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고등학교때 아버지는 사내정치에 휘말려 직장을 그만두고 플라스틱 공장, 주물공장, 야채장사, 조선소 등을 거쳐 건설현장 일용직으로서 가족을 책임져왔다.
중소기업이었지만 오랜기간동안 안정적으로 회사를 다니던 아버지가 어느순간부터 광고신문의 구직란을 찾아보고 전봇대에 붙어있던 구인광고를 유심히 쳐다보는 모습을 보며, 책읽고 글쓰는게 좋았던 나는 (어디서든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을 배워야한다는 부모님의 바램대로 지거국 공대에 입학했다.
대학 입학 후에도 10년이 넘도록 이리저리 공사현장을 전전하며 일용직으로 일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나를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것에 집착해 공기업만을 바라보게 만들었고, 1년이 넘는 지옥같은 취준을 거쳐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공기업에 입사했다.
앞으로는 행복하고 꽃길만 걸을것이라 설랬던 나에게.. 공기업의 생태계는 (충분히 각오를 했다고 착각하던) 충격적이었다.
누가봐도 능력있지만 사번과 티오에 밀려 승진하지 못하는 과장님, 누가봐도 심각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