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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5

@황다은 님 안녕하세요!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 사실 '글쓰기'에 대해 뚜렷한 관을 정리해본 적이 (부끄럽지만) 없습니다. 이번 책을 쓰면서 느낀 것은, 예상은 했지만 소리/음악에 대해 '글'을 쓰는 건 정말 어렵고 불가하고 고통스런 일이구나 (내가 왜 이런 책을 쓰겠다고 했을까.. ㅠ하는 후회와 더불어)가 지배적이었고요. 그러면서 점점 더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구나, 를 느꼈습니다. 후자의 원인은 두 가지 인데요. 하나는, 글은 음악과 달리 쓸수록 내가 '소진'되는 일이라는 걸 느꼈기 때문이고요. 또 하나는, 글 혹은 책을 좋아하는 분들이 흔히들 글에서 받는 감동 - 어떻게 이런 표현을! 혹은 이 문장 너무 아름답다! - 을 저는 거의 받지 못하는 편이에요. 글 자체, 보다 글 '너머'의 것 - 사람 혹은 태도 혹은 '마음'에 더 관심이 많고 또 그것에서 감동을 받는 편이라고 할까요. 그러다 보니, 아, 이 길은 내 길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지요. 답변이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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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5

@연두 님 안녕하세요! 오백장군갤러리 소극장 공연 때 오셨군요! 그러게요. 아련합니다. ㅠ 그 공연장에서 요즘에는 공연을 활발하게 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참 좋은 공연장인데 말이지요. :) 하지만 추억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감사한 곳입니다. 
1) 제가 제주에 오게 된 게 십년 전 쯤의 일이지요? 그때를 돌이켜 보면 갑작스럽게도 많은 뮤지션들이 너나할 것 없이 예능에 출연하던 시기였어요. 예능이 마치 음악을 위한 전제조건이 된 듯하던 시기였고, 저는 그게 싫었습니다. 그게 가장 큰 원인이었고, 제주에 갔으니 제주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그게 농사였지요. 처음엔 쪽파 같은 밭농사 생각을 했지만, 제 땅이 없는 상황에서 농사를 그것도 유기농 농사를 하는 건 불가능했어요. 밭일을 조금 하다가, 우연히 무농약으로 농사를 하는 분께 과수원을 빌리게 되었고, 2년 동안 다른 분 과수원을 빌려서 농사를 하다 제 과수원을 갖게 되었고 지금까지 왔습니다. :)
2) 조용함. 아닐까 해요. 서울에 가끔 오면 대부분의 장소에 기본적인 소음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서울 뿐 아니라 본가가 있는 부산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제주 저희 집은 정말 조용합니다. 잘 때도, 일할 때도요. 그게 너무 감사하고 또 좋습니다.
3) 드리고 싶은 말씀은 많지만... 너무 사적인 얘기라 ^^ 그냥 지나갈까 싶어요.
4) 디깅이라... 사실 요즘엔 남미 음악을 새롭게 디깅하는 편은 아닙니다만, 예전에 비하면 유튜브나 애플 뮤직 같은 곳에서 큐레이션 해주는 시스템이 워낙 지능적으로 진화해서 또 그리 어렵지도 않을 거에요. (인스타에서도 가끔 제 취향의 음악이나 뮤지션 피드가 뜨는 경우가 있던데요.) 예전에는 주로 제가 좋아하던 레이블 사이트 등에 가서 신보 나온 게 없나, 찾아도 보고 했었습니다. 요즘엔 앰비언트 계열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인데요. 제가 좋아하는 레이블 - 12k, laaps, Dauw 등에서 신보가 나오면 챙겨 듣는 편입니다. 믿고 듣는 레이블! 몇 군데만 알고 있어도 풍성해지지요.
(*Danza sin fin 동영상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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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5

