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는 것보다 자는 게 더 좋다. 딱히 일정이 없는 날에는 하루에 16시간씩 자기도 한다.
자는 시간이 아깝기도 하지만 반쯤 깨었을 때 침대에 부비적대다가 다시 잠드는 거랑 꿈꾸는 게 너무 좋다. 나는 꿈을 많이 꾸는 편이다. 대체로 다 잊어버리지만 꿈을 꿨다는 것 정도는 기억한다. 기억도 못하는 꿈 때문에 매일매일을 낭비하는 버릇을 들인 게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 들지만 그래도 그 순간에는 깨어있을 때보다 훨씬 행복하니까 괜찮다며 넘어간다.
오늘 아침에 잠에서 깨는데 애매하게 꿈을 꾸다가 깼다. 꿈이 한창 진행되다가 번쩍 깼다가 다시 눈을 감고 잠에 들면서 다시 꿈을 이어가다가 다시 깼다가 하는데, 내가 제정신이 되돌아 온 이후로는 꿈이 더는 진행이 되지도 않고 이미 진행되었던 이야기들도 눈녹듯이 사라져 없어져버렸다. 나는 어떻게든 이야기를 이어가보려고 했는데 내 제정신이 들어서자마자 내가 꿈에서 보여주던 무한한 창조력은 먼지처럼 사라졌다. 아쉬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