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병역은 교육, 부동산과 더불어 '3대 역린'이다. 공인이 이 영역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순간, 온 사회의 분노가 그를 향한다. 현대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고 싶은 계급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보통의 국민에게는 통념이 된 룰을 어떤 이들은 손쉽게 깨뜨려버린다. 그리고 그 깨뜨림의 방법은 범인들이 시도조차 할 수 없는, 계급적 특권을 이용한 것이 대다수다. 그 방법의 기상천외함은 외면하던 계급 사회에 대한 기시감이 되어 특히 불편하고 절망적인 감정을 부른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육, 부동산은 계급의 상승을 위한 수단이라면, 병역은 계급에 부과된 족쇄와 같다. 칼럼니스트 허지웅은 '원죄'와 같다는 표현을 썼다. 이 족쇄를 어떤 정치인(들)은 청탁으로, 어떤 연예인은 특별 허가를 받은 출국으로 풀어버렸다. 그들에 대한 분노는 따로 말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