@Han. 님, 안녕하세요! 
올해엔 제주에서 소리채집을 자주 못했습니다. 글쓰고 음반 작업을 하다보니 필드에 나갈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조금 더 이전으로 거슬러 가서 소리를 채집할 때 기억에 남는 순간은 많지만, 문득 떠오른 건, 어느 오름에서의 일입니다. 책에도 잠시 소개된 에피소드 입니다. (책 홍보 한 번 더 ㅎㅎ) 앰비소닉 ambisonic 마이크라고, 360도에서 소리를 채집할 수 있는, 입체음향용 마이크가 있습니다. 그 마이크를 갓 사서 오름에 가서 소리를 채집하는데 갑자기 마이크가 먹통이 되어버리는 거에요. 너무 이상해서 아무리 점검을 해도 계속 먹통이었습니다. 그때 위를 올려다보니 커다란 송전탑이 있더군요. 오름을 빠져나오자 다시 거짓말처럼 마이크가 켜졌습니다. 그전에도 송전탑 아래를 지나갈 때 이상한 전기노이즈가 들린다, 생각은 했습니다만 실제로 엄청난 전자파가 흐르고 있구나 생각하다가, 그 '들리지 않던 소리'를 상상하니 섬찟했습니다. 송전탑 문제로 투쟁하시던 분들도 생각났고요.
네. 벌써 6년 전이네요. 돌문화 공원 공연장에서 공연할 때, 무대 뒤 유리 너머로 노루가 뛰어다녀서 (정면을 보고 공연하던 저는 무슨일인가 했지만..ㅎㅎ) 관객 분들이 깜짝 놀라셨던 기억도 나고 리허설 때 노루가 노래를 듣다가 갔다며 사진을 전해주던 스탭분 말씀도 납니다. 그런 일이 거의없었다고 전해들었기에 더 놀랐지요.
토요일에 엘지아트센터에서 뵙겠습니다! 참. 12/21일부터 1월7일까지 정동의 스페이스 소포라 라는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합니다. 아마 여러 가지 '체험'을 하실 수 있을 거에요.

·
2023/12/14

폴님 안녕하세요. 

아마도 2-3년 전, 돌문화공원에서의 폴님 공연을 보고 정말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날 비가 와서 날씨가 무척 추웠지만 폴님 공연만은 따스했어요. 

제주에서 공연을 하실 일은 없을까요? (육지처럼 여러번 하는 공연이요) 하게 된다면 돌문화공원도 좋고 치유의숲 같은 공간도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폴님의 음악은 왠지 자연 속에서 듣고 싶네요. 

저는 폴님의 음악도 좋아하지만 글도 참 좋아하는데요.
앞으로도 계속 폴님의 글을 읽을 수 있길 바라봅니다. 

폴님은 하루 일과가 정해진 루틴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그리고 요즘 듣는 음악과 책, 영화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폴님의 MBTI는 무엇인가요 ?

바다 vs 산 , 둘 중 하나를 고르자면? 

마지막으로 폴님의 삶의 낙은 무엇인가요?

여러가지 질문이 많았네요. 편하실대로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
·
2023/12/14

다른 분들이 남기신 질문들과 답을 읽으면서 폴님의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네요! 저두 질문 남기고 갑니다~

언젠가 공연장에서 제주에서 채집해오신 따끈따끈(?)한 바다소리? 물소리?를 들려주셨던 것 같은데요. ㅎㅎ 최근에 수집한 소리 중에 기억에 남는 소리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오늘 하루 들었던 소리중에 좋았던 소리두요! 

예전에 어떤 사이트에서 세계곳곳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이트가 있었던 것 같아요. 파리의 골목 사람들이 걸어가는 소리 이런거요. 세계 어디든 소리로 여행 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는데.. 다시 한번 있는지 찾아봐야겠네요.

찾아보니 사운드 미디어아트 같은 분야도 있는 것 같은데 그동안 찍으신 사진과 소리들로 소리 전시회 같은 걸 해도 참 좋을 것같아요 ㅎㅎ 그리고 언젠가 제주에서 하시는 공연도 꼭 가고 싶습니다~ 예전에 돌문화공원에서 하셨던 (아마 노루인지 고라니인지가 찾아왔었던것같은데) 공연을 못 가서 아직도 아쉽거든요!
ㅎㅎ 우선은 이번주 토요일 공연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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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3

