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 이야기 1화 : 변방에 있습니다
2024/03/23
작은 길은 사람 사는 곳을 냇물처럼 흐르고, 처음에는 퍽 낯설지만 두번째는 금새 익숙해진다.
지인의 소개를 받거나, 찾아보다 공감하고 멀리서 오시는 환자분들이 제법 있다.
오가는 수고를 감수하고 오시고, 자주 올 수 없는만큼 자연스레 좀 더 챙기게 된다.
오늘 두 번째 찾아 오신 환자분께서 치료를 마치고 가시면서 한마디 하신다.
"이렇게 한적한 곳에 있어도 환자분들이 찾아오시네요."
웃으며 인사드리고 돌아서는데 고등학교 때 무협지에서 읽은 싯구가 떠올랐다.
뱃길도 아득한 먼 하늘가
당신은 이렇게 찾아왔구려.
구름에 첩첩 싸인 머나먼 산길
당신은 이렇게 찾아왔구려.
사립문 조촐히 쓸고 또 닦아
멀리 온 그대를 맞아하...