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때 링겔을 맡고 대학병원까지 다녀가며 일을 했다.
스트레스로 인한 아토피 피부염으로 온 몸에 습윤밴드를 덕지덕지 붙이고,
그걸 가리기 위해 한 여름에도 얇은 긴팔을 입고 다녔다.
워커홀릭 상사 덕분에 토요일에도 의무적으로 출근을 했고 수당은 없었다.
매일 새벽 6시 첫 차를 타고 밤 11시 30이 되어서야 집에 올 수 있었다.
집에서는 말이 없어지고 밥도 잘 안먹고 잠만 자고, 주말엔 산 송장 마냥
침대에 누워있다. 그렇게 해야 다음날 일 할 에너지가 조금이나마 충전이 되었다.
화장이 뜬 것 같다, 목도리 요즘에 이쁜거 많지 않냐, 머리끈 다른 거 없냐 등등
남자 상사에게 이런 지적까지 받아가며 일하다 몸무게는 40kg까지 빠졌고
그제서야 그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이직해서 이제 막 한 달이 된 회사에서 또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업무에서 발생한 예상치 못한 변수, 갑작스러운 상사의 부재, 인수인계 없이
떠안게 된 상사의 업무들, 그에 대한 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