@mistyHH 안녕하세요! 요정재형 방송을 보셨군요. ㅎㅎ 네. 저는 사실 예능에 나가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편이라, 처음에 재형이 형이 전화를 걸었을 때 나가지 않겠다고 여러번 말씀을 드렸었어요. 하지만 형들이 나오라고 하면 나갈 수 밖에 없는.... ㅠ 
재미있는 대화가 있었는데요. 제가 "형, 사람들이 많이 보는 프로 아니야? 나 안 갈래." 그랬더니 형 왈 "응. 니들 나오면 많이 안 볼거야 걱정마ㅎㅎ." ^^ 그랬었지요. 
다행히 녹화장소 (형 집)에 갔을 때 다들 아는 동생, 친구, 형이어서 마음 편하게 잘 했고요. 처음에 뭘 해야 할 지 몰라서 샴페인을 몇 잔 마셨는데 은근히 술이 올라와서... 다행인지 불행인지 말을 그래도 몇 마디는 해서 형한테 민폐는 안 끼친 것 같아 다행입니다. 
저는 친구와 뗄 수 없는 단어가 하나 있다면, '시간'이 아닐까 싶어요. 어느덧 그 자리에 있던 친구들, 동생들, 형과 함께 알고 지낸 시간이 꽤 되어서.. 그냥 그걸 실감하는 것, 만으로도 좋았습니다. 

s
·
2023/12/13

안녕하세요!
한창 아내와 함께 육아와 일을 하면서 바빴을때 아내가 좋아하는 루시드폴 님의 콘서트에 가서 힐링하고온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글을 읽다보니 문득 생각나는 질문이 생겼어요.

루시드폴님이 꼽는 또 다른 음유시인은 누구인가요?

내년에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한해가 되시기를..^^

길형 ·
2023/12/13

안녕하세요 폴님! 오래된 물고기 입니다. 이렇게 소통할 수 있다니 정말 좋네요! 
시간이 참 빨라요. 폴님을 좋아하기 시작한게 17살 고등학교 1학년 수학여행 때였는데, 벌써 저는 31살이 되었답니다. 당시 CD플레이어를 친누나에게 빌려서 갔고, 한라산 등반을 할 때 아무거나 앨범 하나만을 집어서 간다는게, 폴님의 ‘오, 사랑’ 앨범이었어요. 무려 한라산 등산하고 하산하는 아주 긴 시간 동안 하나의 앨범만 듣게된 셈인데, 가사도 좋고 곡의 분위기가 제주도와 잘 어울린다고 느껴져서 질리지 않고 들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제주도에서 폴님이 살게 되실줄은 저는 몰랐고, 당시의 폴님도 몰랐겠죠. 그때가 2009년이니까요. 
오랜만의 팬심에 주저리주저리 해보았구요 ㅎㅎ 드리고 싶은 질문은, 세월이 흐르는 걸 느낄 때 폴님은 어떤 감정을 가지시나요? 저는 대체로 씁쓸하거나, 혹은 허망하다고 느낄 때가 많은데요. 그럼에도 산다는 건 무엇일까, 깊이 생각하다보면 일상생활이 삐그덕될 테니, 마음 속 저멀리 던져두고 애써 외면한채 살아갈 때가 많은데요. 또 연말이 다가오니 그런 질문과 마음들이 슬금슬금 다시 피어오르는 걸 느끼네요. 
당연히도 이러한 질문들에 정답은 없겠지만, 폴님만의 답변을 듣고 싶어요. 최근에 들었던 인상깊었던 누군가의 답변은, 진심과 진심이 통한다고 느낄 때 그분은 살아가는 이유를 발견한다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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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2

@청자몽  안녕하세요! 반갑고 감사합니다. 문수는
지금 부산 본가에서 제 어머님과 잘 지내고 있습니다. 나이는 조금 많은데요 (14살) 여전히 건깅하고 밝고 사람을 무척 좋아합니다. 마 선생님과는
물론 연락 드리고 받고 지냅니다. 올 가을에 한국에 오셔서 참 오랜만에 뵈었습니다. 놀랄만큼 그대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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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2

@권민희  안녕하세요 민희님. 말씀 감사합니다! 세음행, 학전... 참 아련하네요. 건강 관리라... 종합비타민 하나, 유산균 하나, 가끔 L-arginine 정도를 영양제로 먹습니다. 매일 새벽에 공복에 보이차를 마신지 꽤 되었고요. 가능하면 무엇이든 - 달리기, 걷기, 요가, 근력 운동, 물에서 걷기 등 운동을 하려하는 편이고요. 몇년 전부터는 저도 모르는 사이 담배를 끊었고 두주불사였던 흑역사를 청산(!)하고 술에도 흥미를 잃었습니다. 주량은... 잘 모르겠어요. 취해본지가 꽤 오래전일이라.. 2024년은 화학적으로(!) 어떤 해가 되려나요. 글세요. 분명한 건, 지구는 화학적으로 올해보다 더 아픈 해가 될 거 같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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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2

