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딸이 중학생이 되었다. 어리지만 차분하고 인내심 많고 사람들 배려하는 성격 탓에 이쁨을 많이 받는 아이다. 부모의 여러 주문에도 반항 없이 성실한 모습을 보이니 늘 기대가 크다. 네 살 때, 거리 가게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갑자기 멋들어지게 춤을 춘 적이 있다. 집안에 없는 춤 유전자를 가졌나 하면서 크게 놀랐었다. 이후 녀석은 식구들 생일 때마다 축하공연으로 무대 경험을 쌓아 갔다. 그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엄마를 설득하여 댄스학원에 갔고, 오디션을 통과하면서 S.B라는 팀의 팀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6학년까지만 활동하는 조건이었다. 국내 댄스대회에서 제법 수상도 많이 하고, 심지어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에 국가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이러다 보니 팀 활동은 중1까지로 자연스럽게 연장되었다. 나는 학창 시절 춤을 추는 친구들은 모두 딴따라, 공부도 안하고 소위 발랑 까진 애들이라 멀리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 육지에서 제주로 향하는 배 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