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00년 4월 1일에 자퇴했습니다. 그 해 4월 1일은 토요일이었고, 같은 반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상태에서 종례 때 "얘 오늘로 자퇴한대"라는 말을 담임이 했으니, 애들은 다 뒤집어졌죠. "만우절 거짓말 아니야?" 라는 말을 들으며 학교를 나섰습니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딱 한 달 다니고 그만뒀고, 어쩌다보니 남들보다 대학을 1년 일찍 갔네요. 일찍 간 만큼 졸업도 일찍 했으면 좋았겠지만.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고등학교 자퇴 이후로 내내 들었던 이야기는 "내신 때문에 자퇴했어?", "과학고 다녔어?" 등이지만, 저는 그저 학교가 맘에 들지 않아서 자퇴를 했던 것입니다. 나우누리를 했지만, 지승완처럼 대단한 용기를 내고 자퇴한건 아니예요. 입학식에서 교장이 "우리학교는 강북의 8학군 어쩌고"하는 이야기를 듣고 엄청 짜증났는데(대체 어쩌란 이야기지?), 학생 주임이 교실에 들어오더니 가위로 다짜고짜 애들의 머리를 싹뚝 싹뚝 구멍을 내어버리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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