@송시무스  안녕하세요. 송시무스님! 질문 감사합니다. 저는 제가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포기’해본 적이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다른 큰 벌이가 있어서가 아니라, 음악을 하는 건 어차피 천형처럼 저에게 주어진 길이라고 봤기에, 타협도 포기의 대상도 아니었어요. 그래서 어쩌면 전업으로 음악을 하겠다는 마음을 늦게 먹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전업이든 아니든 저에게 그 어떤 보장을 해주든 아니든, 음악은 언제나 제 길이었고 그때 그때 저의 상황에 맞게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하면서 살아왔습니다.

권민희 ·
2023/12/12

세음행, 삼청동, 학전블루, 물고기마음 . .. 폴님의 발자취를 따라다니던 열정의 시간이 떠올라 웃게 됩니다. 락스타 폴도 농부의 삶도 좋아보여요. 늘 건강하시길요. 이제 폴의 건강비결이 궁금해집니다. 영양소는 어떤거 챙겨드시는지. 주량은 어떤지. 올 한해 어떠셨는지 소회도 궁금하구요. 2024년은 화학적으로 어떤 해가 될까요? 

청자몽 ·
2023/12/12

안녕하세요! 글로 뵙지만, 반갑습니다!!

Q1. <문수의 비밀>이라는 곡에 나오는 강아지, '문수'는 정말 키우시는 개인가요? 문수는 잘 있나요?

Q2. 주고 받으신 편지로 <아주 사적인, 긴 만남>이라는 책을 엮기도 하신.. 마종기 작가님과는 아직도 편지를 주고 받으시나요?

....
<문수의 비밀>은 유치원 다니는 저희 딸이 방학 때 추천 도서 중에 있길래, 그림책으로 먼저 만나게 된 곡입니다. 그림책이 너무 재밌어서 ^^ 아이가 정말 좋아했어요. 

"아빠는 나의 첫 사랑, 아빠는 나의 큰 우주, 아빠는 하나 뿐인 사랑스런 애인"

가사 덕분에 아빠 눈에서 ♡.♡가 뿅뿅 나왔던 곡이기도 합니다. 딸아이가 아빠한테 불러주니 아빠가 녹아버리더라구요 ㅎㅎ.

https://alook.so/posts/Djt6lVz
이곳에 관련해서 쓴 글입니다.

.....
저도 미국에서 잠깐 몇년 살다가 돌아왔는데, 영구 귀국해서 <아주 사적인, 긴 만남> 책을 읽다가 지하철에서 눈물을 흘렸던 생각이 납니다.

막막했던 당시가 떠올라서였어요. 마종기 작가님의 외국생활도 듣고, 루시드폴님의 이야기도 들으면서 무척 공감했거든요.

저는 다니던 회사가.. 어려워져서, 다 접고 들어왔거든요.

https://sound4u.tistory.com/2205
그때 읽고 쓴 글입니다. 2012년 당시에요.

그러고보니, 루시드폴님 노래를 영화 <버스, 정류장> OST로 처음 들었거든요. 책 제목에도 따옴표가 있는데, 영화 제목에도 따옴표가 있네요.

'그대 손으로' 생각이 납니다.

....
노래 가사가 모두 한편의 시 같아서..
가사를 보면서 들으면 더 좋더라구요.

<오, 사랑>

가사 중에 "가을은 저물고 겨울은 찾아들지만/ 나는 봄볕을 잊지 않으니" 이라는 부분이 좋았다고 하는 분이 있는데,

저는 "눈을 감고 그대를 생각하면/ 돛대가 없어도 나는 바다를 가르네"라는 부분도 좋았습니다.

왠지 봄볕이 그리워지는 겨울이라 그런지 생각이 나서 적습니다.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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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5

