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터지기 전까지만해도 시간은 느리게 가는 존재 그 뿐이었다. 요새는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간다. 뭐가 그리 급한지.. 이제는 느리게 가는 존재가 아니라 느리게 가주세요 라고 빌어야하는 주인님 같은 존재다. 나의 인생은 시간이라는 틀에 잡혀있으니 주인이 맞을 듯하다.
어찌저찌 바보같이 시간을 흘려보내다 보니 벌써 9월 중순이다. 약 7개월간의 백수 생활을 해보았다. 심적으로 굉장히 나태해지고 우울해지고 의지도 사라진다. 뭘 하고싶은지 무얼 이루고자 이길을 택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냥 고장난 나침반 처럼 빙글빙글 제자리만 맴도는 중이다. 그 이유에는 타당성을 찾기도, 찾을이유도 없다. 그냥 "겁"이라는 바이러스에 의해 고장이 났기에 고장난 채로, 가만히 그저 가만히 두는 거다. 더 고장이 나지 않기 위해서 라는 핑계에 몸과 마음을 내준셈이다.내가 나아가야하는 길은 정말 훤히 보인다. 깨끗이 길이 닦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위를 둘러보고 가려진 길을 굳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