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윤희 인증된 계정 ·
2023/11/01

@JoR 님. 법개정시 장벽이 되는 부분은... 장애인 관련 법은 너무 많아서 쓰자면 진짜 길어질거 같습니다. 장애인 관련 법들이 여러가지가 있는데 체계가 뒤죽박죽이라서 법을 집행하는 데 애매한 경우도 있고요. 미국장애인법 같은건 실행주체가 법무부인데 우리나라 편의증진법은 보건복지부가 주체인지라 편의시설을 설치 안했을 때 미국에선 정말 고소당하는 일이 많은 데 반해 한국은 편의시설 설치의무 위반에 따른 제재가 너무 약하기도 합니다. 민간 소송도 드물고요. 저희 무의와 함께 '모두의1층' 프로젝트를 한 사단법인 두루가 진행했던 '1층이 있는 삶'이라는 한국 소송이 있었여저는데,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경사로를 설치하라는 내용이었고요. 모두 이겼지만, 사실 소송을 제기했던 변호사님들조차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을 크게 보지 않았다고 합니다. 요지는 당시의 편의증진법 시행령에 대부분 건물에 경사로를 설치 안해도 되게끔 면제를 해줬는데, 이게 헌법에 규정된 국민으로서의 장애인 권리를 침해한다는 논리였거든요. 뜻밖에! 이겨서 편의증진법이 결국 개정이 되었고 작은 매장도 편의시설 설치하게 의무화가 된 겁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2022년 신축 증축 개축의 경우에만 의무대상에 해당하게 만든 거죠. 개정안조차도 업장 편의를 더 크게 고려한 셈입니다. 버스 등 공공서비스 변화가 느린 이유... 버스는 특히 지자체들이 '공영제도', 즉 공공서비스지만 민간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들 민간사업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으니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지자체들은 국토교통부에 '이만큼 저상버스 도입하겠다'고 말한 약속조차도 지키기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죠.  장애인콜택시도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지치거나 힘들때 재충전 - 제 취미는 미국 정치나 경제 관련 팟캐스트 듣는 건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건 재충전이라고 말하긴 어렵겠네요;;  근래 들어 재충전할 시간이 정말 절실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충전 안하고 막 달려오다 보니 무엇에든 무감해지는 거 같아요. 마음의 곳간이 비어 있으니 베풀 여력이 없는 느낌이랄까요. 물어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든 재충전을 해보아야겠어요. 

홍윤희 인증된 계정 ·
2023/11/01

@최성욱 ... 아.. 정말 할많하않이네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별개로 겉으로 그런 이야기를 당당히 드러내며 말하는 건 충격적이네요. 그런 분 옆에 있으면 마음이 힘들어질 수 있으니 피하심이 ㅠㅠ  

홍윤희 인증된 계정 ·
2023/11/01

@이비스 네! 회계전공자시라 더 그렇게 생각하실 것 같아요. 당연한 말씀이고요! 말씀주신대로 일반협동조합이라서 공시 의무는 없고 기부금을 받을 수 없는 일반 기업 형태입니다. (기부금 주신다는 분들이나 조직들이 꽤 있었는데 친구들이 응원한다며 준 약간의 돈 외엔, 영수증을 끊어드리기 어려워서 사양했어요) 지금까지는 제가 회사를 다니면서 사이드로 운영해온 작은 조직이라서 운용 규모도 크지 않고 지금까진 제 개인 돈을 들여서 운영한 측면이 큽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저희가 하는 일이 공공성이 큰지라 내년 초 공익법인 -- 사단법인 -- 을 새로 만들고 공시를 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회계 전문가 (공익법인 감사를 해 주실 만한)가 필요한데 혹시라도 소개해 주실 분이 있으시다면 귀띔해주심 너무 감사드리겠습니다!  

홍윤희 인증된 계정 ·
2023/11/01

@이비스 님.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버스에 휠체어이용인들이 잘 안 타는 이유가 바로 저거입니다. 눈치가 보인다는 거죠. 눈치가 보이니 많이 안타게 되고 버스 경사로는 많이 안타니 고장이 나고 기사들 경험도 부족해지고... 그래서 100%의 설치율이라는 게 필요한 이유이고요. 리프트가 움직일 때의 음악은 사실 시각장애인들이 부딪힐 수도 있으니 안전상 이유 때문에 트는 것이겠지만 이용할 때마다 익숙해지지 않는 건 사실입니다. 이건 비밀인데요! 저는 제 딸 리프트 타는데 쳐다보는 사람 있으면 그사람 눈을 똑바로 봐줍니다! 쳐다보지 말라고요 ㅎㅎㅎ   

얼룩커
·
2023/11/01

버스에 휠체어 타고 타시는 분을 본 적이 있습니다. 승객들도 기사님도 이해하는 분위기였지만, 버스와 보도상황이 타기가 불편해서 몇분동안 한 승객과 기사님이 낑낑거리면서 올려주셨습니다. 결국 기사님이 크게 한숨쉬고 출발했는데 정말 저같아도 불편해서 못타겠다 싶더라구요. 지금도 이런데 배차간격 준수가 엄격했던 과거엔 아예 욕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인식 전환과 더불어 기반시설 확보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리프트는... 지켜본바 제가 탄다고 생각하면 지나치게 치욕적인 시설이었구요. 겁나 느린데다, 직원이 와서 해줘야하고 몇분동안 여기보라고 노래틀어주고... 어차피 직원이 와서 내려가는 내내 볼거면 그 노래가 왜 필요할까요. 지금이야 지하철엔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지금도 생각보다 돈 크게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개선도 많을 것 같네요.

