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내가 어릴때부터 희귀질환을 앓고 계셨다. 요붕증이라는 병인데 신장이 호르몬을 제대로 분비하지 못해 수분이 흡수되지 못하고 전부 몸 밖으로 배출되어 버리는 병으로 끊임없는 갈증에 고통받으며 목숨을 잃을 수 있는 무시무시한 병이다. 감사하게도 그때 당시 요붕증 신약이 개발되어 그 약만 투여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해 20년 넘는 지금까지 무탈하게 내 옆을 지켜주고 계셨다.
이대로 영원히 엄마와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1년전 2020년 겨울 함박눈이 펑펑 내리던 날이었다. 엄마는 유난히 심했던 변비로 검사를 받으러 가셨고 그 자리에서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으셨다. 당장 수술이 불가하니 함암치료를 진행 하자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들었다.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왜 하필 우리에게 이런 일이 생긴거야 혼자 계속 울었다. 엄마에게는 차마 보일 수 없어 혼자 방안에 박혀 며칠간 숨죽여 울었다. 우리가족은 내가 15살이 넘어가던 시점부터 가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