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이야기 2화 : 진맥이란 무엇인가

김형찬
2024/03/25

왕비의 손목에 실을 감고 문 밖에서 진맥을 하는 드라마의 영향 때문일까, 가끔이지만 아무말도 없이 팔을 쓱 내밀면서 "진맥 하고 내 병을 알아맞춰 보시오."라는 환자가 있다. 그 때의 환자 표정은 '이 정도는 해내야 한의사지.'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럴 때면 "저는 척하면 척, 하는 의사가 아니어서, 진맥만으로 처음 보는 환자분의 병을 알지 못합니다. 가능한 상세하게 정보를 주시면 최선의 방법을 찾겠습니다."라고 말한다. 실망하고 돌아가는 환자도 있고, 겸연쩍어하며 천천히 상담을 하는 환자도 있다. 후자가 내가 도와줄 수 있는 환자다.

진맥은 분명히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데 유용한 진단도구다. 하지만 그것에 대해 너무 과장하거나,  21세기에 환자의 손목을 잡고 진단하느냐는 식의 희화하는 태도 모두가 그 가치를 가리는 것 같다. 양극단의 태도는 언제나 진실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가장 일반적으로 진맥을 하는 부위는 손목에 있는 동맥의 박동처다. 하지만 이 외에도 목에 있는 경동맥의 박동부위나 다리나 발에 있는, 비교적 피부가 얇아서 동맥이 뛰는 것을 감지할 수 있는 부위에서 진맥을 했다. 맥이 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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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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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환자를 돌보면서 뜻하지 않게 오래 살게 된 현대인의 건강에 대해 고민합니다. 건강의 핵심은 일상생활에 있고, 그 중심에 몸과 정신의 움직임 그리고 음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한의학이란 주제로 지속 가능한 건강과 세상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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