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짜 기득권이냐고 물을 때는 아마 단순히 누가 어떤 권리를 이미 가지고 있는 집단인가를 묻는 것은 아니겠죠. 위 질문은 누가 다른 사람은 갖지 못한 권리를 가지고서 유리한 위치에서 뭔가를 결정한다거나 불평등이 낳은 과실을 가지고 있는가에 관한 질문 같습니다.
권리나 위력 혹은 권력에 초점을 두고 바라볼 때 어떤 집단이 기득권인가 관해서 쉽게 답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그 권리는 어떤 권리인가, 그리고 그 권리가 가진 위력과 가치, 효과는 어떠한가를 물어야 할 것인데 그런 권리는 보통 한 사람의 몸이나 집단에 마법처럼 깃드는 것은 아니니까 그 힘을 보장하는 법이나 물건이나 기술, 지식에 의존하기 마련이고 권리를 보장하는 장치들의 가치는 어느 날 갑자기 뒤엎어지기도 합니다. 전자인쇄기가 대중화 되면 활자공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요컨대 어떤 사람이 가진 권리는 언제나 누군가의 손에 쥐어져 있는게 아니라 사회적 관계가 다시 정렬될 때마다 커지고 작아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