고있어요!!
저는 결혼한지 2년된 30대초반인데 결혼하고 더 안정감을갖게된거같고 영어공부나 독서도 싱글일때보다 더 열정적으로 하고있고요
사실저는 작가님과는 조금다른성향이라 항상 자기계발해야하고 소위 갓생을 추구하며 살아야한다는 주의에요...계획대로되지는않지만 그런걸하면서 제부족한 자존감을 채우고있는걸지도요...
막상결혼하고보니 주변에서...특히 시댁에서 바로 아이를가지라는 압박이바로들어와서 많이 당황스러웠어요 
아이를갖는다는건 곧 나를 잃는것만같다는 생각이들었어요
전 스스로하는공부도 넘재미있고 하고싶은것도많은데
아이를갖는다는건 이모든걸포기한다는것과 같은생각이 들었거든요.. 몸과마음둘다요....제가너무 이른걱정을하는걸까요?? 사실 아이가 없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점점드는데 주변에선 힘든걸 상쇄할만한 기쁨이 있을거래요.. 전아닐거같은데말이죠...선택은 나의몫이지만 부모님과 맞설 자신도없구요.. 만약 아이를 낳는다면  나를잃지않는 육아가 가능할까요??
작가님께서는 아이를키우시면서도 공부도 계속이어나가시고 여러활동을해오셨는데 어떤마음가짐이나 가치관이있으셨는지궁금해요!

g
·
2024/03/27

작가님 안녕하세요. 저도 정말 팬이고 작가님 글은 늘 기다리며 읽고 있어요 ^_^
한 번 밖에 못가보긴 했지만 시애틀과 그 주변 자연 너무 좋았어서 
그곳에 살고 계시다는 것도 괜히 좋구요 ㅎㅎ 
위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쓰고 싶은 주제에 대한 말씀 너무 궁금하고 정말 읽고 싶어요 꼭 저 주제로 책 내주시길 바래봅니다. 

질문하고 싶은 것들이 사실 많은데 ㅎㅎ 

하루를 어떻게 보내시는지도 궁금하고 
전 우유부단한 면이 있는데다 완벽을 추구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 
사소한 선택도 어려울때가 많은데..
작가님에게 가장 어려웠던 선택은 뭐였을까 궁금해요. 

박혜윤 인증된 계정 ·
2024/03/27

@bboo 비정규적으로 몇 달씩 하고 있어요. 현재는 안 하고 있는데, 광고는 저의 네이버 블로그에 하고 있어요. blog.naver.com/wildwilthing 

후속작은 현재 출판사와 기획하고 있는 건 없어요. 그러니 전혀 모르죠. ^^

제가 미국에서 살고 있어서 한국책을 구해서 읽기가 어려워요. 전자책을 시도해봤는데, 도저히 적응이 안 되는 거에요. 종이책은 멈춰서 읽은 걸 음미하면서 할 일들이 있거든요. 낙서를 한다든지, 책장을 후루룩 넘겨본다든지, 작가 사진을 다시 열어본다든지, 무궁무진하게 멈출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은데, 전자책은 그게 도무지 안되는 거에요. 계속 쭉쭉 스크롤을 넘기게 된다는... 그래서 읽는 순간에는 더 편하고 빠른데, 읽고 났을 때 뭔가 기분이 나쁜 거에요. 책 내용이랑 상관없이 뭔가를 흘린 것 같은 불편함... 미국에 오기 전 30대까지 김소월의 시와 은희경의 소설을 좋아했어요. 외국 작가도 말씀드려도 될는지요. 존 크라카우어, 테드 창, 폴 오스터, 조지 엘리엇, 뮤리엘 스파크, 아담 그랜트, 토드 로즈, 데이비드 그로브, 존 그레이, 클레어 칼라일,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올리버 색스, 이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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