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은 팥빙수와 비슷하다
처음엔 텅 비어있었다
그때의 나는 어떤 빙수라도 될수 있을것 같았다.
이 그릇은 무한한 빙수의 가능성을 담고있으니까
달달한 과일빙수가 될수도
호화로운티를 팍팍 내는 블루베리 빙수가 될 수도 있었다.
느끼하지만 왠지 부티나는 치즈빙수도 될 수 있었고
지적이고 차도남 분위기인 커피빙수가 될 수도 있다.
수많은 빙수의 가능성이 있었지만
결국 나는 그냥 팥빙수가 되었다.
10대 후반
얼음을 갈아 넣을때만 해도 희망이 있었다
이때만 해도 내 모습이 남들과 별 차이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과일 빙수든 블루베리 빙수든 일단 얼음을 깔때까진 똑같다.
그런 애들이 있다
대회 나가서 상타오고 시작부터 인생의 결이 다른 애들
그런 빙수는 유니크하니까 넘어가고
이때만해도 꿈이 있었다 멋진 빙수가 되리라
20대 중반
정신 차리고 보니 나는 팥빙수가 되어 있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갓 전역한 팥빙수
나는 색다른 팥빙수가 되고자 꿈을 꾸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