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지런히 벤투를 까왔던 벤까다. 그가 심으려고 하는 축구가 우리나라의 토양과 맞지 않다고 생각해왔고, 월드컵 직전까지도 딱히 그 부분에 대해서 시원하게 증명을 해낸 것이 없고, 내가 이강인을 지나치게 좋아하기에 그렇게 해왔다.
하지만 우루과이 전을 보고 그동안 이 벤투라는 텍스트에 대해서 단단히 오독을 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사람은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꾸준히 숲을 만들기 위해서 나무를 심은 사람 자체였다. 결국 나는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을 보고 그를 비판해왔다는 축알못이라는 것을 고백한다.
정말 이렇게 기대를 안하고 봤던 월드컵 우리나라 경기는 처음이었다. 오죽하면 살짝 피곤해서 그냥 자버릴까 생각까지했으니 말이다. 경기 시작 15분도 지나지 않아서 이게 우리나라 축구라고? 라는 말이 계속 자동반복재생 되었다. 월드컵에서, 몇 수는 더 잘하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우리나라가 이렇게 완벽한 점유율 축구를 해낸다고? 단 한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