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폴 인증된 계정 ·
2023/12/13

@midory 님 안녕하세요! 질문 감사합니다. 네. 저도 그런 기분에 빠질 때가 - 특히 요즘 더더욱 많습니다. 주변에 일어나는 말도 안 되는 사회적 일들, 갈수록 이상해지는 기후... 가끔은 헤어나오기 어려울만큼 기운이 빠지기도 하지만, 그래서 저는 작년 부터 다시 잊고 있던 외국어를 하나씩 다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전에 배워온 여러 언어를 살아있는 동안^^ 다시 깨워내고 싶더라고요. 외국어 배우기를 멈춘지가 벌써 십년이 훨씬 넘는데요. 요즘에는 다행히 그 때에 비해서 언어를 배우기 좋은 플랫폼도 많아지고 해서, 하나하나 다시 배워나갈 생각입니다. 다른 말과 글을 배운다는 것. 그건 참 멋진 일이면서도 이 세상의 온갖 부조리를 잠시나마 잊게 해줄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더라고요.

루시드폴 인증된 계정 ·
2023/12/12

제가 오늘 서울에 왔는데요. 무슨 정신인지 맥북
전원을 두고 와서ㅠㅠ 폰으로 답을 드리는데 너무 힘드네요. 내일 어떻게든 전원을 구해서 나머지 분들 답장 마저 드리겠습니다. 모두 평안한 밤 시간 보내시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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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3

@JoR 님 안녕하세요!
A. 앨범 작업을 하던 도중 - 아마 믹싱 전이었을 거에요 - 문득 새벽 산책을 하다가, 무용! 하고 혼자 외친 적이 있습니다. 저는 무용의 무자도 모르는 이른바 무.알.못.인데요. ㅠ 그날 갑자기 왜 제가 무용이 떠올랐으며, 무용가와 함께 콜라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여러 무용수들을 서치하기 시작했고 나름대로 추천도 받아보았는데, 손승리님의 아주 짧은 연습 영상을 보고, 이 사람이다,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의아할만큼 순간적인 판단이었는데요. 저의 '촉'이 어긋나지 않았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왠지 우쭐하기도 합니다.^^ 정말 대.단.한. 무용가이세요. 무언가를 표현하거나 전하려 한 것은 없습니다. 다만 저는 제가 어떻게 이 음악을 만들게 되었는지를 승리님께 오롯이 전했고, 그것이 승리님의 내면에서 일으킨 무언가가 몸짓으로 드러났을테고, 그 몸짓이 저는 눈물나게 아름다웠고, 제 음악과 마치 연인처럼 어울렸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더욱 감사한 마음입니다. 
A. 또 제 책 얘기를 안 할 수 없겠습니다만 (후훗) 제가 참 좋아하는 구절 중에 '대자대비 동체대비'라는 말이 있습니다. 주로 불교에서 많이 하는 얘기이지요. '큰 사랑은 큰 슬픔에 있고 큰 슬픔에서 우리는 하나가 된다'는 뜻인데요. 제가 생각하는 연민은, 그렇게 하나가 되려는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연대란, 연민을 가리키는 마음의 시선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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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3

@백희원 님 안녕하세요! 네. 참 자주 듣는 그러나 답하기가 너무도 어려운 질문입니다. (물론 제가 비음악인이라도 그게 정말 궁금할 것 같아요!) 가사와 곡은 순서를 두고 쓰기가 (저는) 어렵습니다. 저는 작곡이 노래의 몸을 만드는 일이라면 작사는 노래의 마음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좋아하는 철학자 중 스피노자는 몸과 마음은 둘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하나 - 신성의 드러남 - 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노래를 짓는 과정은 작곡과 작사가 따로 떨어져 일어나기가 참 어려워요. 두 가지 일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서로가 서로를 변화시키기도 하고, 그러나 결국은 하나인, 그러나 둘인... 참 묘한 일입니다. 노래를 만드는 일이라는 게요.^^ 그리고 이번 책 <모두가 듣는다>에 그에 대한 얘기를 조금 적어두었는데 의문을 푸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지 모르겠네요. (책 광고 아님 ㅎㅎ) 
부산이라... 제 고향이면서도 공연장에서나 사인회에서 부산 팬들을 뵌지가 너무 오래되었네요. 희망이 있다면, 이번 책이 나오고 나서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갖는 건데요. 부산에서도 많은 분들을 뵐 수 있게 되기를 한 번 소망해 봅니다. 