@황다은 감사합니다. 다은님도 좋은 글 쓰시기를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

루시드폴 인증된 계정 ·
2023/12/15

@v38317v 님 안녕하세요! 오늘의 질문으로 꼽아놓고 답변이 제일 늦었습니다. 오전 일찍 부터 연습이 있어서 그렇게 되었어요.
1) 분노가 어디를 향한 것인지를 먼저 생각해봅니다. 나에 대한, 그리고 사소한 - 사변적인 분노는 제 경험상, 그리 제 생에 중요하지도  않을 뿐더러 한 템포 지나고 나면, 금세 사그라들 기도 하더라구요.(그럼에도 문득문득 불쑥불쑥 무언가 올라오기도 하지만 ㅎ) 타인 혹은 타자에 대한 누군가의 폭력이나 혐오 혹은 부조리에 대한 분노라면, 그 분노를 어떻게든 승화시킬 방법을 찾기도 합니다. 저는 주로 음악이 되는데요. '주제화' 시킨다는 의미라기 보다, 제 안에 차곡차곡 쌓아 비료로 삼아두다 보면, 언젠가, 분명, 창조적인 형태로 다시 나타난다는 걸 많이 느꼈습니다. 혹은 그 분노의 원인을, 아주 사소한 수준일지라도 감쇄하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찾아보고, '실천'하려 노력해봅니다. 이를테면 투표일 수도 있고, 기부나 후원일 수도 있고 하다못해 인스타에서 좋아요를 누름으로서 '공감'을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2) 글세요... 호기심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런데 그 호기심이란, 배우고 싶다는 호기심, 알고 싶다는, 지적 호기심이라기 보다, 저 같은 경우는, 내가 현지인에게 그들의 말을 쓸 때, 그들은 어떻게 마음을 열까. 얼마나 우리는 가까워질 수 있을까. 그런 '공감'에 대한 호기심에 더 가깝습니다. 얼마전 어떤 저녁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포르투갈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우연히 한 분과 몇 마디만 했을 뿐인데, 너무나 놀라고 신기해하면서 제 주변으로 포르투갈 분들이 다 모여들었던 기억이 나요. 그렇게 몇 마디 서로 나누다 보면, 다른 방식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어떤 '벽'이 순식간에 무너져버립니다. 저는 그런 순간이 너무 좋고요. 또 하나는, '영어' 지상주의에 대한 삐딱함 뭐 이런 것도 있습니다. ㅎ 영어가 '기본값'이 되는 듯 사고하고 행동하는 분들을 저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내외국인 막론하고요.
3) 루틴은 앞서 제가 적은 답변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4) '경험을 경험하는' 길. 섣불리 단정짓거나 내가 알고 경험한 얄팍한 선지식에 기대 판단하지 않고, 말 그대로 '판단중지'하고 사물이나 사태를 바라보려는 연습,이 아닐까 합니다. 총론만 말하자면요.
5) 소울메이트이자 바디메이트
6) 나의, 너무도 소중한, 하지만 읽을 수 없는 책 한 권. ^^
7) 하나의 자연스런 과정으로 생각합니다.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 늙어가는 것이고, 그건 모든 생명에 똑같이 해당되는 것이니까요. 다만 함께 하는 순간 동안, 최대한 기꺼이 그리고 열렬히 사랑하고 할 수 있는 한 온몸과 마음을 다해 아껴주다가, 때가 되면 헤어지는 것. 그렇게 생각하며 오늘도 역시나 행복하게 함께 지냈습니다.^^
8) 언젠가 갈 수 있겠지요? 뭐.. 안 가보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소중한 것은 언제나 내 마음 속에.. 쿨럭)
9) 음.. 그럴 때도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저는 새벽부터 오전 10시 경까지 제 마음 혹은 감정이 '열리는' 시간이라, 그때 듣는 음악, 그때 읽는 책은 강도가 아주 다르게 저에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그 시간을 잘 이용하려 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프로 음악인이다 보니 '학습'하는 모드로 접근하면서 분석하고 참고하며 듣는 경우도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확실히 예전보다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 걱정이 되기도 해요. 음악이 너어어무 많고, 너어어무 쉽게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엘피나 테이프처럼 불편한 매체로, 음악을 들으려 '속도조절'을 하는 초식을 쓰기도 합니다. ㅎ
10) 내일과 모레 엘지아트센터로 오셔도 되고요. ^^ 12/21부터 1/7까지 정동의 스페이스 소포라에서 전시회를 가집니다. 제가 한 세 번 쯤... 그곳에서 뭔가를 할 생각이에요. 12/23일에는 북토크를 조금 더 소규모로 할 예정이고요 (알라딘에 가시면 이벤트 링크가 있습니다.) 이건 비밀인데.... 흠.. 12/27에는 아아주 놀라운 방식의 음감회를... 준비중입니다. 엄청 (웃을 혹은 감동할) 기대해 주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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