얼룩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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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1

본문과 관련된 것은 아니지만 기회가 되어, 또 이것을 보시는 제3자 분들께도 말씀드리고 싶어 질문드립니다.

이런 공익성 법인(일반협동조합이라도 이런 사회적 사업을 하신다면 해당할 것입니다), 비법인 단체에 대해서 국민적 불신이 있고, 그것이 이런 단체와 단체의 지지를 받는 소수자를 혐오하는 정서에 일종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책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협동조합 무의 사이트에도 재무관련 정보는 볼 수 없습니다.

저는 협동조합 회계담당 이사를 맡았던 적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일반협동조합이고 영리사업을 영위함에도 불구하고 조합원 및 외부의 신뢰확보와 투명성을 위해 매월 정기적으로 규약에 따라 관리회계자료 전체를 공개했습니다. 관리회계자료에는 1원 단위의 모든 수입지출 가액과 회계적 비목, 재무상태를 포함했습니다.

아마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많은 재무정보를 공개하므로서 대중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정말 우리 재정은 투명하다는 어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소 본문과 관련 없는 질문입니다만, 담당이 담당이었던지라 항상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 혹시 견해가 있는지 질문드립니다. 재정지원도 기부금도 많지 않을 일반 협동조합인지라 어쩌면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로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요. 어쨌든 우리나라 사람들은 좋은일만 한다하면 오히려 심히 의심한다니까요. 그런 사람들이 진짜 있었기 때문에 그러겠지만.

J
J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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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1

Q. 지적해주신 내용 모두 당연하게 필요하고, 보장되어야 하는 것들인데요. 관련 법이나 시스템을 개선하고자 할 때 가장 장벽이 되는 부분은 무엇일까요?(특히 버스 같은 공공 서비스의 경우 왜 변화의 속도가 느린 건지 궁금하네요.)

Q. 어떤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건 활동의 형태를 막론하고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것 같아요. 이사장님의 경우에는 지치거나 힘들 때 어떻게 재충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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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1

내가 그런 위험에 처할 수 있으니 모든 것은 운에 맡기고 힘이 있을 때 차별하자라는 사상관을 가진 이들을 만난적이 있습니다. 진짜 제 머리가 사상개조 당하는 충격이었습니다.

약자를 불쌍히 여기는 사회가 여유가 있는 사회고 그런 사회가 더 살기 좋다는 당연한 것임을 왜 다들 모르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헛된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굿데이 ·
2023/10/31

미국 보스턴에서 버스를 탔을때, 휠체어 손님이 타려고 하자 버스 기사가 휠체어가 탈 수 있게 경사로를 내려주시고, 자리에 고정까지 시켜주신 뒤에 출발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지하철 시위를 하면 출퇴근 시간에 불편을 끼친다고 되려 욕을 하는 모습을 보며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다면 좋겠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

최윤정 ·
2023/10/31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가 없던 시절, 휠체어를 싣고 내려오는 리프트에서 나던 음악소리가 기억이 닙니다. 가사가 없는 멜로디였지만 그 노래는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지만, 내 쉴 곳은 내 집 뿐이리~" 그 노래였습니다. 저는 그 멜로디를 들으며 "장애인은 집에 박혀 나오지 말라는 얘기구만"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하철에 엘리베이터도 생기고, 저상버스도 생겼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턱없는 거리와 환경을 만드는 일은 아직도 많은 과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더 많은 장애인들이 거리로 나올 수 있어야 이동권이 더 많이 보장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장애인이동권연대가 있었고, 지금도 전장연은 지하철역 곳곳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전장연의 투쟁은 매일 출근길 모든 지하철역에 방송이 되니까요. 전장연의 지하철타기에 대한 시민들의 양극화된 인식도 존재합니다. 
1. 전장연의 활동방식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2. 장애인의 자립생활 및 주거권 운동도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립생활과 이동권은 뗄 수 없는 관계일 것 같습니다. 이동권 확보를 위한 확장된 과제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3. 장애인 이동권 확대를 위해 시민들이 일상속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알려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Q
·
2023/10/31

장애인 이동권 보장 너무 당연한 건데, 이동권 보장을 위한 투쟁을 할 때 비장애인들의 태도와 행동이 너무 화가 나고 보고 있기도 힘들 지경입니다.

1) 무의의 2024년 활동 계획도 궁금하고요

2) 비장애인들이 거리에서 장애인들을 어떻게 돕는 것이 가장 필요한지 궁금해요. 사실 돕고 싶어도 망설이게 될 때가 많거든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요. 제대로 도울 수 있을까? 불편해 하지 않을까? 그런 고민이 됩니다.

3) 장애인들이 만드는 유튜브 콘텐츠가 많이 나와 반갑습니다. 이사장님도 즐겨 보는 유튜브 채널이나 장애인 유튜버가 있나요?  

·
2023/10/31

그래도 10-20년 전과 비교하면 한국사회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나요? 어떻게 느끼시는지요? 요즘에 어떤 부분에선 한국이 마이너리티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고 느끼거든요. 이사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일찍 ·
2023/10/31

이사장님께서는 장애를 비롯한 마이너리티에 대한 논의에서 당사자성이 얼마나 중요하다고 보시나요?당사자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그것에 다소 강박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보수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는데요. 연대를 통한 소수자의 다수화를 이루려면 당사자성이라는 잣대는 오히려 지나친 검열이 아닐까 생각한 뒤로 조금 바뀌었거든요. 나의 무책임, 무관심에 스스로 면죄부를 발부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중요하지만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정도로 보면서 정리해 나가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