루시드폴 인증된 계정 ·
2023/12/13

@midory 그리고 제 음악을 듣고 그런 경험을 하셨다는, 말씀을 저와 나눠주셔서,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기쁘고 또 더없이 감사합니다. 어쩌면 음악인으로서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 이 아닐까 생각하거든요. 한 번 더 감사드려요!

mistyHH ·
2023/12/13

폴님 안녕하세요:) 얇지만 길게 오래오래 좋아해 온 독자이자 팬입니다.
얼마전에 재형님 유튜브에 출연하신거 보고 즐겁게 잘 보고 왔습니다ㅎㅎ
폴님께서는 오래도록 안테나와 함께하시고 동료들과 함께하고 계신데요
그 동료들,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 의미들이 어떨지, 재형님 주최 연말모임 어떠셨는지 후기가 궁금합니다 :)

김윤정 ·
2023/12/12

안녕하세요. 작년에 목소리와 기타 공연하실 때 소리를 모으고 있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기억이 가물가물 ^^;;), 올해도 새로운 형식의 공연과 <모두가 듣는다>를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일 음악을 만들고(일기도 쓰시고 글도 쓰시고) 귤 농사를 짓는 폴님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때론 음악도 귤농사도 힘들어서 지치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많으실 텐데요… 아, 그리고 부다페스트의 공연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역시 많이 바라면 이루어지는 건가요?) 계속 폴님의 앨범과 책 기다릴게요(부담드리는 건 아니고요, 폴님이 괜찮고 가능하실 때요. 기다리는 음악팬이자 독자가 있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

namoo ·
2023/12/15

루시드폴님의 글과 답변글들을 읽고 어제 잠들기전에 Being-with를 들었습니다. 비오는 밤, 제주 바다 깊은 곳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오랜만에 편안한 밤이었습니다. 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황다은 인증된 계정 ·
2023/12/15

@루시드폴 글쓰기에 대한 세심하고 상세한 답 감사해요! 후회와 자책없이 자신이 쓴 글에 만족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저 또한 제가 작가가 맞을까 늘 의심하면서 글을 씁니다.^^;; 그래도 계속 글을 써나갈 수 있는 건 저를 통과해서 나오는 글은 어디에도 없을테니 글이 저를 통과해서 세상으로 온전히 나갈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두고 쓸고 닦아야겠다, 그 마음으로 갑니다. 루시드폴님의 글 또한 루시드폴님의 삶을 통과해서 나온 유일무이한 글이니 계속해서 써주세요^^ 책이 하나의 건물이라면, 누군가는 구조와 디자인에 관심이 있고, 누군가는 벽돌이냐 황토흙이냐 자재가 궁금하고, 누군가는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이 중요하고, 누군가는 건물 안에 누가 입주해 사는지 먼저 물어볼 거에요. 문장 보다는 그 너머의 사람과 태도, 마음이 중요하시다는 말씀도 오래 머금고 싶습니다. 어떤 집을 짓든 그곳에서 루시드폴님만의 고유한 온기와 정서가 깃들어 살 거 같아요. ’소리‘가 음악으로 흐르고, 귤 향기도 감돌고 있겠죠^^ 그러니, 부디 글을 계속 써주세요!

루시드폴 인증된 계정 ·
2023/12/15

@wowopopo 아. 가장 행복한 순간을 빼먹었군요. 반려견 보현, 아내와 같이 (애견동반이 되는) 카페에서, 멋진 커피를 마실 때 입니다.^^ 제 취향의 커피 - 산미가 조금 있고, 과일향이 풍성한 커피 - 를 마실 때 정말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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