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홈페이지에 들어가서부터 내 손꾸락은 얼어 붙어간다.  오늘 몇 번이나 종합소득세 신고서를 작성했다. 계속 환급액이 다르게 나온다. 내 손은 숫자만 만지면 둘 중 하나는 고장이 난다. 이럴 때는 전문가를 찾아 돈을 드리고 하는 게 제일 쉽다.  예전에 어른들께서 “돈이 제일 싸니까 힘들 게 몸으로 일 다 하려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돈을 드리고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어릴 땐 그 뜻을 잘 몰랐는데 이제는 알 것 같은 걸 보니 어른이 됐나보다. 그런데 뭔가 제대로 세무사에게 맡기기에는 배보다 배꼽이 배는 더 커질 것 같다.  일다 다섯 번 정도 수정입력을 해봤는데 값이 다 달랐다. 아마 여섯 번 일곱 번 해도 마찬가지일 게 뻔하다. 나는 일단 다른 방법을 모색해봐야겠다. 음…… 나같은 프리랜서는 강의료에서도 8.8%씩 꼬박꼬박 국가가 세금 잘 챙겨주신 덕분에 작년 내 수입이 얼마였는지 얼마나 많이 세금으로 냈는지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잘 됐다. 벼룩이 간은 참 투명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