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정신과에 다닌 지 5년째다. 정신과의 정확한 명칭은 '신경정신과'에서 변경된 '정신건강의학과'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은 '정신과'라고 부른다. '걔, 정신과 다닌대.' 하고 말할 때 그 명칭에는 정신과에 대한 거부감과 일종의 혐오감마저 서려있다. '나, 병원에 가 볼까? 정신과에 가 보고 싶어.' 오랜 망설임 끝에 가족에게만 겨우 밝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돌아온 엄마의 표정과 외면은 아주 어렵게 꺼낸 말을 삼키고 품은 지 오래된 용기를 꺾는데 충분했다.
몇 년 전만 해도 정신과를 검색하면 '정신과 기록을 가족이 조회할 수 있나요?', '정신과 기록이 취업에 불리한가요?' 등 많은 사람이 이와 같은 걱정을 하는 걸 볼 수 있었다. 놀랍게도 아직도 그런 사람이 많다. 과거에 나도 그랬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병원의 문턱을 넘지 못하게, 아니 단 한 걸음도 떼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이와 같은 사회적 시선과 편견이 큰 영향을 미친다. 나 역시 그 시선을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